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춤비평논저상 수상자 인터뷰

한국춤비평가협회는 춤비평논저상을 제정하고 지난 3월 ‘2021 춤비평논저상’ 시상식을 가졌다. 최우수논문과 우수논문에 각기 선정된 한석진, 정옥희 수상자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여 양인의 수상 소감과 연구 경로, 향후 계획 등을 알아보았다. 그 내용을 본 지면에 게재한다. - 편집자

2021 춤비평논저상 알아보기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282&board_name=plan
최우수논문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50&board_name=research
우수논문  http://www.koreadance.kr/board/board_view.php?view_id=49&board_name=research




  

최우수논문상 수상자 한석진, 우수논문상 수상자 정옥희




한석진 수상자 인터뷰

수상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먼저 한국춤비평가협회라는 권위 있는 단체에서 선정해주신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나 제1회 춤비평논저상 수상이라는 점에서도 더 의미 깊게 느낍니다. 사실 이 상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었고 더욱이 상을 염두하고 쓴 논문도 아니었기에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그저 얼떨떨했습니다. 앞으로 논문 한편 한편 쓸 때 굉장히 신중을 기할 것 같습니다. 성실하게 연구자의 길을 걸으라는 채찍 말씀으로 새겨듣고 연구에 전념하겠습니다.

춤비평논저상으로 선정된 논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번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디지털 퍼포먼스에서의 로봇 존재론 연구」는 디지털 퍼포먼스에서 로봇이 현존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로봇이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존재론적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기계철학 관점에서 탐구한 논문이었습니다. 로봇 퍼포먼스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가 인간과 기계의 대립적 구조를 전제로 하여 기계가 얼마나 인간만큼 수행할 수 있느냐에 머물러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간중심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난다면 로봇 퍼포먼스가 지니는 새로운 미학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학 경력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이론과에서 예술사를 졸업하고 이후 영국 서리대학교(University of Surrey)에서 무용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에서는 현상학과 포스트휴머니즘 관점에서 디지털 퍼포먼스 속 몸과 안무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주요 관심사 포함하여 연구 내용, 이력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동시대 춤과 퍼포먼스를 미학, 현상학, 미디어철학 관점에서 탐색해오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한양대학교 아트테크놀로지학과에서 박사후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 춤계에서의 페미니즘 담론의 필요성을 느껴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으로 ‘텔유어바웃허: 80년대 한국 페미니즘 무용’ 전시를 기획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소개해주세요.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최근에는 기계철학과 페미니즘이론을 아우르는 페미니스트 포스트휴머니즘 관점에서 동시대 퍼포먼스를 다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좋은 연구물을 발간하는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연구 실천을 통해 춤과 대중 간의 접점을 확장시키고 현장과 이론의 간극을 좁혀나가고 싶습니다.


정옥희 수상자 인터뷰

수상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우선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받게 되어 기뻤습니다. 알고 보니 수많은 논문들을 일일이 읽고 여러 단계의 심사와 토론을 거쳐 선정하셨다고 하여 더욱 영광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논문에 깔린 메시지, 즉 고리타분하다고 여겨지는 발레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조명하고 더욱 촉구하려는 의도에 깊이 공감해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춤비평논저상으로 선정된 논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발레계의 블랙페이스/옐로우페이스 논쟁 연구〉는 SNS에서 산발적으로 접하던 해외 발레계 소식을 흥미롭게 관찰하다가 쓰게 된 논문입니다. 최근 해외 발레계에선 고전 레퍼토리 속 블랙페이스 및 옐로우페이스 관행을 문제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다양한 사례와 복잡한 관점을 한데 모아 논쟁의 구조적인 윤곽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도식화된 논문구조에서 벗어나 논리의 흐름대로 본문을 전개한 것이 특징입니다.

수학 경력은 어떻게 되나요?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과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에서 학위를 받고 미국 템플대학교 무용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외에 유니버설발레단과 중국 광저우시립발레단에서 단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 포함하여 연구 내용, 이력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연구의 폭이 매우 넓은 사람입니다. 비판적 무용학의 기조 아래 미학부터 역사학, 사회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두루 아우르며 다양하게 연구를 이어왔습니다. 그럼에도 키워드가 있다면 인종과 민족, 사회적 참여, 미디어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편 논문쓰기 외에 대중적인 글쓰기와 비평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4월 말에는 〈진화하는 발레 클래스〉라는 대중서를 출간할 예정입니다. 발레 교육을 소재로 하지만 저의 기존 연구들과도 관점을 공유합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소개해주세요.
흔히 연구 활동은 창작에 비해 현장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있다고 여겨지지만, 논문 역시 사회적 의제를 제시하고 촉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여기의 춤을 바라보고 중요한 움직임을 감지하여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2022. 4.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