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2회 강동스프링댄스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안애순 무용단의 <In 굿 Out>
청신(請神), 굿판의 극적 구조를 주도하는 주된 매체로는 70~80년대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대중음악들이 사용되었다. 소위 7080세대의 추억과 끈끈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대중가요를 배경으로 로봇 태권V 몸놀림, 국민체조, 카바레 댄스 같은 주요 키워드는 관객에게 그 당시 문화를 회상하기에 충분하였다. 더불어 흑백 TV속에 비춰진 남북이산 가족 상봉 같은 스틸 컷 영상들로 인해 무대는 아련한 시대적 상황을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안무가는 근대 대중문화의 변천사를 전시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그 곳에 침전된 자율적 몸의 부재를 동시적으로 항변하고 있는 듯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로봇 태권V를 재현하는 춤꾼들의 움직임들은 앞만 향해 달려왔던 산업화의 중심에 있었던 생산화된 몸과 군대식의 국민체조를 통해 군중 속에 강요되고 획일화된 몸을 보여준다. 춤꾼들은 엉성하게 상대의 몸과 무대를 두드리며 구성해내는 리듬과 온몸을 미친듯이 흔들고 찌르는 디스코를 추며 은밀한 몸의 욕망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전체 흐름에서 시시때때로 춤꾼들은 목청을 높여 ‘동백아가씨’, ‘고래사냥’, ‘아침이슬’ 같은 노래를 연속적으로 부르는데, 이것은 당시 대중들의 흥을 돋우는 대중가요마저도 금지되고 통제 당했던 억압된 시대적 아픔과 자유상실의 현실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생각되었다. 이와 같이 상처받은 몸들을 불러 모아 기억하고 위로하여 무대에서 한 판 놀아 보자는 것이 핵심으로 여겨졌다.
그늘진 몸을 치유하는 굿판은 어디에 있는가?
탈근대로 접어든 현재 시점에서 근대적 성과 이면에 매몰되고 소외되었던 개개인의 자율적 정서 문제를 사회차원으로 끌어올려 이를 개인에서 공동체의 관계로 진단하고 문화적 에너지로 치유(healing)하고자 한 굿판은 유의미한 작업이라 생각된다. 더구나 자신을 오롯이되돌아볼 시간이 없었던 7080세대에게 지난날의 잃어버린 시간과 현재와의 감성적 소통을 통해 오늘을 새롭게 연대하는 판을 벌이는 일은 반갑고 또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본 공연의 무대는 해원을 시도한 오신(娛神)과 질서를 찾아가는 송신(送神)과 유희적 난장(亂場)을 의도한 각 장면이 모호하게 보인다.
<In 굿 Out>
결론적으로 내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적 연대감으로 끌어올리고자 굿판으로 접근한 <In 굿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