시평
세계적으로 이름난 인도 출신 안무가이자 무용가인 말리카 사라바이가 그의 무용단을 이끌고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포함한 다채로운 교류 프로그램을 가졌다.
인도의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사라바이는 영화배우 데뷔 후, 오래지 않아 인도의 전통 무용인 바라타 나티암(Bharata Natyam) 공연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인도 영화와 각종 무용 공연을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려왔다. 조직행동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녀는 30여 년간 다르파나 예술 아카데미의 공동 디렉터를 역임하며 강연가이자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말리카 사라바이가 이끌고 있는 다르파나 무용단은 1949년에 설립되어 60여 년간 인도무용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온 인도의 대표적인 예술단체이다. 다르파나 무용단은 인도의 전통 무용 장르인 Bharata Natyam, Kuchipudi, Katahakali부터 민속무용, 부족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추상적인 작품에서 사회적인 이슈를 함축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양한 음악과 함께 선보이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으로 내한한 말리카 사라바이와그의 무용단은 8월 3일 충정로 가야극장에서 ‘India – Then, now and forever’란 제목으로 공연을 가졌으며, 8월 6일에는 한빛 미디어 파크에서 야외공연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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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올레 드림홀에서는 ‘인도 무용과 문화’ 라는 제목으로 렉쳐 & 데몬스트리에션이 열렸다. 5명의 연주자와 5명의 무용수들이 참여, 1시간 남짓 진행된 이날 행사는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인도무용과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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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솔로춤에서부터 군무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악기 및 음악 등에 대한 것까지 포함시킨 프로그램 구성력이 인상적이었다. 무용수들과 연주자들은 일사분란한 앙상블을 보여주었고 수준 면에서도 뛰어났다.
음악과 무용 등 인도의 공연예술이 갖고 있는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이 결코 그저 생긴 것이 아님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로 음악과 춤의 융합은 빼어났다. 악기 시연을 즉석에서 주문하고, 청중들로 하여금 어떤 스토리를 이야기 하도록 하고 자신이 직접 그 내용을 인도 무용의 움직임과 표현기법으로 즉석에서 시연해 보이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리카 사라바이의 순발력은 놀라웠다. 이론과 실기로 무장한 한 예술가가 자국의 예술을 알리기 위해 쌓은 노하우는 실로 대단했다
이날 순서는 공연과 해설 등을 곁들인 교육적인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인도의 문화예술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인도 국제교류 정책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번 행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병국)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1월부터 재단이 한국문화예술 전파를 위해 세계 각국에 파견 또는 지원했던 단체와 문화예술교류를 통한 한국과의 우정을 지속해 나가고 있는 국가의 공연단체를 초청하여 갖는 ‘KF Gallery Open Stage’의 다섯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초청 단체를 일주일 정도 체류시키면서 한국의 공연예술 축제참관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이해시키도록 했다. 공연 위주로 치러지는 1회성 공연에서 탈피, 실내 극장 공연과 야외공연, 강의를 곁들인 시연 등 다양한 형태로의 교류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이를 통해 한국민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시킨, 내실있는 국제교류의 한 모델를 보여주었다.
우리나라 춤계도 공연 위주의 단순한 국제교류에서 벗어나 워크숍과 강의 등이 곁들여진 새로운 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해외 무대 진출시 다양한 계층과 만날 수 있도록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