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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2019 창작발레 신작 〈호이 랑〉
2019. 10.

국립발레단은 한국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발레를 새로이 제작한다는 포부를 내걸고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창작 발레 호이 랑116-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호이 랑은 지난 517-18일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세계초연을 올린 후 울산을 거쳐 서울 무대에서 만나는 국립발레단의 창작 신작이다.

 

한 여성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가 있는 호이 랑은 대한제국 시대의 언론인 장지연이 엮은 열전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부랑이라는 한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탄생시켰다. 노쇠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군에 들어가 평안도 관리 정충신과 함께 적군을 물리치고 이괄의 난을 막아내 공을 세우는 랑의 이야기를 국내외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각 장르의 스탭진이 모여 대서사 발레극으로 탄생시켰다.

 

국립발레단은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창작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다. 2009년 한국 창작발레의 지평을 연 문병남 안무의 왕자 호동에 이어 2017년 강효형 안무의 허난설헌-수월경화이후 국립발레단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한국적 소재의 작품이다. 호이 랑은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역사 속에 잠들어 현시대에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의 영웅을 예술로 소환했으며 발레라는 서양의 춤과 동양의 감성을 접목시켰다.

 

호이 랑은 군인들의 남성적이고 웅장한 춤과 남장을 한 랑의 다부지고 힘찬 움직임으로 발레의 우아함 속에 뻗어 나오는 강인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쉴 틈 없이 흘러가는 군무로 남성 무용수들이 혀를 내두르며 가쁜 숨을 내쉴 만큼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은 작품에 점점 빠져들게 한다.

 

실화에 등장하는 부랑은 으로, 정순신은 ’, 이괄은 이라는 인물로 재구성되어, 몸이 불편한 홀아버지를 대신해 군역을 가기로 결심하는 랑의 이야기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아버지와 오빠와 함께 산 속을 뛰놀며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순수하고 어여쁜 랑. 보는이 마저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첫 장면은 오빠를 잃는 복선을 예고라도 하듯 평화롭기만 하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못하고 검은새들의 등장과 함께 깨지고 만다. 전쟁으로 군대에 끌려간 오빠의 전사 소식을 들은 랑의 슬픔과 비통함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닥쳐올 랑의 험난한 시간들을 예상하게 한다.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결국 노부마저도 징집을 가게 되자 랑은 노부를 대신해 군대에 입대하기로 결심한다. 사랑스러운 눈빛의 랑이 세상에 당당히 맞서고자 하는 강한 눈빛으로 변하는 장면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따뜻한 효심으로 자신의 몫을 당당히 해내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한다.

 

1막의 초반부에서부터 알 수 있듯 군대에 입대한 랑에게 펼쳐질 험난한 삶은 예상을 빗겨가지 않고, 용맹한 군인들의 기합소리가 울리는 훈련터로 분위기는 반전되어 숨 가쁜 흐름을 이어가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고도의 훈련과 전쟁의 장면에 이어 반란을 일으키는 반에 맞서 사령관인 정을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랑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고, 남장을 하고 들어간 군대에서 사령관 정에서 느끼게 되는 랑의 애틋한 감정은 다시 한 번 관객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호이 랑에서 작품의 성공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역할을 가진 것은 의 역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품 속에서 시종일관 이어지는 역동적인 춤은 강한 체력을 필요로 하며, 그 강인함 속에도 여성성을 잃지 않는 섬세한 연기로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 가야하는 폭넓은 감정연기가 관객의 마음에 여운을 남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담스러울 법도 한 역할에 캐스팅된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신승원은 안정적인 연기와 집중력을 선보이며 작품의 기대감을 상승시키고 있다. 또한 따뜻한 배려심으로 랑의 강인한 마음을 흔들어 놓는 사령관 역할에는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솔리스트1(솔리스트&수석무용수) 정영재가 캐스팅 되었고, 반란군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에는 솔리스트1 허서명과 드미 솔리스트1 변성완이 드라마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호이 랑에는 국내외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많은 제작진이 참여해 다시 한 번 기대를 높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발레극으로 재탄생시킨 한아름 작가는 뮤지컬, 연극, 음악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한아름 작가와 함께 작업한 연극 오이디푸스와 발레 웹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연출로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배테랑 연출가 서재형 감독, 그리고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에서 안무 기반을 닦으며 요동치다, 빛을 가르다안무로 실력을 인정받고, 2017년 한국적 소재로 독특한 움직임이 있는 전막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안무해 세계의 무용인과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단원 강효형(솔리스트2)이 다시 한 번 안무를 맡았다.

 

이뿐만 아니라 무대 미술에는 정승호, 의상·소품에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조지 발란신, 루돌프 누레예프 등 세계의 무용수와 안무가들과 협업을 이뤄 온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참여했다. 루이자는 국립발레단과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의상 디자이너로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지젤의 의상을 제작했다. 그리고 다수의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에서 활동하는 조명 디자이너 고희선, 영상제작에는 김장연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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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2019창작발레 신작 호이 랑

2019116()~1110() / 평일 19:30, 주말 15:0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주최/주관: GS칼텍스 예울마루, 국립발레단

세계초연: 2019517(), 국립발레단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

런타임: 110(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연령: 7세 이상(미취학아동 입장불가)

티켓: 1층석 4만원, 2층석 3만원

문의: 국립발레단 02-587-6181

 

안무: 강효형

연출: 서재형

음악: Gustav Holst, Jean Sibelius, Johannes Brahms, Max Bruch, Pyotr I. Tchaikovsky, Maurice Ravel. Peter Warlock

대본: 한아름

무대: 정승호

의상소품: 루이자 스피나텔리

조명: 고희선

영상: 김장연

편곡: 황호준

기술: 어경준

조연출: 이은석

무대 어시스턴트: 김소연

의상소품 어시스턴트: 모니아 토르키아(Monia Torchia)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강수진

출연: 국립발레단

무대제작소: ShowTex Hong Kong Limited, MTOM, 무대사랑

의상제작소: Compagnia Italiana della Moda e del Costume Milan, Italy

소품제작소: 여우비 여우별 

2019. 10.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