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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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무용공연
2017.8.1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이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하 2017-2018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신작 20편·레퍼토리 10편·상설 14편 등 총 44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2017-2018 시즌은 2017년 9월 6일부터 2018년 7월 8일까지 이어진다.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의 신작 및 레퍼토리와 함께 NT Live·마당놀이 등 국립극장만의 특화된 기획공연 등을 만날 수 있다.

2018년 1월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사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립극장 전속단체 작품들이 남산을 벗어나 국내외 외부 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것이 이번 시즌의 큰 특징이다. 2015년 초연된 국립무용단 〈향연〉은 국내 발레·오페라의 팬덤이 만들어진 장소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라 우리 전통의 가능성을 다시금 입증한다. 또한 국립무용단은 안무가 신창호와의 신작을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시즌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상덕)은 신작 3편과 레퍼토리 3편을 국내외에서 공연한다. 먼저 시즌 첫 작품으로 〈춘상(春想)〉을 선보인다. 한국무용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무가 배정혜의 〈춤, 춘향〉(2002)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작으로, 〈묵향〉과 〈향연〉을 통해 세련된 미장센을 직조한 정구호 연출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극 형식의 무용 작품이다.
세련되고 간결한 의상과 드라마를 돋보이게 하는 이중(二重) 무대 위에 배정혜의 현대적인 안무가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화려한 파티에서의 만남부터 사랑의 환희, 갈등과 이별 그리고 재회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이동한 춘향과 몽룡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 시대의 청춘 남녀로 재탄생한 스무 살 춘향과 몽룡의 로맨스는 사랑의 보편적인 감정을 표현한 8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영화 ‘올드보이’ ‘건축학개론’의 작곡가 이지수가 음악감독으로 합세, 인디음악을 편곡해 극적 감성을 더한 무용음악을 선보인다. (2017.9.21-24, 해오름극장)

현대무용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안무가 신창호의 〈맨 메이드(Man-Made)〉 역시 기대작으로 꼽힌다. 강렬하고 폭발적인 군무의 에너지를 선보이는 신창호의 안무가 국립무용단이 가진 한국무용의 DNA를 흡수해 어떠한 스타일로 표현될지 기대를 모은다. 문화적 특수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탈바꿈시켜 춤에 녹여내는 그만의 스타일이 국립무용단과의 만남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이다. 신작 〈맨 메이드(Man-Made)〉는 ‘인간’과 ‘인간이 만든 매체’가 공감한다는 주제 아래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현대적 감정 이입’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8.5.10-12, LG아트센터)

또한 이번 시즌에는 ‘넥스트 스텝(Next Step)’이라는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17년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이 안무가로 데뷔할 수 있도록 리서치는 물론, 공연의 전체 과정이 함께하는 신규 프로젝트다. 단순히 젊은 무용수에게 자신의 작품을 발표할 기회를 주는 기획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번 기획을 통해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은 독립된 안무가로서 연출가·무대 디자이너·음악감독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는 방식을 배운 후 20~30분 길이의 안무작을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은 그동안 한국무용 대가는 물론 조세 몽탈보·테로 사리넨·안성수·류장현 등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다양한 안무가와의 작업을 통해 우리 춤을 새롭게 해석하고 현대화하는 다층적인 과정을 경험했으며, 무용수들은 동시대의 관객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호흡해왔다. ‘넥스트 스텝’을 통해 데뷔하는 국립무용단의 차세대 안무가들은 무용수로서 축적된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전통춤 레퍼토리를 분석·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또 다른 형식의 한국무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안무가를 발굴하는 동시에 국립무용단과 한국무용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2018.3.15-17, 하늘극장)

2016년 초연한 조세 몽탈보 안무 〈시간의 나이〉는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크레테유 예술의 집(Maison des Arts de Créteil, MAC) 2017-2018 시즌 개막작으로 오른다. 2016년 9월부터 크레테유 예술의 집 극장장으로 부임한 조세 몽탈보가 구성한 첫 번째 시즌으로, 국립무용단과 함께한 자신의 작품을 초청한 것이다. 크레테유 예술의 집은 파리에서 동남부로 1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크레테유 시의 주요 공연장이다. 이곳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컨템퍼러리 예술, 특히 디지털 기술을 융·복합한 작품을 제작·배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용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단번에 깨며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대표 레퍼토리 〈묵향〉과 〈향연〉은 이번 시즌에도 재 공연된다. 서울은 물론 울산·대전·베트남 호치민으로 찾아가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2017.8.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