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 변수민 〈블랙다이아몬드〉
해외 진출과 국내 견인의 조화를 · 역사적 진실의 형상화
김채현_춤비평가

SICF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SICF)은 1992년 시작 이후 특히 서울안무페스티벌(SCF)로 명칭을 바꾼 2008년부터 현대무용 계열 국내 안무자들의 해외 진출 통로로서 크게 역할을 하였다. 2020년부터 몇 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여건이 악화되어 위축되는 감이 있었다. 그러나 여건의 악화는 SICF로 하여금 오히려 변화를 모색하도록 자극한 바도 적지 않았을 듯하다. 지난해에 SICF로 명칭을 최종 변경한 데 이어 올해는 근래의 지지부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어 새 기대를 걸게 한다. 이번 SICF는 대극장에서 3일간 모두 11편, 소극장에서 2일간 모두 7편의 공연작으로 구성되었다(아르코예술극장, 11. 12~16.). 그 중에 한불수교기념 한국-프랑스 협업 프로젝트가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각각 1편 올려졌고, 소극장에서 프랑스와 대만의 작품이 각 1편 올려졌다. 이 가운데 대극장의 3편을 살펴본다.



김경신 〈호모 파베르〉,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2025 SICF에서 김경신은 〈호모 파베르〉를 재공연하였다. 재공연에서는 원작이 압축되었다. 호모 파베르, 즉 만드는 인간(工作人·공작인)의 흑역사를 터치하는 이 작품이 메스를 가하는 것은 근대 산업 현장이다. 공연 막이 열리는 즉시 회색의 작업복을 입은 어느 작업자가 옅은 갈색조의 큰 박스들이 촘촘하게 배열된 무대를 묵묵히 응시하는 상황이 제시된다. 호모 파베르의 성취가 집약된 곳이 공장이니만큼 공연은 시작부터 단도직입적이다. 그 주변에 큰 망치가 놓여지고 이것들이 모두 치워진 후에는 여러 테이블이 작업대로 등장한다. 공연은 이들 기물을 배치하고 다루는 인간의 다양한 행태를 그려낸다. 작업자가 큰 모루에다 망치질을 해대고 엘피지 가스통 위에 지구본(地球本)을 올려두는 모습들에서 인간의 기계 숭배는 정점에 이른다.



김경신 〈호모 파베르〉,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배경 음향으로 주로 기계음들이 들리다가 기계 숭배가 심화되는 와중에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잔잔히 울려 퍼진다. 어느 작업자는 마치 지구를 정복하겠다는 듯이 가스통 위에 올려진 대형 지구본을 살핀다. 이 상황에서 〈레퀴엠〉은 기계 숭배 세상에 미구에 들이닥칠 어떤 파국을 예고하는 메시지로서 울림이 크다. 그리고 공연에서는 여러 개의 철제 테이블이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작업자들이 테이블의 배치를 수시로 바꾸고 그 아래위에서 갖가지 집단 동작들을 전개하여 공연의 활력을 지속한다. 특히 여러 테이블을 이어 붙여 박스를 이동시키는 데서 테이블들은 컨베이어벨트 구실을 한다. 망치와 모루, 가스통, 대형 환기팬뿐 아니라 컨베이어벨트는 〈호모 파베르〉가 산업 현장 시대 인간의 야망을 도마에 올리는 주제 의식을 뚜렷이 대변한다. 강력하고도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진퇴를 거듭하는 작업자들의 혼돈스런 모습들에서 기계의 신화는 붕괴되며 끝내 그들은 과감한 몸짓으로 기계 도구를 내던진다. 〈호모 파베르〉는 기계 문명 그리고 그것을 만든(파베르) 인간의 자승자박을 선명하게 그려내었고 그에 따라 객석의 공감대 역시 높아가는 효과를 보였다.



윤나라 〈슬라임〉,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윤나라의 안무작 〈슬라임〉(Slime)은 중독성이 짙은 집단무가 연속되는 개성이 도드라진다. 검정 바지에 검정 또는 살구색 민소매 셔츠를 걸친 몸들은 저마다 폭발력이 있다. 그 몸들은 공연이 진행되는 대부분의 순간 제각각이 아니라 하나의 집단으로 뭉쳤다가 느슨해지기를 반복하는 포맷을 축으로 움직임을 지속하였다. 〈슬라임〉은 삶 자체의 유동성을 생각해볼 과제로 제기한다. 삶이 유동적이라는 것은 존재의 본성일 것이며, 삶의 유동성은 매 순간 자기 정체성이 주체로 나설 것을 요한다. 하지만 피상적인 관계 맺기에 급급한 삶에서 삶의 목적은 실종되기 일쑤이고, 더욱이 목적을 실종해서 떠도는 삶이 오히려 유동적인 삶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런 세태 속에서 흔들리기 쉬운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하여 〈슬라임〉은 정체성의 동요 그리고 회복이라는 두 측면을 대조적으로 전개하였다.





윤나라 〈슬라임〉,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하얀 커튼을 천장에서 반쯤 늘어뜨린 전반부와 그 커튼이 떨어져 치워진 후반부에서 움직임의 양상들은 어느 정도 유사하나 그 의미는 상반된다. 후반부 초반에 고무 재질의 인조 피부를 상체에 걸친 인간들이 지어보이는 과시적인 몸짓들은 정체성 상실을 조금은 극명하게 나타낸다. 공연의 흐름은 이 과시적인 부분을 경계로 전반부와 후반부가 나눠지는 구조로 진행된다. 점차 정체성 상실에 이르는 전반부에 비하여 정체성을 자각하는 후반부의 나머지 부분에서 그렇게 자각하는 연유는 불투명해보인다. 다시 말하여, 인조 피부를 벗어던지는 것이 정체성의 자각 내지 회복에 비유되겠는데, 그 연유를 보다 설득력있게 형상화하는 일은 필요해 보였다. 집단 관계 속에서 떠도는 자아를 그려낸 〈슬라임〉에서 유연하고도 밀도가 높은 집단 움직임이 던지는 인상은 강렬한 바가 있었다.



이동하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이동하의 안무작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는 와인잔과 와인병을 앞세웠다. 무대 바닥에 와인병을 배열하여 커다란 사각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서 남성은 검정 수트, 여성은 단색의 드레스를 야회복(夜會服)으로 차려 입고 와인잔을 들어 파티를 갖는다. 그 파티는 아수라장으로 연장된다. 그렇게 되어야 할 연유는 무엇일까. 긴 공연 제목은 19세기 라이너 마이너 릴케의 시에서 인용하였다. 그 시에는 사랑이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면 사랑을 함께 겪으려 애쓰기보다 홀로 거리를 두어야 사랑이 완성된다는 충고가 담겨 있다. 〈사랑에...〉에서 그들의 파티는 잔을 기울이고 와인을 마시며 커플댄스를 함께 추는 분위기에 이어 파경과 화해의 순간들을 거듭하다 각자 자신을 찾아 몸부림치는 공간으로 바뀐다. 상당히 격렬하게 전개되는 파경과 화해의 모습들이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을 농후하게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진전될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에 와인병들은 더 늘어나 그들의 공간은 아주 확장되었다.



이동하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이미 파경과 화해의 순간들을 경유하면서 커플들은 완전히 흐트러져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되었다. 집단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제각각인 개인들의 무리에 불과한 사람들이고, 그들은 대표적으로는 전신을 쥐어뜯는 듯한 몸짓들로 사랑을 회복하고픈 소망을 거세게 표출한다. 이 부분에 이르러 출연진들의 야회복 차림은 속옷 차림으로 바뀐다. 이후 와인을 마시거나 바닥에 쏟는 행동들이 각자 갈구하는 사랑을 대신 말해주는데, 그 분위기는 아주 질펀하다. 몸과 바닥이 와인으로 젖어가는 상태에서 그들은 실신하거나 바닥에서 허우적대기, 비틀대며 배회하기, 포옹 같은 동작을 결합하여 방황하는 모습을 강하게 표현하고 소리를 내지르는 등 실성한 모습도 보인다. 비틀즈의 팝송 〈러브〉가 들리면서 그들은 널브러진 와인병들을 각자 정돈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렬로 서서 저마다 와인잔에다 와인을 따르는 것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이동하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제공 ⓒ전희준



〈사랑에...〉는 커플들이 서로 와인을 나누는 것에서 시작하여 각자 와인을 따르는 것으로 끝난다. 공연은 제목처럼 사랑을 함께 겪으려 애쓰는 상태를 벗어나 홀로 거리를 두는 것으로 전개된다. 사랑을 함께 겪는 관계 일변도로 여기는 것은 착각의 소치일 것이며, 〈사랑에...〉는 그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다만, 이번 공연에서 거칠은 점들을 다듬고 출연자들 간의 관계를 보다 세심하게 처리했더라면 맛깔은 더 깊어졌을 것이다. 〈사랑에...〉 무대를 와인으로 물들였다시피 안무자 이동하는 그동안 무대에서 이동하 식의 여러 과감한 설정으로 개성을 드러내곤 하였다. 그의 과감함이 취할 방향은 물론 열려 있을 것이어서 그 행보를 주시하는 이유가 된다.

2025 SICF에서는 대극장과 소극장의 공연작이 모두 18편 올려졌다. 대극장 공연작을 모두 관람한 입장에서 보자면 작품들은 우선 평균치 이상이었다. 그런 중에서 작품들은 대개 평이한 편이어서 임팩트 있는 SICF의 라인업을 내세울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틀 중 하루만 관람한 소극장 공연작들에서 관심이 간 것은 2편이었다. 두 소품 모두 나름의 완성도가 있었다. 프랑스 로만 피포 안무의 솔로작 〈초민감〉은 눈물짓는 표정을 느린 몸짓과 노트북으로 구현하며 홀로 슬픔을 저격하듯이 헤쳐나가고 무대에서 직접 썰은 양파를 돌연히 관객에게도 눈물의 연대(連帶)를 구하는 선으로 나아갔다. 사회적 관점이 다분한 공연이다. 대만 궈츠에카이의 이인무 〈푸아 푸에〉는 점괘에 사용되는 척배 나무 조각을 던지며 진행되는데, 확률과 신의 계시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의 심리를 유쾌하게 그려내었다. 놀이에서 춤의 단서를 발굴하여 공감을 이끌어내는 명료한 발상이 돋보였다.

새로이 채비하는 SICF에는 해외 진출과 국내 견인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주어져 있다고 생각된다. 이전에 주력했던 해외 진출은 이제 춤계에서 국제 교류 등이 전반적으로 더 다변화되는 시기에 새롭게 손질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주최 측도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견인을 강조하는 것은 그것이 곧 해외 진출을 강화하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 진출과 국내 견인은 분리되지 않고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전에 해외 진출 통로로서 역할이 컸었던 SICF의 네트워크를 오히려 더 다질 필요성은 K-댄스가 운위되는 시대를 배경으로 갈수록 느는 듯하다. 그런 점을 참고로 SICF는 장기 전망 아래 SICF 특유의 기획을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블랙 다이아몬드〉

변수민의 안무작 〈블랙 다이아몬드〉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에서 한국인들이 강제 노역한 사실을 춤으로 형상화하였다(서강대메리홀 대극장, 12. 6~7.). 이즈음의 춤계에서 다소 이채를 띠는 공연작이다. 군함도(軍艦島)는 일본 남쪽 나가사키시의 조그만 섬이다. 1860년대 일본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 산업의 탄광 지대로 개발되었고 일본에서는 하시마라 부른다. 이 섬은 2015년 일본의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으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는데, 이 섬이 일본 근대화의 상징이자 아시아 최초 해저 탄광이었다는 산업사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었다 한다. 하지만 이미 2010년대부터의 보도를 통해 널리 알고 있듯이 등재 심의 과정에서부터 한국 등에서 강제징용 등 인권 문제를 제기하였고 일본 정부는 그 문제를 인정하고 관련 정보를 유산 안내 현장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유네스코도 약속 이행을 촉구한 바 있으나 일본이 오히려 강제노동 사실을 왜곡하는 태도를 보여 왔기에 국제적인 문제로 지속되고 있다.

군함도에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은 수백명이었고 스스로 온 조선인이 80명 정도 더 있었다 한다. 기록에 따르면 해저 최대 1000m 지하 탄광에서 심지어는 웅크리다시피 해서 하루 12시간씩 석탄을 캤고 허기와 고된 노동에 지쳐 탈출하면 거꾸로 매달아 불로 몸을 지지거나 총살했다 한다. 당시 조선인들은 이 섬의 극심한 노동 환경을 두고 지옥섬이라 했고, 국내에선 이 역사적 사실이 소설과 영화로 그려진 바 있다.





변수민 〈블랙 다이아몬드〉, 변수민 제공 ⓒ김현준



블랙 다이아몬드는 과거에 산업 재료로 각광을 받은 석탄의 은유이다. 〈블랙 다이아몬드〉는 한 사람이 간신히 통과할 정도의 좁은 지하 갱도, 가스, 위험한 낙하석, 누워서 탄캐기 등으로 표상되는 강제징용 현장을 소재로 한다. 공연작의 소갯말에 군함도의 강제징용자들의 증언을 덧붙인 것 외에 공연에서 그곳이 군함도 노역 현장임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근로감시자뿐이다. 그는 사냥모(헌팅캡)에 조끼와 검정 구두를 착용하였고, 이런 차림새가 일제강점기의 사악한 관리자를 상징하는 경우는 흔하다. 탄광의 소리 같은 굉음과 일렉트릭 음향을 저변에 까는 〈블랙 다이아몬드〉에서 들리는 또 하나의 소리는 그 감시자의 규칙적인 구둣발소리로서 작품의 삭막한 현장을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변수민 〈블랙 다이아몬드〉, 변수민 제공 ⓒ김현준



〈블랙 다이아몬드〉 무대에는 여러 단의 정글 구조물이 설치되었고, 무대 바닥을 네 발로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사람들의 동작·자세가 공연에서 주축을 이룬다. 그런 몸짓에서 그들은 구르다 멈추고 서로의 몸이 맞물리게 해서 이동한다. 여기서 기어다니기는 탄광의 상상 이상으로 아주 낮은 지하 통로뿐 아니라 수작업으로 모든 공정이 진행되었을 그 현장에서의 노역 동작을 대변하는데, 참신해 보이는 안무적 발상이다. 이런 일련의 동작들은 근로감시자의 무언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지며, 근로감시자는 탭 스텝으로, 때로는 채찍질을 해대며 노역을 강요한다. 그의 탭은 간간이 섞이는 구둣발소리와 더불어 그가 〈블랙 다이아몬드〉 내의 유일한 인간 주체라는 인상이 강할 만큼 강제노역자들의 기어다니기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대체로 경쾌한 정조를 느끼도록 하는 일반적인 탭 스텝과는 전혀 다른 쓰임새이다. 근로감시자가 강제노역자를 짓밟는 순간들은 잦으며 강제노역자들이 엉켜 몸들의 덩어리를 이루면 그는 그 위로 올라타서 유린하기 일쑤다.





변수민 〈블랙 다이아몬드〉, 변수민 제공 ⓒ김현준



노역 현장에서 억압적 상황이 고조되면서 강제노역자들의 최후의 절규인 것처럼 브레이크댄스의 백스핀이 터트려진다. 이후 살구색 속옷 차림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 현장 희생자들의 혼령인 듯하고, 그들은 정글을 타고 올라가서 무대를 응시한다. 무대에서 강제노역이 벌어져도 혼령들은 어쩔 도리 없이 응시하는 체념의 모습을 보인 끝에 강제노역자들에 합세해서 아주 활달한 움직임으로 춤을 춘다. 기어다니기로부터 춤추기로 전환한 그들은 강제노역자가 아니라 해방된 자유 인간으로 거듭나고 저마다 검정색 종이꽃을 입에 물고 얼굴을 덮은 채 기타와 피아노의 서정적인 울림들과 더불어 군함도 희생자들을 기리는 판을 일구어간다.





변수민 〈블랙 다이아몬드〉, 변수민 제공 ⓒ김현준



〈블랙 다이아몬드〉는 지옥 같은 역사 현장을 오늘 청년의 시각으로 춤화한 점에서 눈여겨볼 작품이다. 공연에서 기어다니기의 비율을 얼마간 조절하고 극악한 노동 현장을 다소 강렬하게 환기하면서 탭과 백스핀, 정글 장치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는 한편으로, 기어다니기 위주의 안무적 발상은 인상적이다. 근래 춤계에서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점점 드물어진다는 판단이 든다. 심지어는 역사를 외면하거나 망각하는 것으로 귀착되지나 않을지 우려되는 바도 없지 않다. 역사에 대한 관심은 예술의 본령인 인간에 대한 관심을 전제로 한다. 역사의식의 약화,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지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이유에서, 〈블랙 다이아몬드〉에서 군함도를 굳이 직설적으로 지목하지 않으면서도 그 역사적 억압을 환기하는 열린 시각 그리고 군함도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안무자의 견결한 자세는 새삼 주목되는 점이 있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2026. 1.
사진제공_(사)한국현대무용진흥회, 전희준, 변수민, 김현준 *춤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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