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연구
올해는 총 3편의 응모작이 접수되었다. 공연 현장에서 이미 춤작가 혹은 저널리스트로써 활동하고 있는 분도 있었고, 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뜨겁게 느껴지는 오랜 춤애호가, 그리고 직접 발레를 전공하고 공연활동 경험이 있는 전공자도 있었다. 매우 다른 춤에 대한 경험으로 인해 응모자들의 글을 하나의 경향으로 꿸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전반적으로 깊이 있는 ‘비평적’ 혹은 ‘비판적’ 관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심사위원의 공통의견이었다.
응모자 A의 작품론은 〈황수현 안무가의 안무 패러다임에 대한 접근〉이었는데, 안무가 내러티브나 메시지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관객의 감각을 재배열하는 것이라는 관점으로 안무 개념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나 그 변화의 내용을 담아 보려는 신선한 의도는 높게 평가되었으나, 글의 초점이 산만하고 정돈되지 않은 논리의 순환으로 인해 비평글로서 명료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논리를 뒷받침해줄 춤공부의 깊이를 가져가는 동시에 읽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여 논리를 정돈한다면 좋은 비평글이 될 가능성을 많이 가졌다고 평가되었다.
응모자 B는 열정적인 자료조사와 풍부한 주변 지식으로 읽는 사람의 지적 관심을 충족시키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춤작품론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스노우 화이트’〉에서 무려 각주를 21개 포함시켜 춤작품을 여러 맥락 속에서 살펴보려는 필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글의 구성과 흐름에 대한 객관적 시선이 덜하여 전체 글이 가져야 하는 ‘비평의 격’을 형성하지 못하여 작은 정보와 지식에 매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살아있으므로 비판적 관점을 성숙시킨다면 춤애호가에게 춤을 안내할 수 있는 좋은 춤작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응모자 C는 춤전공자로서 춤에 대한 이해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이론적 학습과 비평론에 대한 기본 지식이 미흡하여 아직은 비평에 대한 질문과 공부가 더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되었다.
4명의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입선작을 뽑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
춤비평은 춤에 대한 실기와 이론적 이해 뿐 아니라 문화와 예술에 대한 관점, 시대에 대한 감각 그리고 비평행위에 대한 철학적, 감각적 태도가 훈련되어야 하는 전방위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다. 이번 응모가 춤비평에 대한 쉼 없는 관심과 공부에 좋은 자극이 되었기를 기대한다.
2016 춤비평 신인상 심사위원
이순열 김채현 장광열 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