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01년 창단 후 대전 지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으로 성장한 메타댄스 프로젝트 공연이 10월 1-3일 대전 서구문화원에서 있었다.
이번 공연은 메타댄스프로젝트가 서구 문화원 공연장 상주 단체로 선정된 후, 안정적인 터전에서 마련한 두 번째 무대이다. 첫 공연이 그동안 이뤄낸 작품을 조명하였다면, 이번 공연은 젊은 안무가들의 안무적 역량과 개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었다.
중부지역 대학 내 무용과의 감소로 인한 젊은 춤꾼들이 줄어든 점과 지역적인 정서상 전통춤만큼 현대춤을 선호하지 않는 상황에서 메타댄스프로젝트의 행보는 이러한 각박한 현실에서 현대무용을 이끌어가야 할 책임감도 느꼈다고 짐작된다.
첫 번째 작품 곽영은의 <우아한 시체놀이>는 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었다. 매일 신문에서 등장하는 자극적인 현실, 무심하게 설정된 관계들을 콜라쥬 형식으로 무대에서 치밀하게 나열했다.
각 춤꾼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다양한 군상들을 대표하는 상징체로 등장했다. 각 에피소드들이 안무가의 의도에 따라 연결성을 지양하였기에 일반 관객들은 초반에는 다소 이질적인 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환상적인 뮤지컬을 보는 듯 시각적인 만족감과 무엇보다 춤꾼들의 연기와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 표현력 돋보였고, 이로 인해 스토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춤꾼들의 기량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었고 다양한 음악을 사용해 관객들을 흥미롭게 집중하게 하였다. 특히 투명한 테이블에서 세 명이 춤추는 장면은 신선하게 다가왔으며, 은밀한 관음증의 한 모습을 은유하는 듯 하여 현대인들의 변질된 도덕심과 추한 본성을 읽고자한 안무가의 의도가 엿보였다.
아쉬운 점은 작품의 규모가 큰데 비하여 무대가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좁은 공간과 객석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안무자가 의도한 초현실적이며 시니컬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데는 약간의 한계가 보였다. 춤꾼들의 수를 줄인다거나 에피소드들을 간결하게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안무가의 의도가 전달될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 작품 방지선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일반인 14명의 참여자들이 10여회의 워크숍을 통해 만들어낸 작품으로 작품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자신들의 삶과 기억 그리고 잃어버린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 토슈즈를 신고 있는 무용수, 과거 상처를 드러내는 여자 등 제 각기 흘러가버린 시간 속의 자신과의 대면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교차시킨다. 이는 관객에게도 효과적으로 전달되어 다소 움직임이 어색하긴 하였으나 그 시도만으로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일종의 커뮤니티 댄스로 이 단체가 시민들과 소통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마지막 작품인 장희재의 <그림자 도시>는 시적이며 추상적인 작업으로 연출적인 측면보다는 몸과 그 움직임만으로 화려한 현실의 이면인 어두운 그림자를 형상화 시킨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사회비판적인 시선이 부각되기 보다는 춤추는 몸들의 반란 같은 주제적 접근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춤꾼들의 기량은 훌륭하였지만 작품에서 의도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현실을 풍자한 황폐화된 삶이 단선적으로만 조명되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좁은 무대와 음향 기술 등 시설적 문제가 작품들을 보는데 다소 어려움을 주었지만, 이날 공연된 메타댄스프로젝트의 세 개 작품은 형식적으로 접근방식이 다채로웠고 젊은 안무가들의 개성이 충분히 발휘되었다. 젊은 안무가들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메타댄스프로젝트가 지역에서 굳건하고 묵직하게 현대춤의 대중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