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M극장 신진 안무가전 김수범ㆍ김하용ㆍ손은교ㆍ최정식
새로운 움직임의 조합이 과제
장광열_춤비평가

 안무 경험이 일천한 신진 무용인들의 춤 작업에서 평자가 기대하는 것은 소재의 신선함, 작품을 풀어가는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안무가로서 잠재적인 가능성을 확인하는 정도이다. 여기에 개성있는 무용수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름이 꽤 알려진 안무가들이나 컴퍼니의 공연을 뒤로 하고 신진들의 창작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이 같은 의외의 발견은 평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작은 기쁨이기도 하다.
 춤 전용극장인 M극장이 매년 시행하고 있는 올해 신진 안무가전(9월 13-14일)에는 15분 길이의 4개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최정식이 안무한 <나무가시>는 무용수의 개성과 2인무의 탄탄한 앙상블이 만만치 않게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기대를 충족시켜 주었다. 최정식과 이지윤이 서로의 등을 의지해 밀착된 상태에서 만들어내는 움직임, 끈으로 두 개의 바디를 묶어 마치 한 사람이 부유하듯 때로는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춤추는 것과 같이 만들어낸 새로운 움직임의 조합은 시종 관객들을 눈길을 잡아 끌었다.
 유연한 움직임과 남녀 무용수의 에너지가 충돌되면서 만들어 내는 묘한 긴장감도 관객들의 집중력을 유지시키는데 일조했으며, 소극장에서 2인무 춤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한껏 뿜어낸 주목할 만한 작품이었다.





 손은교가 안무한 <놂 놂 놂>은 무용수들의 움직임 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에서는 <나무가시>와 유사하나 풀어낸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색깔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놀이적인 요소들, 동요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면서 유희성을 살려내는 시도는 여성 3인무로서의 매칭이 적절하게 교합을 이루어내면서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3명의 여성 무용수가 서로 짝을 바꾸어 춤추는 과정에서 나머지 한명의 댄서를 위한 솔로 춤의 변주도 M극장의 검은 벽과 화이트 조명을 교합시키는 시도와 함께 안무가로서 손은교의 범상치 않은 감각을 감지할 수 있게 했다.





 김수범이 안무한 <생생한>은 4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눕거나 서거나 발바닥을 맞대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도 그렇고 서 있는 상태에서 두 팔을 활용한 반복적인 움직임 조합 등이 대체로 느린 톤으로 전개된다. 극장 벽을 이용한 남성 2인무 역시 그 속도감이 그리 빠르지 않다.
 김하용이 안무한 <잉여>는 2명의 여성 무용수와 1명의 남성무용수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무음악 상태에서 일상적 동작의 조합을, 여성 2인무에서는 녹음된 음악을 사용하는 것으로 차별화시켰다.





 김하용과 김수범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동작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그 템포감 또한 느리거나 보통 빠르기였다면 손은교와 최정식의 작품은 댄서들의 몸을 극명한 완급 조절로 다채롭게 변주시켰다. 김하용과 김수범의 경우 춤 작품에서 새로운 움직임의 조합이 왜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되씹어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비록 15분 길이의 짧은 작품이긴 하지만 극장예술의 한 장르로서 춤 작품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춤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오브제나 무대미술 의상 조명 음악 등의 조합에도 신경을 써야함을 안무가들은 서로 간의 작업을 지켜보면서 인식을 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도 춤 전용극장으로서의 M극장의 이 같은 기획전은 지금 보다 더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

2014. 10.
사진제공_M극장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