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
우리 시대를 성찰하는 공공무용단이려고 합니다
  • 일    시
    2020년 7월 23일 오후5시
  • 장    소
    국립현대무용단 사무실
방희망 〈춤웹진〉 편집위원

2년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정년 퇴임한 남정호 무용원 명예교수가 올해 초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에 취임하였다. 코로나19라는 뜻밖의 사태가 일어났어도 청사진이 웬만큼 구축되었을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국내 공공무용단 가운데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받는 빈도가 높다. 남정호 예술감독은 인터뷰 내내 장년층 기운을 견지하며 포부 섞인 답들을 내놓았다.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춤웹진




방희망: 남정호 예술감독께서 창단 10년차를 맞는 국립현대무용단에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온화한 포용력과 경륜 그리고 소신의 측면에서 국립현대무용단에 필요한 분이 오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은 즉흥춤축제에서 주로 뵐 수 있었고 주로 교육자로서 활동해오셨지요.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취임 후 벌써 반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떻게 활동을 했는지 소개해주시고 반년을 보낸 소감도 부탁드립니다.
남정호: 코로나와 함께 지내는 지혜와 방책을 계속 찾아가면서 지냈던 거 같아요. 이미 하기로 했던 공연을 온라인으로 돌리고 또 작품에 출연하기로 했던 무용수들이 자신의 춤을 춰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혼자 추는 춤’도 시도해봤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위축되는 게 있지요. 그래서 자기 몸을 보살피게 하는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를 제가 직접 해봤어요. 크고 작은 일을 이 상황에 맞게 전환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보낸 셈입니다.

인터뷰 전에 ‘유연한 하루’를 봤습니다. 요가나 필라테스, 몸을 훈련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예술감독의 설명을 들으면서 참 재밌는 표현, 예를 들어 배꼽 위로 연꽃을 피우라든지 네 천사가 팔다리를 잡고 있다든지(웃음) 이런 건 그야말로 예술가만이 가능한 상상력이라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덤으로 있었거든요. 저도 육아를 하면서 허리, 목디스크를 얻었는데 낫기만 하면 바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현대무용을 일반인들이 쉽게 경험하게 해서 자기 몸과 동시에 마음을 보살피게끔 돕는 작업이었지요. 이게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양념이 잘 되어 있는 맛있는 요가나 필라테스 그런 건 아니지만, 맛있는 것보다는 저의 삶과 아주 개인적 가치관에 의해서 축적된 음식으로, 말하자면 약간 유기농 같은 음식이랄까(웃음). 양념이 많지 않은 날 것, 재료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기에 제가 했던 이 온라인 수업이 화려하게 어필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오래갈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사실 요즘 힐링과 명상, 이런 단어가 헤프게 쓰이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정말 그런 가치를 지닌 것이 있다고 말하기가 오히려 조심스러운데요, 아시다시피 코로나 시대가 진짜 모든 것을 일단 멈춤, 쉬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그 가치를 되새기게 되지요.
 그간 무대 위에 올라간 현대무용 작품의 흐름을 보아도 무용수의 몸을 극한으로 몰아 보기에 화려하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의 피로감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무용수들의 자산인 몸이 대상화되어 소모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유연한 하루’ 시리즈가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 나의 몸을 보살피자는 메시지가 있어 좋았습니다. 무용수들뿐만 아니라 몸을 일하는 데 쓰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부분이지요.
 ‘유연한 하루’ 5회에서 자기 이름을 몸으로 쓰는 것도, 이것으로 작품을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마다 이름도 다르고 쓰는 방법에 대한 접근방식도 다를 테니 정말로 창의적인 많은 조합이 있을 것이고 또 외국인들이 한글의 모양이 굉장히 예쁘다고들 하는데 그런 면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요.
그렇습니다. 그 이름쓰기를 작품적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발전시키는 안무가도 존재하고요.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그걸 통해서 독특한 움직임을 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또 교육적인 면에서도 자기 이름을 자기가 쓴다는 것은 자기를 한 번 세워보는, 자기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해보는 것과 연결돼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움직임 매너리즘에서도 벗어나고 본인의 움직임과 자기 자신이 어떻게 연관이 되는가 살펴볼 수도 있어요.
 특히 현대무용에서는 마인드가 들어가면 신파적이라든가 약간 부담을 준다고 생각해 마인드를 배제하고 바디로서의 역할만 강요했던 것이 트렌드처럼 된 측면도 있습니다. 이제는 바디와 마인드가 같이 만나 본연의 상태로 돌아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바디 움직임과 마인드를 놓고 거기에 맞는 정신적인 것, 영적인 것하고 연결하는 그런 쪽에 관심이 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맛있는 음식이 아닌가, 당장 먹기에는 조금 익숙하지 않은 맛이더라도 가장 몸에 좋은 음식이 아닐까 감히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 온라인 홈트레이닝 시리즈 ‘유연한 하루’




예술감독직은 3년 임기로 기간이 한정돼있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역사가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보니 사실 작업행보를 쌓기에도 바빴기 때문에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예술감독이 교체될 때마다 레퍼토리가 달라지고 연속성을 잃어버리는 것은 다소 소모적이라는 의견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남정호 예술감독께서는 균형감을 어떻게 맞출 생각이신지, 지난 10년간의 작업에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분 또 수정 보완됐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3명의 예술감독을 거쳤고 제가 네 번째로 부임했는데요. 초기에는 이사직을 맡으면서 무용단 옆에 조금 있었는데, 3명의 예술감독이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셨더군요. 각자 다른 자신들의 개성들을 드러내면서 행정적으로도 많이 이루었는데, 저는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좋은 것들을 잘 연결하려고 합니다.
 안성수 예술감독 때에 와서는 국립현대무용단이 하나의 단체로서 시스템을 잘 운영하고 있었고 그 시스템은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를 잘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개인 무용단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이 나누려고 해요. 현대무용계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세일즈하는 작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도 많지요. 자기 작품을 묵묵하게 하는 사람들이 좀 더 현장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면 예술감독께서 직접 안무하는 작품은 어느 정도 만드실 계획일까요? 또 그러한 작업을 관통하는 예술적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전 더 소통하고 공감을 갖게 하는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작품 기회를 주고 제 작품은 일 년에 하나 정도 하고 싶습니다. 그런 작품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나의 기량을 과시하는 것보단 현재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 외면하지 않는, 현대예술의 하나로서 현대무용이기에 현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 문제에 대해 무용으로 나의 소신을 밝히는 그런 작업을 하게 될 거 같습니다.

키워드를 ‘공감과 소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하나 더 ‘존중’도 덧붙이고 싶습니다. 사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존중이 없다면 진정한 공감과 소통은 이루어지기 어렵지요. 그간 남정호 예술감독의 작업을 보면 그런 존중어린 시선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웃음)
 근래 작업은 주로 즉흥무대에서 보여주셨는데, 국립현대무용단에서는 즉흥을 어떤 방향으로 접목시키실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사실 즉흥에 몰입하게 된 기간은 그렇게 길진 않고 제 인생길에서 후반부라고 생각해요. 즉흥은 제가 모르고 있는 나를, 숨어있는 나를 끄집어내는 데 좋은 도구였고 교육적인 차원에서 많이 활용했어요. 작품할 때 무용수들에게도 그 도구를 사용해서 같이 작품을 하는, 즐거움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데 유효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용수들은 안무가가 만들어 준 상황을 복사하기는 쉬운데, 배경, 가치관, 신체 조건도 다르고 다 다른 인간이어서 사실 복사도 안 됩니다. 즉흥은, 여러 가지 스킬 면에서도 그렇고 어떤 상황을 주고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무브먼트를 끄집어내서 같이 잘 연마하고 새로운 제3의 동작으로 어휘로 만드는 시스템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작업할 때도 그렇게 했어요. 어떻게 보면 동업자이지요, 무용수들이 재료를 내놓았으니깐. 안무자가 주는 대로 잘 구현하는 무용수가 아닌 무용수도 작업의 한 파트너로서 초대하는 작업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무용수들을 오디션 할 때도 즉흥을 사용했어요. 기왕 좋은 무용수도 있지만, 즉흥이 독특하고 잘하는 무용수들을 뽑았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안무 안성수) 〈봄의 제전〉 ⓒAiden Hwang




결국은 예술감독과의 교감과 소통,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무용수의 활동에도 반영될 거 같군요. 무용수들에 대한 언급이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국립현대무용단에서 그동안 안무가들에 대한 지원은 여러 가지로 존재해왔는데 정단원 없이 프로젝트성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무대에 서는 것을 대가로 수입이 생기는 무용수들에게는 코로나가 큰 타격이 되었을 겁니다. 이런 경우에 국립현대무용단에서는 프리랜서들을 위한 정부 정책과 별개로 무용수들에게 최소한의 대우라도 보장해줄 수 있는 방책을 운영 중인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부임하고 나서 5개월 동안 쭉 그렇게 해왔습니다. 시즌 초반 라인업이 변경되고, 계획한 것을 온라인으로 돌리면서 무대에서 했던 것만큼 100% 안 됐을 수도 있는데 최대한 대우를 했습니다. 어떤 작품은 1/3 정도 들어갔는데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내년으로 옮긴 경우엔 1/3 정도 진전된 시간과 에너지적인 것을 금전으로 보상을 했어요. 오프닝 프로그램인 〈봄의 제전〉도 결국에 공연은 못 했지만 무용수들은 연습을 했으니깐 보상했고, 안무자와 모든 스탭들에게도 보상했지요. 그다음 〈비욘드 블랙〉은 극장에서 하려 했는데 못 해서 영상 작업을 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습니다.
 한 공연이 올라가면 무용수, 안무자, 수많은 스탭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보상은 최대한 했고 앞으로 있을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메인 스탭이 없지만 외부의 안무자를 초빙해 와도 외부 안무자와 작업하는 무용수, 스탭들 다 대한민국 무용계에서 일하는 분들이니깐 그분들한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합리적으로 보수를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충분하진 않을 겁니다. 또 라인업 중에서 기존에 했던 작품을 일주일에 한 편씩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상영회를 했습니다.

TV 프로그램은 방영횟수에 따라 출연료가 지급되지요. 온라인 상영회에도 그런 개념으로 출연료가 적용되었나요?
우리도 한 회당 또는 하루에 한 번 나가는 것을 공연을 한 번 하는 거로 계산해 무용수에게 출연료가 지급되었어요. 출연료를 먼저 해결해야 해서 준비 기간을 좀 거친 후 4월에 〈봄의 제전〉 상영회를 했지요. 코로나가 터지자마자 바로 준비를 해서 이렇게 송출하니깐 해외문화원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였습니다. 거기에서도 회당 얼마의 페이를 제시하면서 작품을 사가는 개념처럼 본인들 채널에서 상영회를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이미 협의가 된 것도 있고, 진행 중인 것도 있습니다. 일단 당장 다음 주에 나이지리아에서 상영하고 벨기에와도 협의 중입니다.




국립현대무용단(안무 신창호) 〈비욘드 블랙〉 ⓒAiden Hwang




6월에 발표한 신창호 안무가의 〈비욘드 블랙〉은 코로나 시대에 국립현대무용단 스스로 온라인 공연에 대한 실험이 됐을 거 같습니다. 카메라 워크의 독특함이나 편집을 언급한 대체적인 평들로 미루어,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용도의 새로운 공연형식을 정의해야 할 시대가 도래했지요. 무용단 내부적으로는 이 경험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적으로 같이 이야기한 건 없지만 이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시대가 요청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비욘드 블랙〉이 영상 작업을 했다면 간단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어요. 안무가도 일단 무대를 대상으로 무용수를 스카우트했고 작품도 많이 진행한 상황에서 영상 작업으로 전환하다 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걸 타진했습니다. 정말 좋은 공부가 됐고 관객도 신선하다면서 상당히 좋아했어요. 우리가 공연을 찍어서 유튜브에서 내보내는 것과는 또 다른 카메라 각도가 있다 보니 신선하지요.
 국립현대무용단에 마니아층이 있습니다. 전임감독과 홍보팀과 기획팀이 일군 성과인데, 그분들이 신선하고 재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했고 신창호 안무가도 실시간으로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특히 다른 작품과 다르게 4일 내내 영상을 찍었어요. 20분짜리 영상을 정말 영화처럼 한 씬 한 씬 찍었는데, 예산을 많이 투입한 거에 비해서 안 느껴지면 어떨까 고민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카메라 각도가 신선하니깐 무용을 이렇게 보는 경험을 많이 못 해봤다는 점에 관객들이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청자 수는 어느 정도 됐나요?
네이버에서 하루, 유튜브에서 이틀 한 걸 다 합쳤을 때 칠천 명 정도 되었습니다. 아까 이야기한 거에 첨가하면, 발레는 알겠는데 현대무용이 갑자기 왜 인기가 생겼나 생각해보면 현대무용이 주는 신선한 느낌과 의외로 대중적인 느낌 때문인 거 같아요. 가끔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면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거기서 데이트도 하고 친구들도 만납니다. 현대예술이 대체로 난해하고 엘리트적이지만 그중에서 현대미술과 현대무용은 전세계적으로 볼 때 이제는 대중성을 확보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대무용은 유럽에서는 주류이고 발레는 이미 전통, 우리가 한국무용을 옛날이야기처럼 생각하듯이 현대무용이 완전히 메인이지요. 루브르 박물관보다는 오르세 미술관을 좋아하고 이보다 새로운 현대미술을 좋아하고 그게 현대인과 현대가 맞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첨단의 현대에 맞이한 팬데믹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었다고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문화예술 또한 빈익빈부익부의 논리로 어느 정도 자본과 유통망을 쥐고 있는 대극장과 대기업이 훨씬 더 유리한 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독립예술가들 입장에서는 공연현장을 유튜브 개인채널이면 모를까 네이버 같은 곳까지 올리기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비욘드 블랙〉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진행해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촬영장비라든가 전문 인력이라든가 또 송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으려면 공간도 확보되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많지요. 이런 것들을 국립현대무용단이 구비하여 독립예술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혹시 고려해보셨는지요.
당연히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테크놀로지에 취약하고 보니 그런 면에서 만약에 무대공연이 없어질 때 무용가로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동영상, 온라인이라는 걸 활용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국립현대무용단에서 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에 젊은 안무가들을 초빙해서 작품을 하게 하는 ‘스텝업’이라든가 ‘안무랩’ 등은 작품이 영상으로 송출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 생각입니다.

장비 등의 하드웨어도 문제지만, 움직임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영상으로 연결시키는 인력이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극장에서는 감상 위치와 시야가 제한되어 있어도 무엇을 집중해 볼 것인지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온라인은 선택권도 일부 빼앗기는 셈이니까요. 춤의 포인트를 잘 아는 사람이 카메라 워크나 편집점을 그에 맞추어주면 좋겠습니다. 이번 〈비욘드 블랙〉도 안무가의 인터뷰를 보니 LDP 출신의 이용우 배우를 불러와 도움을 얻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국립현대무용단이 나서면 보다 좋은 인력이 확보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안무자가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 영상하는 작가와 처음부터 작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이전에는 작업을 먼저하고 기록으로써 영상을 활용했다면, 지금은 마치 영화를 찍듯이 영화감독과 영상감독이 같이 작업하는 그런 시대가 온 거 같고 그런 면에서 영상 쪽의 인재들이 무용 분야로 더 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국립현대무용단이 선보였던 작품을 디지털화하는 건 어떻게 추진하고 있을까요? 저작권도 걸려있어서 공개적으로 공유하긴 쉽지 않겠지만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국공립단체들이 같이 또 따로 유료화 사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홈페이지에 완전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가는 건 먼 얘기가 될 것이고 기존에 있는 플랫폼 예를 들면 네이버 영화서비스, 영화를 결제하고 볼 수 있듯이 무용 필름들도 가능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무료로 올라가는 것들도 우리가 가진 네이버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활용할 거예요.
 지금 준비중인 필름이 하나 있습니다. 김설진의 〈볼레로 만들기〉라는 작품을 완전히 드라마 촬영하는 것처럼 세트에서 댄스 필름을 찍었어요. 지금은 편집 중이고 9월말 정도에 완성이 될 건데, 영화처럼 프리미어도 하고 개별적으로 보고 싶은 분들은 구매하여 볼 수 있도록 유통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이명세 감독의 단편, 드라마에도 출연했던 김설진씨라 댄스 필름의 출발주자로 자연스럽네요.(웃음) 7-8월에 진행하는 안무랩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안무랩은 안무자 10명을 선정해서 이 코로나 시대에 자기 자신에 대해 리서치를 하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코로나를 맞이했으니 약간 스톱하고 다시 자기 자신한테 돌아와서 ‘자기를 확실히 해체해서 보는 시간을 가지자’ 해서 소액의 개런티를 주고 자기 리서치를 하게 했습니다. 지난주에 중간발표를 했고 8월 12일 N스튜디오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거에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10명의 안무가가 다른 사람, 평론가, 기자, 전문가들을 모시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안무가들도 만족해하고 지난주 중간발표회 때 보니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좋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이 사람들에게 뭔가 필요한 시기였는데 마침 안무랩에 참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립현대무용단 ‘스텝업’_ 황수현 〈검정감각 360〉 ⓒAiden Hwang



국립현대무용단 ‘스텝업’_ 임샛별 〈안녕하신가요〉 ⓒAiden Hwang



국립현대무용단 ‘스텝업’_ 김찬우·최윤석 〈하드디스크〉 ⓒAiden Hwang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던 작가들이 코로나로 국내에 머물게 된 상황에서 서로에게 좋은 기회라고 보이구요. 10월에 발표할 신작은 어떤 것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디션을 치러 무용수를 뽑았고 연습을 시작한 지 두 달 반 정도 되었어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작품이에요. 영원한 과제인데 특히 지금 현재 일어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바쁘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경쟁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이기거나 죽이지 않으면 자기가 살 수 없는, (죽인다는 말은 생명이 끊어지는 게 아니라 자리를 뺏거나 무대에서 쫓아낸다던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요) 생존 경쟁을 거듭해 왔어요. 그걸 우화적으로 다루는 작품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그런 생존 경쟁을 거쳐서 가까스로 여기까지 왔고, 경쟁을 통해서 내가 태어났고, 내가 아는 또 내가 모르는 수많은 경쟁이 있었을 거고 어떤 면에서는 경쟁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내가 모르는 수많은 피해 또 내가 아는 피해도 있었을 겁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로서의 역을 갖고 있으면서 인생을 사는 인간 이야기입니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우리가 보람 있거나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몸이 영광스럽죠. 그렇지 않을 때, 죽었다는 게 아니고 원하지 않은 일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할 때의 몸. 여러 가지 상황, 상징이 있는데 몸을 두 가지로 분류해봤어요. 영혼이 곁들지 않은 몸, 마음이 없는 몸은 시체이지요. 그리고 그렇지 않은 상태에 특히 댄서가 자기가 잘하는, 좋아하는 춤을 출 때 영광이 있어요. 처음에는 14명의 무용수가 영광스럽게 춤을 추는데, 경쟁을 통해 마지막에 한 명이 남게 됩니다.

신작이 중요한 성찰의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국립현대무용단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는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는지요.
‘친하게 지내자’라는 타이틀인데 현대무용과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타이틀을 지었습니다. 문화비축기지(서울 마포구 소재)에서 진행할 예정이구요, 원래 3주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생기면서 오프라인 2주, 온라인 1주 이렇게 온오프라인을 섞는 방식으로 설계했습니다. 만약에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 온라인으로 즐기실 수 있도록요.
 문화비축기지에서 크게 3가지 콘텐츠로 나눠서 진행됩니다. 첫 번째는 로봇과 춤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권병준 작가가 로봇을 가지고 작업을 많이 하는데 그 로봇이랑 세 명의 안무가가 각자 안무를 선보이는 거고, T4에서 합니다. 공간 자체가 커서 그 중압감과 잘 어울릴 거 같아서 세팅했어요. 다음 세션은 즉흥춤인데, 신작에 참여하는 무용수들과 우리가 별도로 선발한 무용수들이 세션을 나눠서 즉흥춤을 선보이게 되고 유명한 음악가들과 각각 콜라보해서 할 수 있도록 선정됐습니다. 마지막 세션은 춤 작품 6편을 선정해서 공간에 맞춰 기존에 좋았던 레퍼토리나 무용계에서 한번 돌아보면 좋을 법한 작품들을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식으로 될 겁니다. 총 6편의 작품이라서 2주에 걸쳐서 영화제처럼 스케줄을 나눠서 하고 그다음에 온라인에서 영상으로 선보일 수 있게 할 겁니다. 그 외에는 아카이빙 전시도 하고 1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을 준비해서 온라인에서 충분히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병행하려고 합니다. 10살 되는 생일잔치를 거하게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춤웹진




지금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 10주년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현대무용의 역사 전체를 조망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앞으로 그 흐름의 중심에 국립현대무용단이 있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는 거 같습니다.
 그간 국립현대무용단의 국제적인 교류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이 있었습니다. 벨기에 리에주 극장과의 교류가 있었고 스웨덴 커넥션 등 우리나라로 외국의 안무가를 초청한 작업은 보이는데 과연 국립현대무용단이 해외진출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나 이런 부분이 가시적으로 와 닿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데 그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지요. 예술감독으로서 보시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인지, 보완책은 어떤 것이 있을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국제교류 특히 창작단체나 조직의 국제 교류는 서로의 특성과 운영 구조, 상호 간의 니즈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지속적 결의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국립현대무용단은 언급하신 극장이나 단체들을 비롯하여 스페인, 이탈리아나, 영국 등의 무용제작극장, 축제들과 2-3년 앞서 교류 방식을 타진하고 단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교류를 확대해왔습니다. 과거 무용단이 완성된 작품의 해외 진출 교류에 가장 힘을 쏟았다면, 최근 2-3년에는 안무가 교류나 공동 제작 등 제작 자체에 대한 힘을 쏟고 있습니다.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과 함께 기존 파트너들과 다음 사업에 대한 교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무자 교류나 국제 교류는 일회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기에 더더욱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교류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단체장의 3년 임기 자체가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예술감독의 예술적 방향성, 무용 철학이나 관점에 따라 파트너 선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18년도부터 국립현대무용단은 아시아 무용네트워트 co-work 그룹으로 아시아 파트너들과 점진적 교류를 시도하고 있고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교류사업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으나 정상화되는 대로 아시아권과의 본격적으로 교류를 제기할 계획입니다. 3월에 한·중·일 젊은 안무자들을 초빙해서 그들이 한국 무용수들을 오디션하고 작업해서 ‘가족’이라는 주제로 하자는 걸 결정했어요. 그런데 몇 가지 해왔던 국제교류들을 올해는 아무것도 못 합니다. 올해의 것이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이고 해외에서도 지금 올스톱된 상황으로 느껴져요. 그래서 이걸 영상으로 돌리기도 합니다.
 인터뷰하기 전에 프랑스의 예술교육기관인 La Fabrique de la danse에서 하는 워크숍을 같이 했는데, 온라인으로 자기네들이 만든 콘텐츠를 전 세계에 접근을 해서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타진하는 프로그램으로 보입니다.
 무용수들의 감각을 개발시키는 콘텐츠의 워크숍, 즉흥춤 프로그램 같은 것인데 오늘은 젊은 안무자가 간단하게 포트폴리오 앞장에는 무엇이 필요하고 몇 자 정도가 좋은지 너무나 자세하게 매뉴얼을 알려줍니다. 영상으로 하는 경우엔 몇 분 이상 가면 안 되고, 하고 싶은 작품 색깔과 포트폴리오 디자인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가 이런 매뉴얼을 가지고 팔더라고요. 다음 주에도 있는데, 이제 교류가 그런 식으로 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태까지 저 개인적으로 해왔던 해외 커넥션을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또 다른 작전을 지혜를 끄집어내서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다른 단체는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그동안은 우리가 국제교류를 해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자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 거 같습니다. 세계의 다른 사람들이 해왔던 걸 빠르게 흡수해서, 마침 인터넷이 발전했기에 현대의 안무자들이 서로의 작품을 빨리 볼 수 있는, 공연은 아니더라도 하나의 정보로서 마치 책 읽듯이 빨리 섭취할 수 있는 그런 식의 시대가 있었지요. 타인의 평가와 타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굉장히 궁금했고 재밌었고, 타인을 통해서 성장한 것을 주로 이야기해왔다면 이제는 내가 얼마나 갖고 있는가, 제가 안무랩에서 안무자들에게 이야기했던 그 시대가 올 수밖에 없는 시대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다른 사람, 다른 쪽에서 보려고 했던 걸 내 것을 추스르는 쪽으로, 국수주의적인 시각은 아니어도 말입니다.
 꼭 필요한 국제교류는 하되 국제교류를 한다는 자체는 지금은 의의가 없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거, 국립현대무용단이 10년밖에 안 됐지만, 굉장히 많은 작품을 해왔고 그 작품들이 10주년을 기념해서 몇 작품은 다시 살아나지만, 더 살아났을 수 있는 것도 많이 있고 해외교류한 것도 좋은 게 많이 있습니다. 그런 걸 다시 끄집어내서 조급하게 했던 걸 조금 단단하게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서구문명을 선진의 기준으로 삼고 성장해온 근현대사 속에 전통은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레 숨쉬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박물관에 보관해서 바라보는 무엇처럼 되어 버렸지요. 더군다나 현대무용은 그 어법 자체를 외국에서 배워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니 전통을 소화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타자의 시선으로 보았던 듯합니다.
 남정호 예술감독은 전통에 대한 언급을 계속 해오셨기 때문에 국립현대무용단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타인의 시선으로 보는 건 물론 필요합니다. 특히 예술가에게. 그것이 오리엔탈리즘 관점에서 보면 얄팍하니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무래도 해외 유학을 잠시 했고 그러면서 가치를 재확인하는 시기는 가졌습니다.
 저는 전통이라고 하면 꼭 과거는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이 내일로 가면 과거에 속하고 그래서 옛날 옛적에,도 포함되지만 전쟁 전의 이야기, 할머니 시대에 아버지 시대에 있었던 일도 하나의 전통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어린 시절에도 관심이 있어요. 그게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을 겁니다. 그게 당연하게 내 몸에 배어서 모국어가 한국어니깐 한국어를 말하듯이 몸짓이 나올 거라고 봐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거, 아름다움에 있어서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건 어쨌든 그렇게 연결되는 게 아닐까요.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향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작품을 많이 만들게 했어요. 잃어버린 거 말고 지금 현재 하고 있는 건 무엇인지. 이건 짬뽕인가 무슨 케이팝이라고 하지만...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라는 그거에 대한 내 고민은 있습니다. 한류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이 왔지요. 이 시대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은 있지만 거기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는 따뜻함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구르는 돌처럼〉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수업해오신 게 2018년 다큐멘터리 〈구르는 돌처럼〉에 소개되었고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작은 반향도 있었지요. 그 작업이 아마 지금 온라인에 올리신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와도 연결이 된 거 같습니다. 예술감독이 가진 소신을 국립현대무용단에 접목시켰을 때 일반 시민들이 현대무용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지점을 어떻게 맞출 계획인가요?
처음에 얘기한 맛없는, 얼핏 보면 맛있지 않은 유기농 음식이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은 계속해서 갈 거 같네요. 모든 국민들이 좋아하는 짠맛과 단맛이 잘 연결된 음식을 제가 가진 유기농 레시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공을 쌓아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국립현대무용단이 공공무용단으로서 국내 춤계에서 가지는 역할이 있는데 예술감독으로서 중점적으로 기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나에 대한 도전이랄까. 나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하고, 그것이 무용단에도 분명히 좋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만 할 겁니다. 에고이즘으로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무용을 하고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무용단에도, 무용계에서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을 운영하는 나라는 많이 없습니다. 바로 옆 일본에도 현대무용단이 없고 미국에도 내셔널 컨템퍼러리 무용단이 없지요. 머스 커닝햄 무용단, 마사 그레이엄 무용단, 트와일라 타프 무용단, 개인 이름을 갖고 있어요. 국가에서 현대무용을 서포트해주는 건 프랑스 등 서구 유럽의 소수 국가입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짧은 시간 안에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을 이뤄낸 우리나라 현대무용계의 필연적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면에서 이 사회에 굉장히 긍정적인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한민족에게서 나온 하나의 무용단이고 국립무용단과 국립발레단과 달리 현대무용단이 하는 역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용단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 무용단이 아니니깐.




(왼쪽부터) 방희망 춤비평가,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춤웹진




오늘 인터뷰를 통해 남정호 예술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이 ‘무위(無爲)의 위(爲)’와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체가 본래 제 역할과 자리를 자연스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홀로 보내는 시간 속에 자신이 가진 것을 점검하고 끄집어 낼 수 있게 하는 시도들을, 그 길을 먼저 걸어본 선행자로서 또 조력자로서 함께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쩔 수 없이 유발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마침 우리에게 근본적인 것에 대한 환기가 필요했던 참입니다. 초유의 시대상황에 기본을 다지며 새 출발을 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행보를 응원하겠습니다. 바쁜 일정 가운데 귀한 시간 내주어 고맙습니다.

 

정리: 이슬기 〈춤웹진〉 인턴기자

 

방희망

2013년 제1회 한국춤비평가협회 춤비평신인상을 통해 춤비평가로 등단했다. 현장 비평가로 다양한 춤 공연에 대한 비평작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춤비평가협회 정회원, <춤웹진>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 8.
사진제공_춤웹진, 국립현대무용단/Aiden Hwang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