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연구
- 굿놀이에서 등장인물 분화(扮化)를 중심으로-
사)민족미학연구소 한국민족미학회에서 지난 9월 열은 '한국 탈춤의 생성미학적 접근'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발제문들 가운데 5편을 선별해서 싣는다. 춤 연구와 창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이 자료들의 폭넓은 전재를 허락해주신 사)민족미학연구소에 깊이 감사드린다. - 편집자주
1. 들어가며
우리나라 무속은 그 실연에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연행요소들을 포함한다. 굿의 연행을 위한 중요한 구성소를 크게 맞이, 풀이, 놀이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일찍이 제주도의 굿놀이를 중심으로 정리한 김영돈과 현용준에 의해서 제기된 것이지만, 비단 제주도뿐만 아니라 전국의 굿에 적용하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맞이, 풀이, 놀이는 각각의 구성소로서 굿의 연행에서 중요한 절차와 내용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특히 놀이는 극적요소를 통해서 대사와 행동을 중심으로 연행하는 것으로 일찍이 주목받아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굿놀이의 형태는 굿의 연행에 있어서 ‘극적 요소’를 통해서 연행된다는 것은 굿의 연행에 있어서 굿을 움직이게 하는 존재를 ‘신’ 그 자체로 인식해서 인간에게 특정한 말을 직접 전달하는 일반적인 형태와 다르다. 굿놀이에서는 신의 속성을 감추고 ‘신격’이 아닌 인격의 형태로 가장하는 인물로의 분화를 진행해서 인격적 존재들의 등장과 대화를 통해서 극적 갈등의 형태를 드러내는 것이다. 굿놀이에서는 갈등의 형식을 비속한 재담과 생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을 통해서 드러낸다.
이와같은 형식의 놀이를 연구자에 따라서 무희(巫戱)-서대석, 무당굿놀이-황루시, 무극(巫劇)/극무가(劇巫歌)-서연호, 무극(巫劇)-이균옥 등으로 지칭한 바 있다. 이를 필자는 ‘굿놀이’라는 명칭으로 축약 또는 현장의 용어를 살려서 지칭한다. 굿놀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학자들을 통해서 지속적인 연구의 대상으로서 인지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하여 특히 그 연행방식에 있어서 대사를 통한 놀이의 구성, 연희적 유희의 면모 등이 국문학계를 중심으로 굿놀이를 연구해 왔다. 그러한 과정에서 특히 많은 연구자들이 굿놀이가 우리나라 민속극의 원형적 형태를 가진 중요한 연행으로서 주목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굿놀이에 대해서는 초기에 많은 연구자들이 굿놀이 자료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아서 굿의 현장에서 직접 조사한 자료를 통해서 연구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다행히도 동해안 별신굿에 대해서는 무형문화재지정을 위한 조사보고와 민속종합조사사업, 그리고 한국구비문학대계 조사 등에서 적극적으로 조사대상으로 삼으로면서 더불어 연구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처음 서대석이 무형문화재지정을 위한 조사 이후 적극적으로 굿놀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연구를 시작한 이래로 여러 연구자가 굿놀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황루시의 연구는 굿놀이 연구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업적으로 언급될 수 있다. 황루시는 “무당굿놀이 개관”에서 전국의 굿놀이 종류와 내용을 일괄적으로 개관하고, 이를 “무당굿놀이 연구”로 이어서 진행하였다. 황루시의 연구는 굿놀이를 민속극의 연구대상에 적극적으로 편입시켰다고 할 수 있다. 황루시 이후 황해도 지역 굿놀이에 대한 연구가 김헌선과 김은희 등에 의해서 진행되었으나, 현장의 놀이가 여럿인 것에 비해 연구가 많은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굿놀이의 연구가 다수 집중된 지역으로 동해안과 황해도 외에 제주도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일찍이 김영돈·현용준에 의해서 풀이가 정리된 이후 여러 학자들이 연구에 의미를 부여한 바 있으나 자료 또는 연구결과로서 많은 연구성과를 남긴 것은 아니다. 다만 문무병의 굿의 연희성과 굿놀이 자료집 작업 외 몇몇 연구가 확인된다. 그 외에도 남해안지역의 굿놀이와 관련된 연구, 타지역의 굿놀이와 유사 굿놀이에 관한 비교 연구 등이 더 진행된 바 있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굿놀이와 민속극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굿놀이 중 놀이의 형식과 내용적인 측면에서 민속극으로서 탈춤과 매우 유사한 요소들을 담고 있는 점은 또한 많은 연구자들에게 굿놀이를 새로운 연구의 주제로서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전국에 전승되고 있는 굿놀이 가운데 직접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굿에서 하는 탈놀이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이들 연구는 직접적으로 굿놀이에 등장하는 탈놀이적 요소들에 대해서 접근해서 연구를 진행한 것들에 속한다. 이와 달리 굿의 구조와 탈놀이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한 연구 가운데 특히 박진태는 [맞이굿-신유(神遊) 또는 신정(神政)-싸움굿-화해굿-전송굿] 등의 구조로 정리한 바 있다. 이 중 박진태의 경우 굿놀이와 탈춤의 구조적 연관성을 중심으로 각 굿의 절차가 실제 굿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탈춤과 연관해서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서 이러한 연구들이 굿놀이와 민속극의 연관성을 언급한 연구가 이어졌으나, 구체적으로 다양한 연구의 결과물로 이어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굿놀이를 연구대상으로 삼기 위해서 1차적인 현장조사가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연구대상으로 주목받는 대상이지만 실질적인 연구작업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환경적 요인이 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는 탈놀이와의 연관성을 ‘탈’이라는 소재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사례가 연구의 그 중심에 있어왔다. 이에 본고는 이러한 연구의 한계 극복하고자 한다. 많은 자료에 대한 기존의 보고와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은 물론 필자가 현장에서 조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의 대상을 더 확대함으로써 굿놀이와 탈놀이와의 연관성을 더 폭넓게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특히 굿놀이에서 극적전개로 가기 위해 인물분화의 과정을 통해 놀이적 형태가 차별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통해 탈춤의 인물설정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고는 그동안 당연시될 수 있는 이러한 연구 주제가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은 물론 필자가 연구의 목표로 삼았던 굿과 탈놀이와의 상관성 연구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 쉽지 않은 발걸음을 떼는 작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러한 연구가 굿놀이에 대한 논의가 확장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사)민족미학연구소 한국민족미학회 2022 가을 학술대회 '한국탈춤의 생성미학적 접근' 현장 |
2. 굿놀이의 지역적 분포와 굿놀이의 형식
우리나라 굿에 전승되는 굿놀이의 형태는 지역적으로 다양한 사례로 확인할 수 있다. 굿놀이를 신을 중심으로 연행하는 놀이로, 신과 인간 그리고 신과 신의 갈등을 해소하면서 인간들의 핵심적인 문제를 놀이로 규명하는 것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의 굿에서 이러한 정의를 토대로 일정한 굿놀이의 형식적인 틀을 갖추고 있는 사례가 거의 전국에서 확인된다고 할 수 있다.
평안도 : (2종) 자리곰방놀이, 방아타령놀이
황해도 : (24종) 시승공부타령(중덤불놀이), 꽃타령놀이, 소당애기씨놀이, 소놀음굿, 지정타령, 소대감놀이, 대감놀이, 토일성수 구대천문할아버지, 도산말명 부귀방아찜굿, 사또놀이, 별따기, 문잡아들음, 소얼음굿, 사냥굿, 광대대감거리, 뱅인영감굿, 제장대감, 세준이 오삼춘, 벌대감굿, 호살량, 걸립대감놀이, 영산대감・영산할아뱜・영산할먐굿, 사재성방(사자얼름), 마당굿
서 울 : (2종) 안당뒷전, 사재삼성
경기도 : (3종) 양주소놀이굿, 사냥놀이 뒷전
동해안 : (8종) 중도둑잡이, 도리강관원놀이, 맹인놀이, 말놀이, 탈굿, 호탈굿, 거리굿, 광인굿(여처낭굿)
남해안 : (2종) 탈놀음, 비비새놀이(비비적덕이)
제주도 : (17종) 도지마을굿(죄목죄상), 수룩침, 악심꽃꺾기, 꽃타러듬, 전상놀이, 용놀이(갈룡머리), 세경놀이, 강태공서목시, 말놀이, 산신놀이, 영감놀이, 구삼싱냄, 칠성새남, 아기놀림, 방울풀기, 불찍앗음, 입춘굿놀이
이 정리를 통해 특히 황해도 굿, 제주도 굿, 동해안 굿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 세 지역에서는 여러 날에 걸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큰굿이 발달된 지역으로 대규모의 제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실제 다양한 의례형태가 발달하게 된 것이라고 짐작된다. 정리된 굿놀이의 사례를 보면 황해도 지역은 24종, 제주도 지역은 17종, 동해안 지역은 8종으로 제주도 지역과 함께 황해도 지역에서 월등히 많은 수의 굿놀이를 연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각 지역에 1~2가지 이상의 굿놀이가 전승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황해도의 굿놀이는 가장 많은 수의 굿놀이를 연행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와같은 굿놀이는 굿의 일부로서 연행된다. 굿의 구조 안에서 일정한 굿거리 또는 굿거리의 일부로서 굿놀이가 연행되는 경우가 많다. 굿놀이는 이러한 측면에서 굿놀이는 굿이면서 굿의 경계를 일탈하는 형식을 통해 굿의 주술성을 추구하는 특별한 양식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굿의 연행형식과 굿놀이의 연행형식을 다음에 간소화된 도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해서 연구한 필자의 경우 황해도굿을 사례로 황해도놀이의 전개방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 바 있다.
위의 정리에 따르면 일반적인 굿거리와 굿놀이로 연행되는 굿거리의 가장 큰 차이는 B에 해당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B는 하나의 굿거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과정에 속한다. 일반적인 굿거리에서는 신의 말을 직접전달하는 공수를 하거나 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과정이라고 볼 때, 굿놀이에서는 이 과정에서 재담과 놀이와 같은 절차들을 진행한다. 이에따라 B의 절차는 일방적인 굿거리에서는 ‘일방적인 전달’로 직선적인 발화가 진행되는 것과 달리 굿놀이 굿거리에서는 ‘대화’ 즉 상호양방향적인 발화가 진행되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곧 굿놀이는 일반굿거리와 달린 일정한 등장인물들이 설정되어 있으며, 이러한 등장인물을 통한 극적전개가 재담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상호양방향적 발화를 통해서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굿놀이들은 굿의 일부로서 일정한 굿안에서 선후에 배치된 굿거리 또는 절차와 연관성을 갖는 경우가 다수 확인된다. 선후 굿거리와 굿놀이가 일정한 영향관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근거로 굿거리 결합유형을 크게 넷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 굿의 마지막에 놀기
(2) 순차적으로 놀기(종속형굿놀이)
(3) 독립적으로 놀기(독립형굿놀이)
(4) 연쇄적으로 놀기
결합유형 (1) 굿의 마지막에 놀기는 굿의 전체에서 맨 마지막에 놀아지는 굿놀이들이다. 대개의 경우 굿판의 마지막판으로 마당굿, 뒷전, 대거리, 종천멕이 등 ‘뒷전류’에 해당하는 놀이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신격들과 달리 굿상을 모두 철상한 후에 마당에서 대문을 향해서 굿놀이를 진행한다. 이들 유형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장 인간적인 신격에 가까운 존재들이다. 조상으로 후손이 받들지 않거나 온전한 천도를 하지 않으면 모든 존재들, 일명 잡귀잡신에 해당하는 존재들을 풀어먹인다는 관념이 투영된 굿놀이들이다. 굿에서 이들에게 음식을 풀어먹여서 나쁜 것을 걷어가는 효험을 얻고자 하는 독특한 무속의 신 관념에서 비롯된 굿놀이의 유형이다. 이 유형의 굿놀이만의 특징은 공간이 마당에서 길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합유형 (2) 순차적으로 놀기(종속형굿놀이)에 속하는 굿놀이는 특정한 하나의 굿거리에 이어서, 그 굿거리의 뒤에 놀아지는 것을 말한다. 이들의 굿놀이는 신의 위계가 다소 높은 굿거리인 경우가 많다. 특정한 신을 청배해서 일반굿거리로서 A-B-C-(D)의 과정을 진행한 뒤에 다시 이어서 굿놀이의 B-C-(D)과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굿놀이의 내용은 앞서서 진행된 일반굿거리의 내용과 일정한 연관성을 가지면서 해당 굿거리의 내용을 놀이로 꾸며서 보여주는 것이므로 이를 ‘종속형굿놀이’로 달리 부를 수 있다. 특히 이 유형의 굿놀이에서 신을 인격신으로 등장시키는 인물분화의 과정이 잘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사례로 동해안별신굿에서 연행되는 중도둑잡이(세존굿), 도리강관원놀이(=천왕곤반, 천왕굿), 맹인놀이(심청굿), 말놀이(황제굿) 등이 해당한다. 황해도 굿의 경우 본풀이가 많지 않으나 내용적 연계성을 갖는 굿놀이로 시승공부타령을 〈제석본풀이〉와의 내용적인 상관성 속에서 유추해볼 수 있는 사례에 해당한다.
결합유형 (3)독립적으로 놀기(독립형굿놀이)는 선우 연결된 굿놀이들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이 개별적으로 연행되는 굿놀이라고 하겠다. 이들 유형의 굿놀이들은 입체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굿놀이의 중요한 유형 가운데 하나이다. 이 굿놀이는 독립적으로 청배가 진행되거나 청배가 간소화돈 된 형태로 진행되면서 개별적인 굿거리로서의 자격을 확보한다. 등장인물들이 독립된 캐릭터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력이나 연유를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매우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된 캐릭터가 많아서 별도의 설명을 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유형의 굿놀이를 ‘독립형굿놀이’라고 칭할 수 있다. 이들 유형의 굿놀이에서는 신격의 고하에 관계없이 사회적 관계와 자연적 재해의 측면을 드러내는 존재들이 다수 확인된다.
결합유형 (4) 연쇄적으로 놀기에 해당하는 굿놀이들은 굿거리의 일부분에 속하는 것으로 굿거리의 중간부에 놀아지는 것들이다. 일반적인 굿거리의 A-B-C-D가 진행되는 과정의 일부로서 B의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하위 절차로서 b, b′ 등의 굿놀이들가 진행되는 사례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A의 과정, 즉 맞이의 절차에서 굿놀이의 형식을 빌어서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제주도의 사례가 수룩침으로 불도맞이 한 절차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으며, 황해도에서는 문잡아들음, 사또놀이 등의 굿놀이가 이에 해당한다.
굿놀이들이 이와같이 일정의 굿의 구조 안에서 굿거리와의 연관성을 통해서 연행되는 전개되는 양상이 정리될 수 있는데 이를 굿의 가) 전반부/ 나) 중반부/ 다) 후반부에 노는 굿놀이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굿놀이가 굿의 구조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확인되는데, 가) 전반부에서는 굿을 여는 장치인 맞이굿 또는 상위신격을 나타내는 장치로서 등장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종속형굿놀이가 다수를 차지한다. 굿의 나) 중반부에서는 독립형굿놀이와 종속형굿놀이가 모두 등장하는데, 특히 동해안의 경우 (2) 순차적으로 놀기(종속형굿놀이)에 속하는 굿놀이가 많으며, 제주도의 경우 (4) 연쇄적으로 놀기에 해당하는 굿놀이들가 황해도의 경우 (3) 독립적으로 놀기(독립형굿놀이)가 다수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많은 수의 굿놀이가 등장하는 다) 후반부의 굿놀이는 굿을 닫는 장치로서 굿놀이가 연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일명 ‘뒷전류’라고 볼 수 있는 형태를 통해서 굿놀이에서 잡귀잡신을 풀어먹이는 것은 물론 굿을 닫는 장치로서 여러 하위신격에 해당하는 놀이들이 굿놀이로서 진행되는 사례를 제주도, 동해안, 황해도는 물론 전국의 굿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다)의 구조 속에 있는 굿놀이들은 굿의 연행 공간이 밖→안→밖으로 이동하는 굿의 구조적 공간의 이동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같이 굿놀이들은 전체 굿의 구조와 굿거리들의 배치라는 일정한 관계를 맺으면서 그 위치를 차지학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굿놀이들은 굿을 여는 맞이굿의 일환이 되기도 하고, 특정 신격의 직능을 강화해서 표출하는 장치, 인간과 자연의 갈등을 드러내서 해소하기 위한 장치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다채로운 굿놀이가 전승되는 황해도, 제주도, 동해안 등지에서 성격을 달리하는 굿놀이에서 굿놀이의 다면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승되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등장인물 분화(扮化)를 통한 극적 전환
굿놀이에서 그 독자적인 색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등장인물의 재담을 통한 극적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굿거리에서 무당의 발화가 신의 말을 전달하는 것이 중심인 것과 달리 인간·동물 등의 형상으로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같은 등장인물 요소는 연극 또는 극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기본요소에 해당하는 것이다. 굿놀이 연구에 있어서도 역시 등장인물에 대한 측면은 매우 중요한 분석대상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굿놀이는 굿에서 연행된다는 차원의 다른 연행조건이 선행되므로 개개의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별개로 굿에서 굿놀이로 전환, 신격의 인격으로의 전환에 관한 연구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굿놀이를 전반적으로 정리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등장인물 분화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굿놀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굿놀이는 본격적으로 극이 발달한 장르가 아니므로 다양한 인물군들을 표현하는 양식적인 형태가 미분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굿을 진쟁하는 과정에서 굿놀이로 전환하기 위한 장치들이 필요하고, 이를 등장인물에 대한 분화방식을 통해서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굿에서 굿놀이로 극적인 전환장치로서 ‘인물 분화’를 정리함으로써 굿놀이의 연행적 특색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굿의 진행과정이 신을 중심으로 연행되는 것에서 극적으로 전환하는 등장인물로 분장하는 과정은 특정한 형태를 통해서 외형적인 변화를 둠으로써 선명하게 드러낸다. 전국적으로 등장하는 굿놀이의 자료를 통해 등장인물로 분화하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크게 셋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강신에서 등장인물로 분장형태]
(1) 1차 - 의상, 쓰개, 무구, 소도구 등(얼굴 표정 만들기)
(2) 2차 - 1차+단순 가장(얼굴에 색칠하기)
(3) 3차 - 1차+ 가면(헝겊, 종이탈)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저 재정리해볼 수 있다. 정리된 인물분화 형태 중 (3)의 3차 인물분장을 먼저 설명하면, 굿놀이에서의 인물분화의 형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굿놀이에서 직접적으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인물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종이, 헝겊 등의 재료로 만든 가면 형태의 매개체를 사용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성을 나타낸다. 제주도의 영감놀이, 동해안의 탈굿·범굿, 남해안의 탈놀이, 황해도의 광대대감거리·영산할아뱜영산할먐굿·걸립굿·평산소놀음굿, 양주 소놀음굿 등이에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즉 얼굴가면 또는 몸 전체를 덮는 가장도구를 활용해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중 종이와 헝겊의 경우 1회용으로 사용되지만 종이나 나무로 만든 탈의 경우 지속적으로 사용되면서 특정한 공간에 모셔지는 형태로서 제의적 속성이 매우 뚜렷한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인격신적 존재로 하위 신격의 존재들인 경우가 많으며, 자연적 존재로서 동물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3차적 분장형태의 대표적인 사례로 황해도 광대대감거리를 들어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굿놀이와 같으면서 다른 형식을 나타낸다. 광대대감거리는 황해도 옹진군 북면 화산리에 전하던 본영탈춤이 마을굿이나 집안 재수굿에서 연행되던 것이다. 분단 이전에 북면 화산리에서 연행된 굿놀이의 형태를 고 박선옥은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조사자1 : 어르신, 저, 아까 그 본영탈이 중도 있고, 중 말고 또 뭐 있습니까?
박선옥 : 그러니깐 내가 거 고향에서두 한 20살 거자 먹을 적일 때였는데, 거 안에 아이들 적에 봔 거는 더 생연헌데, 거게두 인제 칠성복 입구, 칠성장삼 입구 고깔 씨구서 저게 나오는 사람 있구, 또 여자는 남치마에다가 노랑저고리, 남치마에다가 노랑저고리, 남길동놘거에다가서, 남전복입구서 오게 빨간띠, 빨간띠를 띠고, 하얀 여광대를 씨구, 그럭케 여자 남자가 광대, 이 남자 탈광대카 고 둘이서 그렇게 여광대 남광대 아주 내우(외) 몬양으루 그럭케 놀구. 내가 다 말두 다 잊어먹어서 그렇지, 거거 잊어먹어서 그렇지. 거게 본탈두 그렇게 이 팔모장단이라구 허는데, 여덜, 여덜 줄두 그렇구, 여덜 분이랴요. 일고 여덜 분이댜요 거게두요. 중두 나오구, 또 여 저기 배 냐 놓구서 그럭케 기냥 쩔룩발이 몬양우루 여자, 깡뚱치마 거치룸 그렇게 입잖아요. 고렇게 입구서 나오는 사람도 있구. 또 양반 양반 여게 뿔나온 갓 씨잖아요. 이렇게 뿔나완거. 그것두 그것 씨구서.
(중략)
박선옥 : 아주 동네가 다 모여가지구서 메칠을 그것들을 다 맨들어가지구. 연십(습)들을 허구, 아주 말도 못허게 고거허는 양반들은 죽어서두 그 양반들은 ‘조상이나마 그 탈춤을 출 것이다’ 그래서, 얼마나들 잘 추구들 허는데.
이러한 증언을 통해 황해도 옹진군 화산리에서 연행된 굿에서 본영탈춤의 형태가 반영된 굿놀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황해도 화산리에서 진행된 굿놀이와 현재의 형식이 동일하게 전승되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옛날 광대노릇을 했던 조상들이 죽어서도 저세상에서 굿놀이에 탈춤의 형태가 밀착되어서 전승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광대대감거리의 주요 전승자였던 박선옥의 증언에 의해서 정리된 화산리에 본영탈춤이 전승되었는데, 본영탈춤의 연행 형태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ⅰ. 칠성장삼을 입고 고깔을 쓰고, 여자광대와 맞춤을 추는 남자
ⅱ. 남치마와 남길동의 노랑저고리, 남전복, 빨간띠 복색의 하얀색 탈을 쓴 여자
ⅲ. (송낙을 쓴) 중
ⅳ. 배를 내 놓구 깡뚱치마를 입고 쩔둑발로 걸으면서 나오는 여자
ⅴ. 뿔나온 갓(육관)을 쓰고, 도포를 입고, 부채를 들고 나오는 양반
ⅵ. 여덟 명이 등장한다.
즉 굿놀이를 하는 과정에 황해도 북면 화산리의 탈춤이 반영된 것으로 굿놀이에서 탈춤에 등장했었던 캐릭터인물들이 그 주요한 분장대상이된다. 박선옥 만신이 여광대, 남광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서 인물분화의 주된 대상은 탈춤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탈춤을 추었던 광대집단 즉 탈춤을 추었던 죽은 조상이 숨어있다. 때문에 광대대감거리 속 광대로는 줄광대, 탈광대(남광대·여광대), 사지광대 등의 여러 광대들이 등장한다. 극적구성은 이러한 광대들이 놀았던 놀이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은 해당 놀이가 탈춤이 아니고 굿놀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2004.10.18. 박선옥 연행-광대대감거리의 연행단락 》
A. 사방청배
B. 만세받이청배
C. 흘림공수
D. 내림
E. 광대놀기
a. 광대의대 입기/ b. 남광대․여광대 굿판에 들어서기/ c. 광대대감의 내력 밝히기/ d. 줄광대 놀기/
e. 남녀탈광대 놀기/ f. 축원덕담과 시주/ g. 시주 받은 돈 나누기/
h. 광대 들어감
F. 사지대감
a. 사지 굿판에 들어서기/ b. 사지놀기/ c. 사지의 과거내력 밝히기
G. 긴공수
H. 사실세우기
I. 날만세받이
광대대감거리의 사례를 통해 굿놀이가 탈을 쓰고 노는 놀이라고 하더라도 탈춤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며, 인간과 신의 관계를 통해서 재설정된 인물의 특성을 반영해서 형성된 놀이라고 할 수 있다. 광대대감거리는 인물분화과정서 독자적인 지역탈춤의 뿌리를 반영한 극적구성을 가지면서 독자적인 놀이의 형태를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2)의 2차 분장형태는 형태적으로 볼 때 1차적 분장형태에 단순 가장의 형태를 가미하는 인물분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1차 분장형태는 외형적으로 확인되는 것을 분장으로 단순한 방법을 통해 나타내는 것으로 얼굴에 별도의 색칠하는 등의 가장이 가미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즉 신을 드러내기 위해 말 또는 의복 등의 요소가 아닌 구체성을 나타내는 요소를 차용하는 형태로 굿놀이와 일반 굿거리를 연행하는 형식의 경계선에 있는 여러 놀이에서 사용하는 분장형태라고 할 수 있다. 서울·경기·황해도굿에서는 굿놀이가 아니지만 놀이적 성격이 강한 도깨비대감을 놀리는 과정에서 얼굴에 숯이나 재로 먹칠하기, 황해도굿의 호구별상 거리 등에서 얼굴에 손님자국을 그리는 등의 단순한 형태 등이 확인된다. 또한 서울지역의 애기씨당굿에서 애기씨거양거리에서 애기씨의 강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애기씨에게 바친 화장품과 장신구 등을 장식하는 과정이 독립된 절차로서 연행되는 것과도 연계될 수 있다.
2차 분장형태가 나타나는 자료들은 본격적인 굿놀이로 보기 어려운 사례들이다. 이는 굿놀이의 인물분화가 1차 분장형태와 3차 분장형태가 다수 등장하는 것과 연계된다고 볼 수 있다. 2차 분장형태는 본격적인 굿놀이와 일반 굿거리의 경계면에 있는 것들에 해당하는 것들로 극적분화적 장치로서 미미한 형태이거나 굿놀이로 분화되지 않은 굿거리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굿놀이와 굿놀이가 아닌 굿거리 또는 절차에 대한 분별점이 확인된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2) 2차 분장형태는 소수의 사례에서만 확인되는 것이며, (3) 3차 분장형태는 얼굴을 가장하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례라고 볼 때 (1)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등장인물 분장형태라고 할 수 있다. 1차적인 분장형태로, 이는 굿을 연행하고 있는 무당의 외형적 변화를 단순하게 표현함으로써 극적전환을 진행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신격전환을 드러내는 양식인 등장인물의 의상이나 머리에 쓰는 쓰개와 사용하는 무구 등을 바꿈으로써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1차원적인 변화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단순하면서 효과정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들과 함께 등장인물의 캐릭터적인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외형적 요소로서 소도구를 손에 들고 등장해서 방아를 찢거나 꽃을 훔치는 등의 형태를 드러내는 방식, 또는 얼굴을 찌그러트리거나 특정한 버릇이 있는 형태로 표정을 만드는 방식 역시 이러한 방법에 속한다. 즉 캐릭터의 성격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말투, 표정, 쓰개, 손에드는 소도구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럼에도 복잡한 도구를 별도로 제작하지 않으며, 소도구로 사용하는 것들 역시 생활주변에서 사용하는 생활도구이거나 무당들이 사용하는 무구를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진오기굿의 사재삼성, 황해도의 도산말명부귀방아찜굿이나 동해안의 도리강관원놀이, 제주도의 꽃타러듬·세경놀이 외 각 지역에서 연행되고 있는 다수의 굿놀이가 이러한 사례에 속한다.
〈동해안별신굿 중 대거리굿의 연행 단락〉
A. 거리굿의 연행 이유 설명
B. 치국잡기거리
C. 사장거리
D. 과거거리
E. 여러 귀신 청배 거리
F. 귀신 홀림 거리
G. 관례거리
H. 귀신문 천왕문 열기 거리
I.귀신 맞이하러 가기 천왕문 열기
J. 영정부정할매거리
K. 골매기수부할매거리
L. 골매기수부할배거리
M. 세존수부거리
N. 영산거리
째보거리/ 봉사거리/ 소아마비거리/ 꼽추거리/ 어부거리/ 수경바리거리/ 머구리거리/ 해녀 귀신 거리/ 김따다 죽은 귀신 거리/ 미역 따다 죽은 귀신거리/ 조개 줍다 죽은 귀신거리/ 화약 던지다 죽은 귀신거리/ 화약 던지다 죽은 귀신거리/ 칼 맞아 죽은 귀신거리/ 군기 사고로 죽은 귀신거리/ 목매달아 죽은 귀신거리/ 약 먹고 죽은 귀신거리/ 교통사고거리/ 군대거리/ 손님막둥이거리/ 해산거리
O. 잡귀퇴송거리
P. 마치는 인사
위의 정리를 토대로 대거리굿에 등장하는 인물군들은 순차적인 질서에 의해서 등퇴장을 이어간다. 인물들의 분장은 단순한 형태의 표정을 통해서 인물의 형상을 드러내거나, 행위를 통해서 죽어간 인물들의 특성을 나타내거나, 머리에 수건을 쓰거나 나무 작대기를 총과 같은 도구로 사용하거나, 신칼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거나, 실제 어업에 사용하는 도구들을 등장시켜서 상황설정을 대신한다. 거리굿에서 이러한 인물분화 방식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중요도가 낮은 때문인 것도 있으나, 주된 배경은 연속적인 인물들의 순차 등퇴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성을 갖는 등장인물이 없는 인물들이 순차적으로 등퇴장을 하기 때문에 굿의 현장에서 복합한 설정을 가진 분장형태를 진행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독립형 굿놀이로 연행되는 경우보다 종속형 굿놀이로 연행되는 사례가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물분화 형태를 살펴볼 때 굿놀이는 1차 분장형태와 3차 분장형태가 우세하게 전승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극적 전개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사례에서 1차 분장형태와 3차 분장형태가 많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물분화 방식으로서 나타나는 1차 분장과 3차 분장 사이에 일정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차 분장의 경우 대다수의 굿놀이 진행형식이 1인극 또는 1인 다역극이라는 것이 공통적이다. 동시에 재담을 진행하는 인물이 많지 않으며, 주된 연행자와 장구잽이의 재담을 통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1차 분장류의 뒷전류를 살펴보았을 때, 1인 다역극의 전객형식에 잡귀잡신을 풀어먹이며, 특히 영산에 해당하는 다수의 인물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1차 분장이 매우 중요한 장치로서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분화된 여러 인물의 형상을 드러내는 것이 많은데, 인물들을 표현하는 인물분화는 일상성에 기반한 비일상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3차 분장은 많은 경우에 다인다역극의 굿놀이에서 사용되는 방법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동해안별신굿의 탈굿과 제주도의 영감놀이이다. 이들 굿놀이는 면구를 사용함으로써 캐릭터의 성격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서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3차 분장의 형식을 사용하는 굿놀이들은 다인다역극으로 진행되는 형태인 것이 공통점이다. 2인 이상의 다수의 연행자가 동시에 등장함으로써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보여주기 위한 장채로서 활용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면구를 착용한 연행자와 미착용한 연행자가 함께 등장하는 사례 또한 존재한다. 동해안의 범굿의 경우 다인다역극이지만 범으로 분장한 사람만 종이로 만든 탈과 옷을 입으며, 사냥꾼은 1차 분장의 방식을 사용하는 혼용된 형태로 진행하기도 한다.
1차 분장과 2차 분장, 3차 분장이라는 굿에서 굿놀이로 인물분화의 과정은 그 인물분화 형식이 캐리터의 전형적인 특색을 어떻게 드러내고자 하는지 외형적 표현 방식의 차이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형식과 함께 극적 전개의 방식과 연계된 것임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내용을 통해 인물분화가 중요치 않은 상태에서 캐릭터적인 특색을 드러내고자 하는 경우에는 극적으로 전환되지 않는 경우 2차 분장 방식이 사용되며, 1인 1역극 또는 1인 다역극으로 전개되는 경우 1차 분장으로 진행되며, 다인 다역극의 형식을 취하는 경우 3차 분장의 형식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3차 분장에서 사용하는 가면은 다인다역극으로서 굿놀이를 진행할 때 특정인물로 분화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된다. 가면을 사용하는 이와같은 형식을 탈놀이에서 가면의 사용과 일정한 연관성을 따져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4. 탈춤의 생성미학과 굿놀이적 장치
굿놀이가 굿의 일환으로 극적인 전개를 통한 주술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연행을 위한 중요한 장채로서 인물분화 과정을 살핌으로써 굿놀이에서의 인물분화과정이 민속극의 하나이 탈춤의 인물분화과정과 일정한 연관성을 가질 수 있을 것임을 확인했다. 굿놀이에서의 인물분화가 단순히 신에서 인간적 존재로의 변화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극적 구성을 이끌어나가는 장치의 하나로서 작동하는 것 또한 확인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굿놀이의 극적 전개는 인물분화와 매우 깊은 연관성을 가지는데, 이러한 극의 전개는 곧 등장인물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과의 협업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다.
1) 3차 분장과 극으로 진입
정리한 바에 따르면, 인물분화 형식 중 1차 분장형태를 사용하는 굿놀이들의 경우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표정이나 말투, 소도구 등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과 3차 분장형태에서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에 일정한 정도의 차이가 확인된다. 즉 1차 분장에서 무당의 얼굴로 신 또는 등장인물을 표현해야 하므로 명확하게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부수적인 장치들과 해설적 도구들이 차용된다. 그러나 3차 분장형태를 드러나는 캐릭터들은 면구에서 특정한 인물분화가 진행되었으므로 캐릭터를 위한 해설적 장치들이 필요치 않다. 해설자가 없는 가운데 굿놀이가 일정한 의미를 가지도록 독립되고 완결된 굿놀이를 구성한다. 따라서 극으로 직접적으로 진입함으로써 굿판에 있는 사람들이 사건 안으로 순식간에 진입하도록 한다. 특히 이러한 장치들은 일상적인 주변의 인물유형을 사용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탈놀이에서 가면을 통해서 캐릭터를 표현하고 독립된 극적 완결성을 꾀하는 갈등구조를 갖는 차원에서 매우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3차분장은 탈의 사용을 100% 반영해서 진행하는 동해안별신굿의 탈굿의 형태와 1차분장에서 점차 3차분장으로 진행하면서 인물분화의 과정을 진진행하는 황해도의 광대대감거리를 예로들 수 있다.
광대대감거리는 탈춤을 연행했었던 신명들의 신명풀이 구현을 위한 예술적 장치로 굿놀이가 활용되는 것이다. 인물분화의 방식이 한 가지만 등장하지 않고, 1차 분장형태와 3차 분장형태에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1차적으로 인물분화가 시작되면서 무당이 광대탈인 남자탈・여자탈에 신을 실어서 탈을 들고, 남광대와 여광대를 얼르는 것으로 신명풀이가 시작된다. 이어서 남광대와 여광대는 오랜만의 만남을 기뻐하며 서로 안고 입을 맞추는 등의 시늉을 하면서 그동안 못 다 푼 신명을 푼다. 무당이 자신의 입을 삐죽거리면서 구음으로 장단을 만들어냄으로써 1차 인물분화로 극적분화가 점차 본격화된다. 그러다가 무당이 탈을 얼굴에 쓰면서 3차 분장형태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몸에 광대신을 실으면 본격적인 극으로 진입하게 된다. 남광대와 여광대가 대화를 주고 받거나 여러 춤을 추면서 이러한 과정이 더욱 격정적으로 이어진다.
광대대감거리의 1차 분장형태에서는 광대로서의 존재를 드러내는 여러 가지의 행동이 드러난다. 여러 신명을 몸에 실은 무당은 얼굴을 찡그리거나 이를 가는 시늉을 하면서 외형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1차 인물분화의 형태로 보여준다. 본격적으로 탈을 쓰고 노는 3차 분장에서는 광대놀이의 여러 가지를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다. 장구 앞에 베를 늘어뜨리고 땅줄 타기를 하면서 줄광대가 놀던 내력을 풀어내고, 탈광대는 ‘참나무 장작은 회장작’ 불림을 청해 놓고 팔 다리를 겁썩겁썩 올리면서 코끝을 차는 춤을 춘다. 줄광대, 탈광대, 사지광대들이 놀았던 연희판의 현장이 3차 분장을 통해서 진행되고 재담과 춤의 요소들을 통해 본격적인 극의 형태를 만든다. 특히 탈광대의 경우 현재는 약화되어서 남광대와 여광대만 전승하고 있으나 과거 옹진군 북면 화산리의 굿놀이 에는 8종 이상의 탈이 있었던 것을 볼 때 지금보다 훨씬 극적으로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가면의 활용과 신명풀이
굿놀에서 매우 3차 분장방식에서 사용하는 가면의 사용은 놀이에 등장하는 신격=인물로의 변환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가시적 도구인 가면을 통해서 비가시적 존재인 신을 표현하기 위한 방식이다. 이때 신의 속성 또는 신격적 캐릭터를 드러내는 양식이 탈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정한 신명풀이를 위한 도구로서 굿놀이가 연행되는 황해도 광대대감거리의 경우 탈의 활용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일출 정리, “황해도 탈놀이 분포도” (『조선민속탈놀이연구』, (평양: 과학원출판사, 1958), 124쪽) |
광대대감거리는 굿에서 탈춤의 요소가 직접 드러나는 사례로, 황해도 옹진 지역 전승의 굿에 옹진지역에 전승한 본영탈춤을 연행하던 지역전통이 반영된 것이다. 본영탈춤 또는 옹진탈춤의 존재는 옹진지역에 탈춤이 전승되었다는 김일출과 무라야마 지준의 조사 기록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다.
앞서서 살펴본 광대대감거리에서 신명풀이가 여러 층위로 등장한다. 탈을 쓴 무당은 여러 존재들의 신명(神明)이 혼재된 상태에서 여러 신 또는 등장 캐릭터의 이름을 들추면서 그 내력을 말한다. 신명풀이의 시작은 말이다. 이때 무당은 탈을 쓰지 않고 가면(광대) 그 자체의 신명만을 놀린다. 이때는 신명(神明)이 갇혀 있던 것을 드러냄으로써 점점 발현되는 것이다. 광대 신 그 자체와 연행자들을 거론함으로써 신과 인간이 서로 만나게 한다. 광대대감거리에는 여러 연희를 했었던 조상 즉 웃대 어른이 신으로 좌정하여서 인간의 섬김을 받고 있는 존재로 등장한다. 광대대감거리는 본영탈춤을 추었던 탈광대들의 신명을 푸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삼현타령장단에 신명풀이로 여러 신명들이 노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전이를 하게 되는 것이다.
광대대감거리에서는 어떠한 존재들이 신명풀이의 대상이 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한 도구로써 말이 등장한다. 말을 통해서 신명의 실체를 드러내는 방식이 진행되다가 행동 즉 줄타기와 탈춤, 사자춤 등의 형상을 통해서 신명풀이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광대대감거리에서는 탈광대・줄광대・사지광대로 부를 수 있는 탈(광대) 그 자체의 신명, 이러한 놀이를 했었던 우대하라바이(연희자), 무당의 부리, 굿을 연행하는 무당의 신명와 같은 신들의 신명을 놀린다. 뿐만 아니라 광대대감거리는 광대들의 놀이의 유래를 재확인하는 장으로써 신명풀이의 뿌리를 확인하는 자리이며, 이러한 신명풀이의 장이 무당의 계보를 통해서 전승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특별한 형태이다. 광대와 무당의 신명이 한 데 어우러져서 무당의 부리・무당의 신명, 광대 우대하라바이(연희자)의 신명, 그리고 춤을 추는데 누구도 예외가 없이 참여함으로써 일반사람들의 신명을 함께 논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탈춤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가면을 사용한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억눌려 있는 신명과 발산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한 데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는 측면에서 확인된다. 동해안별신굿의 탈굿 이러한 신명풀이 장으로서 굿놀이에서 탈이 사용되는 사례로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탈굿에서 할미와 만난 영감이 죽게되고 이를 살리는 과정은 또한 송파산대놀이와 양주별산대의 침놀이과장에서 신명이 과해서 관격이 나서 쓰러진 팔먹중 들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곧 신명풀이가 온전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서 굿놀이는 신명을 풀어낼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뒷전류에 등장하는 수 많은 영산들을 풀어먹이는 것 역시 같은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다.
3) 장구잽이와 대거리
실제 굿놀이는 굿의 일환으로서 연행된다. 때문에 굿을 하는 또는 굿에서 말하는 방식에 따라서 굿놀이 역시 말하기를 진행한다. 그런데 이 굿에서 말하는 방식은 한 가지가 아니라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공수, 덕담 : 신이 하는 말을 인간에게 말하기 (신→무당→단골)
• 본풀이 : 신의 일을 인간이 말하기 (무당→신)
• 청배무가 : 인간의 일을 신에게 전하는 말하기 (단골→무당→신)
• 재담 : 신의 모습과 능력을 재현 (땅으로 내려온 신・무당・단골의 혼재, 양방향)
굿에서 말하기 방식으로 등장하는 것을 공수, 덕담, 본풀이, 청배, 재담으로 나누어서 구분한 것으로, 즉 굿이라는 종교적 측면에서 나타는 언어적 발화들이다. 이중 재담은 신의 모습과 능력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차용된다. 재담과 공수는 굿에서 각각의 위치를 별도 점하는데, 재담은 굿놀이의 주요한 요소로서 의례의 엄숙함과 등장인물의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엄숙한 의례성과 다른 해학적 면모를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공수와 청배가 철저하게 신의 말을 사람에게 전달하는 형식의 무가로서 말이 중요한 힘을 갖는 것에 비해서 재담은 훨씬 자유로운 말하기 방식을 보인다.
굿놀이를 재담으로 연행하는 것 중 일인다역의 굿놀이는 무당의 역할못지 않게 상대역을 하는 장구잽이의 구실이 두드러진다. 무당과 말을 하기도 하고, 무당의 놀이 전개에 따라서 말참견을 하면서 대화를 주고받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무당이 소리를 하거나 춤을 추면은 여기에 반주자 구실을 하기도 한다. 즉 일인다역에서 장구잽이는 재담을 주고받는 대거리(말을 받아치는 사람)를 하는 존재로서 굿놀이의 긴밀한 구성에 참여한다.
이와달리 다인다역의 배역에서 역시 장구잽이의 역할은 약화된다. 장구잽이는 단순한 반주자로 전락하고, 해설자로서의 역할 역시 약화된다. 이 과정에서서 굿놀의 극적 분화는 서사극적인 연극의 형태를 완전히 바꾸어서 굿놀이만의 독자적인 연극적 형태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는 탈춤의 연행양상과 흡사한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황해도굿의 도산말명 부귀방아찜굿 굿놀이에서 재담은 무당 1인과 장구할마이에 의해서 진행된다. 무당은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로 바뀌면서 1차 인물분장 형태로 순차로 등장하는 여러 존재들을 표현한다. 동시에 1인 1역을 담당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 1인 2역을 수행한다. 이때 장구할마이는 반주자의 역할을 하면서 무당의 상대역할로 등장하기도 하며, 상황의 해설자가 되기도 한다. 장구잽이의 역할이 하나가 아닌 것이다. 무당이 재담을 이끌어 가는 중심인물로 무당이 분장한 인물이 각 장면의 주인공이다. 도산말명 부귀방아찜굿에서 무당은 말명・지신집큰애기・살량집며느리・봉산네오라바이・말명 등으로 역할을 순차적으로 바꾸어가면서 주도적인 인물의 역할을 수행한다. 장구할마이는 불투명한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 무당이 되기도 하고, 찧동이도 되고, 봉산네오라바이도 된다. 무당의 인물변화에 따라서 장구할마이의 역할도 자유스럽게 변화한다. 무당의 상대역할에서 단순히 묻는 말에 답하는 소극적인 입장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무당의 재담에 개입해서 상황을 극적으로 이끌어간다. 지신집큰애기나 살량집며느리의 행실을 나무라기도 하고, 봉산네오라바이와는 구면인 인물로 놀이굿을 직접 이끌어나간다. 이러한 형태는 여러 지역의 굿놀이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무당과 장구잽이의 재담은 등장인물별로 일정한 패턴을 형성한다. 굿놀이에서 중심적인 인물의 등장과 무당의 재담은 동일하지만 무당과 장구할마이의 적극적인 개입과 소극적인 개입에 따라서 재담의 상황이 확대・축소될 수 있는 유동성이 있다.
이러한 장구잽이의 적극적인 개입 전통은 가면극이나 꼭두각시놀음의 악공・산받이 등과 비교할 수 있다. 반주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장구할마이・악공・산받이는 각각의 연행물에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반주자이면서 극 속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극의 흐름을 이끄는 인물이 된다. 연행자의 재담을 받아치는 반주자의 역할로 연행자와 반주자의 1:1 구도를 가지는 인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5. 나오며
굿은 일상의 코스모스가 깨어진 상태를 주술적 힘을 빌어서 원상복구시키고자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무속적 세계관 안에서 카오스 상태를 코스모스로 전환하는 방식에는 여러 요소들이 작동한다. 그 중 극적 양식을 빌어서 갈등적 요소들을 드러내고 해소의 방법을 찾는 것을 굿놀이라고 볼 수 있다. 굿놀이는 신의 질서와 인간의 질서를 하나로 합치시키기 위해 신의 언어가 아닌 인간의 언어로 갈등해소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때 극적장치는 곧 주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술의 과정으로 극적장치로 사용되는 굿놀이가 단순한 형태의 놀이가 아닌 그 구성원리를 통해 체계적인 형식적 구조를 추구하고 있는 점이 몇몇의 연구를 통해서 전개된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들은 곧 이어서 탈놀이의 생성과정 또는 연행원리와의 연관성 속에서 해명하고자 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탈놀이의 연행을 위한 몇몇 요소들이 굿놀이의 연행원리와 연계된 측면을 찾고자 하는 시도 가운데 인물 분화를 중심으로 그 극적 전환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탈춤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는 요소들이 정리되는 작업이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
탈춤과 굿놀이가 인물분화를 통해서 재담을 통해서 연행되는 연희물로서의 공통점과 함께현재적 입장에서 탈춤과 굿놀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춤’이라고 볼 수 있다. 무당의 굿에 사용되는 춤이 탈놀이에서 연행되는 춤과 비교되지 않은 만큼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는 요소로 작동하는 것은 중요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이점은 연행장르적 특성과 연계된 것으로서 좀 더 다른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굿놀이의 연행요소로서 인물분화 과정은 굿이라는 특정 연행물로서의 독자적인 형식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 인물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극적 전개와 재담의 구성 및 인물의 등퇴장 간의 차이점이 발생한다. 이러한 형식을 차후에 좀 더 면밀히 정리함으로써 우리나라 연희물에서 등장인물의 분화과정, 극적 전개, 장구잽이 등이 어떠한 상관성을 갖는지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야할 영역이 방대하고 굿놀이의 깊은 늪이 쉽사리 다가가기 어려운 점을 본 연구의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면서 미진한 연구과정으로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