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부츠무용단 김수정
농업공동체 속에서 피어난 현대춤, 키부츠현대무용단
  • 일    시
    2023년 9월 11일(월) 오후 3시
  • 장    소
    아카데미아인 (서울 동교동)
대 담│ 김채현_〈춤웹진〉 편집장


ⓒ춤웹진



김채현: 김수정님은 이번에 SIDance를 계기로 일시 귀국했었지요? 현재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Kibbutz Contemporary Dance Company)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지요? 키부츠현대무용단(이하 키부츠무용단으로 간략히 표기되기도 함) 홈페이지를 보니까 창립자와 예술감독 등 무용단 내력을 알 수 있게 소개되어 있더군요. 우선 키부츠무용단은 이스라엘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요?
김수정: 지금 바체바무용단(Batsheva Dance Company)과 함께 정상급입니다. 두 단체를 비교하는 이유는 규모가 이스라엘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죠.

단원 규모는?
서로 비슷하지요.

무용단은 어디에 있어요?
바체바무용단은 텔아비브(Tel Aviv)에, 키부츠무용단은 그보다 북쪽인 가톤(Ga’aton) 지역에 있어요.

활동은 어떠한가요?
활동도 엇비슷한데 아마 바체바무용단은 오하드 나하린이 의자를 갖고 진행한 그 작품 때문에 아마 투어를 더 많이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좀 덜한 것 같아요. 지금은 키부츠현대무용단의 라미(Rami) 감독님이 훨씬 더 많이 활동해요.

바체바무용단과 키부츠무용단은 어떤 차이가 있어요?
다 컨템퍼러리댄스인데 키부츠무용단이 훨씬 더 피지컬한 듯하지요. 바체바무용단은 오하드가 가가를 기본으로 하므로 느낌들 자체가 대개 비슷하거든요. 키부츠는 움직임의 형상이 조금 더 또렷하면서 다이내믹합니다.

그다음에 또 다른 단체가 또 있다면?
예루살렘에 있는 버티고 댄스 컴퍼니(Vertigo Dance Company)가 있죠.

버티고 댄스 컴퍼니도 국내에 좀 알려져 있지요.
단원 규모가 좀 작습니다만 활동 많고 인정도 많이 받아요. 키부츠, 바체바, 버티고, 인발 핀토(Inbal Pinto) 등 색깔이 다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스라엘이 낯선 게 아니에요. 분쟁 내지는 전쟁이 잦죠. 일반 사람에겐 그쪽 춤이 낯설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현대무용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스라엘의 춤 자체 내지는 무용단들이 낯설지 않을 정도이고 또 우리가 작품도 종종 보잖아요. 그렇더라도 이스라엘에서 우리 무용인이 활동한다는 것은 무용인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지금 바체바, 버티고, 빈발 핀토, 키부츠를 통털어 여기서 지금 활동하는 한국인이 또 있는가요?
저밖에 없죠. 바체바에 남자 무용수가 한 명 있은 것 같은데 지금 없지요.

수정님이 키부츠에 갔을 적에 한국인이 아무도 없었어요?
없었어요. 제가 최초 한국인 무용수예요. 제가 입단하기 전에 일본인 무용수가 몇 년 전에 있었대요. 일본 무용수가 떠나고 나서 라미 감독님이 동양인 무용수를 찾고 있었는데, 제가 들어갔다고 들었습니다.



김수정 ⓒ춤웹진



키부츠무용단에 언제 어떤 연유로 입단했나요?
2014년 9월 일입니다. 국립현대무용단에 우리 이브기(Uri lvgi)와 요한 그레벤(Johan Greben)이라는 커플을 객원 안무자로 홍승엽 예술감독이 초빙하여 2012년 〈소셜 스킨〉(Social Skin)을 안무했고, 그때 제가 객원 무용수로 뛰었었죠. 그레벤은 암스테르담에서 온 사람이고, 이브기는 이스라엘인으로 오래전에 키부츠 단원이었어요. 그래서 키부츠 메소드이다 보니까 당시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작업할 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두 사람은 국립현대무용단 어떤 역할을 한 거예요?
초청 안무자죠. 그 공연 끝나고 나서 이브기가 저한테 “수정, 이스라엘에 가보는 거 어떻겠냐?”고 물었어요.

무용단 오디션을 보는 건가요?
아니요. 제가 이미 나이가 좀 있어서 무용단 오디션을 생각해서 간 게 아니라 5개월 과정 연수 프로그램엘 갔었어요. 이스라엘 춤을 보고 싶었고, 어느 페스티벌에 가는 것처럼 이스라엘에 간 거죠. 그때 감독님이 저를 픽업한 거죠.

2014년에 갔어요?
2013년에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듬해 조인한 거죠.

5개월 동안 과정이 어땠어요?
숙식을 제공하고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그냥 하루 종일 춤만 추는 거예요. 레퍼토리 배우고 가가 클래스도 하고 그 다음에 히브리 역사도 배우고 히브리어도 배우고, 이스라엘 투어도 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거를 다 익히는 거죠. 춤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문화, 음식, 모두 익혀요.

홈페이지에도 소개되듯이 Dance Journey Study 프로그램이죠? 댄서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적응하는 교육이네요.
네. 키부츠현대무용단의 메인컴퍼니 사람이 티칭하거나 외부 사람이 와서 티칭하죠.

춤 수련으로는 뭘 한 거예요?
키부츠, 예술감독 라미의 랭귀지를 배우는 거예요. 키부츠 작품 레퍼토리를 컴퍼니 들어가기 전에 배우는 거지요. 제가 갈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컴퍼니 가서 보니까 이 프로그램이 사실은 프로페셔널 댄서를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키부츠현대무용단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이었어요. 그러니까 입단 전에 미리 준비시키는 거예요. 무용수를 뽑기 위해 미리 훈련시키는 거죠.

춤을 함께 수련하듯이 하고 또 뭘 하나요?
유대인들의 풍속, 관행을 익히고 히브리어도 배우고 이스라엘에 있는 사막이나 그다음에 투어도 하고 이스라엘의 사막 같은 곳이나 곳곳의 관광지를 가기도 해요.

이스라엘을 가급적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거군요.
그렇죠. 춤만 이해시키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스라엘을 배우고, 정치적인 이야기도 해줍니다.

무료로 연수하는 건 아니지요?
그만큼 비용이 있어요.

홈페이지에는 10,300달러로 나와 있네요. 우리 시세로 1,400만 원쯤 됩니다.
그때는 800만 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는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오니까 많아요.

5개월 동안 수강료를 내면 나머지 부담은 없어요?
숙식과 모든 걸 해주고 홀도 예약만 하면 사용할 수 있고, 개별적으로 안무할 프로젝트를 제공해 줘요. 안무했을 때 무용수들이 필요하잖아요. 무용수들도 본인이 결정해서 같이 작업을 할 기회가 있고 그 작품을 프로페셔널 안무자들처럼 공연할 수 있는 그런 기간을 만들어줘요.

그걸 어디서 공연해요?
키부츠의 가톤 지역에서 하죠. 메인컴퍼니가 공연하는 그 극장에서 프로페셔널 라이팅 디자이너랑 함께 합니다. 제가 그 디렉터를 하고 있어요.



김채현 ⓒ춤웹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이 좀 필요하겠습니다. 카부츠는 쉽게 말해서 이스라엘의 농업공동체입니다. 농업을 중심으로 한 생활공동체라 하겠습니다. 1909년에 시작해서 지금은 이스라엘 전국에 230개 정도 키부츠가 있고, 가톤 지역에 있는 키부츠에는 특이하게도 키부츠현대무용단이 있군요. 그래서 그 지역을 키부츠가톤이라 부르는 모양인데, 키부츠 가톤에 극장이 있는가요? 우리로 치면 어디 극장하고 비교를 할 수 있을까요?
무대 사이즈를 보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보단 넓고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만 하죠. 키부츠현대무용단은 메인, 세컨드 두 무용단이 있습니다.

극장의 물리적 규모가 아주 클 필요는 없죠.
메인컴퍼니는 항상 극장에서 연습하고 세컨드 컴퍼니는 스튜디오에서 하고 공연 있을 때만 공연장에서 공연합니다.

연수기간 때 공연할 기회를 준다는데, 몇 분 정도 되나요?
한 연수 프로그램당 한 40명 정도 참여하므로 그 친구들이 작업할 수 있는 안무 시간이 5분 내지 길면 7분 정도입니다.

그럼 그런 식으로 했는가요?
네. 지금은 제가 그 친구들을 코칭하고 있죠.

혹시 그 연수 그램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입단이 확정되는 거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

연수를 진행하면서 당사자의 습관도 보고 인성도 보겠죠?
그렇지요. 다만, 단원이 될지는 끝까지 몰라요.

그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이 40명 정도면 그 가운데 몇 명이 들어가나요?
40명 중 한 명, 아니면 없을 때도 있어요. 1년에 한 명 들어올 때도 있죠.

연수 후 단체에서 심사숙고해서 통보하는 방식이네요.
네. 보통 연수를 한 번만 한다는 게 1년을 하게 됩니다. 한 번 하고 나면 부족하고 욕심이 생기니까 5개월을 더 하죠. 그거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본인들이 더 원해요. 보통 컴퍼니에 들어온 친구들은 거의 한 10개월 하고 오죠.

수정님은 그때 연수를 한 번 했어요, 두 번 했어요?
저는 한 번을 하던 중간에 픽업됐어요. 묘했던 게, 제가 연수한 지 3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메인컴퍼니에서 여자 무용수 한 명이 문제가 생겼어요. 일주일 후에 투어를 독일로 가야 하는데 사람이 없다고 해서 긴급으로 라미 감독님이랑 리허설 디렉터랑 여자 무용수를 픽업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침에 동작해서 점심 때 오디션을 보고 라미 감독이 저를 뽑았어요. 그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일주일 동안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한 명의 메인컴퍼니 댄서와 리허설을 했어요. 그래서 메인컴퍼니와 한 4일 정도 독일로 투어를 갔죠. 그 여자 무용수 멘탈에 문제가 있어서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바로 교체해야 하니까 저를 데리고 간 거였어요. 저는 옆에서 대기하고, 리허설할 때마다 옆에서 같이 하고 그렇게 해서 갔다가 왔더니 저는 한 달을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 거죠.

출연하진 못했군요?
네, 출연하질 못했죠. 그 여자 댄서 정신이 멀쩡해졌거든요. 아무튼 첫 연수에 참여할 때 저는 제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했어요. 전 배우고 싶어서 왔는데 그 개념이 안 맞잖아요. 그래서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 번 더 연수했어요.

그때 이스라엘 가서 처음 참여했군요. 홈페이지를 보면 연수 프로그램은 2월에서 6월이 5개월이고 또 9월에서 1월로 되어 있어요. 1년에 10개월 동안 연수를 한다는 거거든요. 그럼 그때 가서 그냥 죽 있은 거예요?
아니요. 2개월간 중간 공백이 있기 때문에 일단 귀국했어요. 처음 갔을 적에 중도에 이미 픽업이 된 것과 마찬가지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했어요. 감독님이 첫 번째 연수 끝나고 저한테 컴퍼니 어프렌티스(연수단원)로 들어올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가 있고 컴퍼니 생각을 해서 간 게 아니기 때문에 어프렌티스로 있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생각을 조금 더 하고 싶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이스라엘 랭귀지를 배우고 싶어서 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번째 연수 이후 결정을 했어요. 정확히 배우고 나서 바로 컴퍼니에서 일하게 됐죠.

어프렌티스는 어느 정도 급수인가요?
어프렌티스가 되는 것도 되게 좋은 건데요. 대신에 공연을 못해요. 옆에서 계속 준비만 하는 거예요.

몇 년 동안인가요?
몇 년이 될지도 모르는 거죠. 바로 운이 좋아서 한 달 있다가 바로 공연할 수도 있는 거고 만약에 운이 별로 안 좋으면 1년 내내 어프렌티스로 있을 수도 있어요. 본인의 운에 달렸죠.

참관하고 보면서 단체가 댄서를 필요로 하면 비로소 공연하는 거네요.
네.

이스라엘에 2013년에 갔으니까 10년이 넘는군요. 컴퍼니를 경험한 지 올해로 딱 10년 되고요. 키부츠가 원래 농업공동체 아니에요. 이스라엘의 농업에서 차지하는 게 인구로 봐서는 키부츠에 속한 인구가 전체 농업인구 가운데 17%쯤 돼요. 상당히 높아요. 키부츠컨템퍼러리댄스컴퍼니가 소재한 지역인 키부츠 가톤은 가톤 강가에 있는 키부츠 농업공동체라는 뜻을 의미하죠.
네. 키부츠 가톤 주변에 다섯 개가 있어요. 키부츠 가톤에 들어가기 위한 철문이 있고, 그 철문을 지나 들어가면, 읍 같은 조그마한 마을 키부츠 가톤이 있어요. 가톤 안에 컴퍼니가 있고 사드나(Sadna)와 울판(Ulpan)이라는 댄스 스쿨이 있어요. 어릴 때부터 프로페셔널 댄서로 키우는 거죠. 댄싱에 관한 거는 키부츠 가톤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 옆에서 한 200m 내려오면 키부츠 예히암이라고, 치킨 공장이 있어요. 거기서 조금만 또 300m 올라가면 거기에 키부츠 에니아 호브라고 또 있어요.

그건 뭐지요?
공장입니다. 각 키부츠마다 특화된 농산물, 농축산물이 있나 봐요. 그래서 어떤 키부츠 놀러 가면 치킨 냄새가 나거나 또 어딜 가면 갤러리가 많은 곳도 있고 잘해놓았어요.

키부츠무용단은 키부츠 가톤이라는 농업공동체의 문화 설비로서 있는 거지요?
네. 키부츠 가톤 들어가는 첫 입구에 댄스 빌리지라 돼 있어요.

댄스 빌리지라고 댄스 빌리지 안에 숙소도 있는 거예요?
그렇죠. 키부츠 가톤을 댄스 빌리지라고 하는 것 같아요.

거주지와 무용단이 인접해서 출퇴근 시간 낭비가 없고 여유 있어 보입니다. 농업공동체가 저마다 문화 설비를 운영하는데 이스라엘에서는 흔한 일인 듯합니다. 어떤 키부츠는 연극단이 있거나 음악 연주 단체가 있을 수도 있죠. 그럼 키부츠 속에서 이런 무용단이 있는 곳은 여기뿐입니까?
그렇죠.

좀 특이합니다. 농업공동체 안에 있으니까 그쪽에 일반 주민들도 있을 거란 말이에요.
주민이 꽤 많은 편이에요.

꽤 많다는 걸 우리가 뭐 어느 정도로 짐작할 수 있을까요?
조그만 동(洞)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거기 자체 극장이 있는 건데 주민들이 많이 오나요?
네 주민들이 다 오고, 다른 키부츠에서도 와요.

키부츠 댄스 컴퍼니는 1년에 그 극장에서 몇 회 정도 공연을 해요?
해외 투어가 많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그 극장에서 공연을 못하는데, 보통 일주일에 한 번은 공연이 있어요. 적어도 2주에 한 번 정도 합니다.

공연할 때마다 레퍼토리가 바뀌는 거예요?
보통 한 두 달 정도는 같은 작품인데 그다음 달을 위해서 다른 작품이 한 두 개 정도는 겹쳐 있어요. 그 다음에 공연이나 이스라엘 투어나 외국 투어를 위해서 중간마다 작품이 바뀌죠. 그러니까 보통 1년에 평균 3개의 작품이 계속 돌아요. 하나의 작품을 신작으로 만들면서 작업하고, 두 세 작품은 레퍼토리로 돌아가면서 해요. 해외 같은 경우는 1년 전이나 2년 전 작품으로 투어합니다.

홈페이지 보니까 앞으로 예정된 공연으로 일정이 좀 촘촘하더라고요.
발표하기 전의 신작을 미리 올려놓는 거죠.

농업공동체 자체 극장에서 공연을 할 적에 입장료는 어느 정도 수준이에요?
입장료는 그렇게 많이 받지 않는 걸로 압니다. 보통 2만 5천 원 선이에요.

비싸진 않네요. 왜냐하면 이스라엘 국민 소득이 우리보다 엇비슷하거든요.
그리고 극장 옆에 사드나, 울판 학교가 있죠. 라미 감독님과는 별개지만 다 여기에서 졸업한 친구들이 바체바무용단으로 가거나 키부츠무용단으로 가요. 이스라엘 무용단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학교들이죠. 키부츠무용단과 연계된 학교는 아니에요. 그래도 학교에서 바체바나 키부츠 레퍼토리를 배워요. 울판은 12~17살 청소년이 다녀요. 더 어린 10~14살도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무용을 잘하는 친구들은 exellency라는 등급이 있어서 따로 분리해서 교육합니다. 사드나는 15~18살까지예요. 이 친구들도 여기 졸업하고 나면 바로 바체바나 키부츠에 가죠.

몇 년 과정이에요?
사드나는 제가 알기로는 2년 과정이고요. 컨템퍼러리댄스를 배워요. 발레는 기본으로 배우고요.

사드나가 가톤 안에 있다는 거죠?
네. 그런데 키부츠와는 별개의 조직이죠. 디렉터가 다르거든요.

말하자면 중고등학교 과정인데, 농업공동체 안에 있는 청소년 예술학교네요. 춤뿐만 아니고 다른 예술 분야도 여기서 배우는 거예요?
순수무용뿐만 아니라 재즈고 힙합이고 다 배워요. 단순히 현대무용만 배우는 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다 배우고요. 어린애들이 춤을 배워서 무용 전공으로 오는 exellency 그룹은 프로페셔널 댄스로 가기 위한 애들이고, 이제 막 시작하는 애들은 재즈를 배워요. 그러니까 그 안에서 춤을 잘 추면 exellency 그룹으로 들어가서 더 전문적으로 배우기도 하는 거죠.

여기에 있는 사드나하고 울판 두 학교의 재학생 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등급마다 다르긴 한데 보통 제가 클래스에 들어가면 많을 때는 20명이고요. 적을 때는 10명 이하죠. 보통 사드나 같은 경우는 프로페셔널 댄스로 키우는 학교라서 소수죠.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들인가요?
그거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학원 방식으로 운영되나요?
외국이랑 한국이랑 약간 다른 게 우리나라는 예술학교도 학력 위주잖아요. 이 친구들은 그런 게 아니라 춤을 배우고 싶으면 다니는 거죠. 어쨌든 졸업은 인정은 돼요. 즉 사드나 졸업했다는 게 프로필로 인정됩니다.

230개 키부츠 가운데 춤으로 특화된 농업공동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스라엘 내에서도 키부츠 가톤이 물론 잘 알려져 있겠죠?
네. 그래서 여름에 댄스 웨이브라고 해서 키부츠 가톤 사람들만이 아니라 한 시즌에 한 번 정도는 외부에서 춤 배우고 즐기러 온 사람들이 있어요. 캠프처럼요.

그게 댄스 빌리지 프로그램이에요?
네.

축제 비슷하겠네요?
네. 잔디밭에 텐트 쳐놓고 하룻밤 자면서 춤도 배우고요. 태권도 같은 것도 가르치고 요가도 있고 다양해요. 액세서리 같은 것도 만들어 팔고... 말하자면 춤을 배우는 축제죠.

춤이 있는 장터 축제네요.
네. 여름에 하루 밤낮 열려요. 그리고 좋은 게 공연을 투어하는 사람들이 일년 내내 꽤 돼요. 메인컴퍼니가 매일 극장에서 리허설하는데 틈틈이 저희 리허설하는 거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저희는 그냥 리허설을 하는 거지만 이 사람들은 그거를 보기 위해서 투어를 오는 거예요. 프로페셔널 댄서들이 작업하는 걸 관람하는 리허설 관람 코스인 거죠. 처음에는 어색했었어요. 연습하고 있는데 웬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극장에 앉았다 나가니까요. 나중에는 이게 리사이클이 되더라고요. 리허설 때 봤던 사람들이 나중에 저희 공연을 한다고 하면 티켓을 예매해서 오는 거죠. 그러니까 다 연관되고 관객으로 이어지는 거지요.

거기가 이스라엘 북쪽이란 말이에요. 갈릴리 호수가 있는데, 연수할 때 갔었어요?
갔어요. 연수 코스예요. 데드씨(死海), 네게브 사막도 갑니다.

키부츠는 지역 농업공동체인데, 그 안에서 특화된 예술단체로서 댄스 빌리지를 갖고 어떻게 보면 하나의 관광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하지요. 관광 여행 프로그램에서 무슨 볼거리만 생각할 게 아니라 말하자면 그 생활 공동체 내에서 외지인에게 뭔가를 보여주면서 심어주는, 문화예술적으로 특화된 지역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키부츠 가톤 검색하면 댄스빌리지 프로그램이 나오더군요. 말하자면 순례라고 할까요. 며칠간 프로그램인가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매번 그룹이 바뀌니까요

1박이나 2박을 하고 그래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이스라엘 사람들이니까요. 잠깐 와서 보고 가는 식이죠. 이것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 안에 있는 그 극장은 키부츠무용단 소유예요?
네 그렇죠.

월급을 받는가요?
그렇죠

얼마나 받는가요?
1년마다 계약이 갱신돼서 급여가 올라가죠. 처음 들어온 단원과 급여가 달라요. 기본급이 있고, 공연 때마다 공연 수당이 있으니까 더해지죠.

월급으로 생활이 되는가요?
월급으로 살 만 합니다. 컴퍼니 단원이 쓸 수 있는 숙소가 있어요. 키부츠가 관리하는 아파트먼트를 댄서들이 렌트를 하는 거죠. 댄서들이 좋아하는 집을 골라 렌트해요. 원룸이나 투룸, 프라이빗한 룸 등등 선택해서 계약하고 살면 돼요. 그만큼 가격 차이가 나겠지만 그건 본인들이 알아서 하면 돼요

키부츠무용단에서 숙소하고 얼마나 떨어져 있어요?
저는 걸어서 5분~10분 정도 되고, 다른 댄서들도 비슷해요.

같은 동네 마을 개념이네요.
네. 5~10분 안에 스튜디오에도 갈 수 있어요.

각 임대 주택은 키부츠 가톤에서 운영하는 건가요?
네 그렇죠. 집세를 내면 가부츠 가톤에 사는 커뮤니티 페이를 내야 해요. 그러한 소정의 금액이 다 들어가 있어요. 집세는 매달 7만 원 정도 돼요.

커뮤니티 페이는 나중에 돌려받는가요?
1년마다 돌려받는 커뮤니티 페이가 있는데, 월급에서 세금을 제한 걸 돌려받는 건지 확실하진 않아요.

농업공동체이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기는데, 생산하는 농산물은 자체 내에서 우선 소비하겠지요. 현지 생산 농산물이니까 어떤 거는 신선하고 유기농이라 그럴까 그런 걸 좀 많이 접할 수 있겠네요.
채소하고 과일은 정말 신선하고 좋아요. 키부츠 같은 경우는 옆에 아보카도 농장이 있고, 아보카도가 조금 더 쌀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많이 사다놓죠, 하여튼 그런 식으로 농산물이 특화된 것들은 싸게 구할 때도 있어요.

키부츠 가톤 안에서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나요?
네. 슈퍼마켓도 있고, 요새는 한국 라면도 있어요. 옷도 저렴하고, 보건소도 있어요. 요가나 필라테스도 배울 수 있고요.

급여가 독신으로서 먹고 살 만큼은 된다는 건데, 저축은 하는가요?
저축할 순 있죠.

이스라엘 상황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무슨 노후 대책이라든지 연금이라든지, 매달 연금은 안 냅니까?
저는 인터내셔널 댄서라서 세금으로 납부한 걸 나중에 받는 정도인 것 같아요. 연금을 납부하지는 않습니다.

홈페이지 소개를 보면, 키부프무용단에 메인 공연단과 세컨드 공연단이 있습니다. 메인은 1973년에 만들어졌고 세컨드는 1994년에 만들어졌는데 메인은 지금 단원이 약 18명, 세컨드는 14명으로 소개돼 있거든요. 세컨드는 18살에서 24살인 사람, 메인은 나이 제한이 없죠. 메인에서는 이스라엘 사람이 몇 프로 정도 되는 거예요?
남자 9명, 여자 9명 총 18명 가운데 이스라엘 사람이 여자 무용수는 4명이고요. 남자 무용수는 1명이에요.

이스라엘 인구가 천만 명이거든요. 어찌 보면 그렇게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네요. 그러니까 그만한 단원들은 유지할 여력이 된다면, 단원을 이스라엘 사람들만으로 채우기에는 좀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세컨드 컴퍼니 같은 경우는 다 이스라엘 사람이에요. 메인컴퍼니를 이스라엘 사람을 다 넣고 싶긴 할 텐데, 오히려 인터내셔널 댄서를 넣으면 안 좋은 게 워킹 비자 부담금이 커서 힘들거든요. 인터내셔널 댄서 1명을 무용단에 들이려면 사실 무용단으로서는 상당한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감독님은 워낙 해외 댄서들을 좋아합니다.

바체바, 버티고는 어떤가요?
바체바의 메인컴퍼니 같은 경우는 이스라엘 사람이 한두 명 있을 거고, 다 해외 댄서일 거예요. 버티고는 거의 이스라엘 사람이에요.

그 이유는 뭘까요?
나이가 많은 무용수가 훨씬 많아요. 그러니까 연령대가 좀 높은 무용단이죠. 이에 비하여 바체바는 연령대가 낮은데 유럽 무용수들이 더 많아요.

키부츠 메인은 평균 연령이 몇 살인가요?
20~23세 정도 돼요.

그 사람들하고 김수정 님은 나이 차이가 크네요.
그렇죠. 자식뻘이죠.

어찌 보면 상당히 나이에 비해서는 오래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네 그렇죠. 거기서는 예외적인 일이라고 얘기해요.

그런 예외적인 일이 왜 있을까요?
글쎄요. 이스라엘 사람도 아니고 인터내셔널 댄서를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컴퍼니에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선 감독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제가 유니크하다는 거지죠.

어떤 점에서 유니크하다고 표현하던가요?
제 춤집을 보시고 다른 무용수들보다 상당히 깊이 있다고 말씀해 주시거든요. 그 깊이를 젊은 무용수들이 따라갈 수 있는 게 아니라 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깊이라는 것에 대해서 점수를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체력을 죽 유지하려면 나름대로 노력 계속을 기울여야 하겠네요.
당연하죠.

1년에 몇 회 정도 출연해요?
공연 있을 때는 매번 하죠.

일주일에 3번 출연하면 1년에 150번일 것이고, 한 달에 10번 하면은 1년에 120번일테죠.
투어가 많을 때는 더 많긴 하죠. 제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덜 뛰는 게 아니라 다른 무용수들과 똑같이 출연합니다. 한 달에 한 번 8번~9번 공연이 있다고 치면 100번 이상이죠.

무용단에 매일 출근하는가요?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금요일, 토요일에 쉽니다. 9시 30분부터 11시까지가 워밍업 시간이어서 발레나 컨템퍼러리를 하며 몸 트레이닝을 해요. 11시부터 1시까지는 작품 연습하고 1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 2시부터 5시까지 일하죠.

2014년에 말하자면 입사했단 말이죠. 이렇게 오래 있을 거라 생각했던가요?
아니요. 1년마다 계약하거든요. 저는 그전에 있었던 무용수 중에 1년만에 잘리는 것도 봤어요. 제가 나이도 있다 보니 계속 연장이 된다거나 이렇게 오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3~4년 동안 감독님이 저한테 물어보지 않고 계속 작업을 하니까 연장이 되나보다 했는데, 남자 무용수들은 1년마다 면담을 했더라고요. 저한텐 거의 물어보지 않았어요.



김수정 ⓒ춤웹진



무용단의 예술감독이 라미 베어(Rami Be’er)로 1957년생인데 1996년에 무용단의 예술감독이 됐더라고요. 무용단은 1973년에 결성이 됐고요. 라비 베어는 유대인으로서 음악 집안인데 본인은 또 첼로를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춤도 배웠어요. 무용단은 예후디트 아르논(Yehudit Arnon)이 창설했어요. 여자 분인데 특이한 게 체코 슬로바키아 출신인데 그 끔찍한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예요. 헝가리에 갔다가 이스라엘로 와서 키부츠에 가담해서 키부츠 내에서 춤 내지는 동작을 하는 단체를 결성해서 하다 보니 1973년에 무용단을 만들게 된단 말이에요. 1996년부터는 라미 베어가 계속 예술감독으로서 계속 단체를 이끌고 있는데, 보니까 라미 베어의 안무작이 길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단체의 안무를 다른 사람은 하지 않습니까?
감독님만 해요.

라미 베어가 올해 60대 후반에 접어드는데 앞으로도 얼마나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객원 안무를 제안한 적 있었거든요. 왜냐하면 무용수들도 프레시한 영감을 받을 필요가 있으니까요.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고, 또 문제는 저희가 투어가 굉장히 많고, 객원 안무자가 오면 그만큼 또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까 시간이 분리가 되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걸 기피하시는 듯해요.

혼자서 계속 그렇게 안무한다는 거는 일장일단이 있단 말이죠. 단점으로 넣을 수 있는 게 단조롭고, 자기 인용을 하다 보면 작품이 비슷비슷하고, 작품 간의 어떤 차별성이 적어서 사람들이 신선한 감을 못 느껴서 호기심이 떨어지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 그런 어떤 맹점이 없는지?
솔직히 얘기하면 그런 부분도 작업하다 보면 느낄 때가 있긴 있어요. 그런데 어떤 식으로든 계속 변형시키긴 하죠.

작품 안무를 할 적에 평소 리허설 내지는 워크숍을 할 때 라미 예술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게 뭐예요?
일단 무용수들한테도 항상 얘기하는 건데, 한 생각을 고수하는 거를 원하시진 않아요. 계속 뭔가를 트라이할 때도 있고, 어떤 것이 결정된다고 해도 그걸로 계속 고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식으로 계속 변형하길 원하시죠. 그리고 단원들이 생각하는 바를 계속 몸으로 보여주게끔 하죠. 그러니까 어떻게 하라고 제안하시죠. 보통 어른 단원들도 있고 나이가 많은 단원들도 있는데 나이가 많은 단원들은 제안할 때도 있는데, 나이가 좀 어린 단원들 같은 경우는 감독님이 제안하는 대로 합니다. 감독님이 계속 시도하다가 마음에 들면 그걸 계속 유지하라는 식으로 해서 작업해서 계속 발전시켜요.

수정님은 제안을 많이 했어요?
저는 중간중간 많이 싸우기도 했어요. 처음에 아무 말씀 안 하시고 그냥 뭘 창작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혹시 생각해 놓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거기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보겠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고 난감하니까 아이디어가 없다면, 제가 어떤 기준점을 잡고 창작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소통하려고 이야기한 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왜 그렇게 말씀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어떤 정보에 대해서 들으면 거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기니까 그 안에서 벗어나기가 되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열어두시는 것 같더라고요.

단원들 가운데서 제일 나이가 많다 그랬잖아요. 수정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으로서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은 몇 살쯤 됩니까?
28살 정도 돼요.

20살 차이가 나네요.
그전에 38~39살이었던 남자 무용수가 이번에 그만뒀어요.

조직을 보니까 행정직이 상당히 많더라고. 매니지먼트 등...
그게 굉장히 잘 돼 있죠.

단원들보다 행정 관리 기획 쪽이 훨씬 수가 많은데 이분들의 인건비도 다 여기서 나가는 건가요? CEO인 아미라(Amira Teomi)는 변호사더라고요. 그분은 아마 월급을 받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미라는 월급을 관리하는 사람일 거예요. 만약에 라미가 어떤 무용수가 마음에 들어서 컴퍼니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하면 아미라와 상의하고, 오케이를 해야만 이 댄서가 들어올 수가 있어요.

아미라는 여기서 어느 정도로 오래 관계를 했어요?
오래된 것 같습니다.

수정님이 입단하기 전부터 있었나요?
네. 그렇죠.

이분이 변호사로 돼 있더라고요.
오피스에는 매일 오는 것은 아닌데 키부츠 오피스 안에 자기 사무실은 있어요.

매니지먼트 등 관계하는 사람이 한 30~40명 되는 것 같아서, 생각보다 단순한 무용 단체가 아니라는 느낌부터 듭니다. 이분들한테 월급을 줘야 하므로 1년에 웬만한 수입은 이뤄야 되겠는데요.
네. 그래서 이 사람들한테는 무용수들이 어떻게 해 나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라미 감독님이 작품을 잘 만들어서 무용단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게 굉장히 중요한 사람들인 거죠.

해외 공연, 이스라엘 바깥으로의 순회공연이라고 합시다. 어느 정도 합니까?
되게 많은데요. 보통 독일 같은 곳을 투어하기 시작하면 한 10회 공연하거든요. 독일, 프랑스, 미국, 멕시코,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브라질, 스페인 등 웬만한 데는 다 간 것 같아요. 아프리카는 안 가본 것 같고요.

라미가 예후디트 아르논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해요?
항상 하시죠. 1년마다 추모일이 있으니까요. 제가 2014년에 키부츠에 갔을 때 그분이 휠체어에 앉아 있었어요. 매스터 프로그램 스튜디오에서 수업하고 있으면 산책하시거든요. 그리고 프로그램을 하면 처음에 그 필름을 다 보여주세요. 이스라엘에서 배울 점은 그 위의 선생님들,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을 굉장히 예의주시하세요. 전통을 굉장히 잘 지키고 정말 배울 만한 것 같아요. 의사 표현도 확실하고 싸울 땐 잘 싸우지만, 윗분들에 대한 예의를 잘 지켜요.

매년 계약은 언제 하는 거예요?
매년 계약은 한 시즌 끝나기 바로 전에 합니다. 시즌이 끝날 때가 7월 말 정도 돼요. 그다음에 8월에 휴가가 있고, 9월부터 그다음 시즌이 시작돼요. 그러니까 6월부터 7월 사이에 조율하죠. 다음 시즌에 계약할지 안 할지 아니면 무용수들 같은 경우에 다른 컴퍼니로 옮기거나 그만두고 싶다면 이야기하죠. 그때 얘기를 하고, 시즌 중간에 오디션을 본다고 하면 항상 디렉터한테 미리 얘기해야 해요. 시즌 중간이라도 디렉터가 이 댄서는 다른 컴퍼니 오디션을 볼 거라고 예상하면, 컴퍼니도 무용수 오디션 준비를 하죠.

키부츠에서 오디션에 응할 기회가 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권하고 싶어요?
그렇죠. 워낙에 한국 사람들을 좋아하고 감독님이랑 리허설 디렉터가 한국 사람이 오는 걸 되게 좋아해요.

한국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은 김수정 님을 통해서 아는 그것뿐이지 다른 거는 별로 없을 거 아니에요.
한국사람이 다 제 같은 줄로 알아요. 부지런하다든가... 제가 거기에 있으면 김수정으로 산다는 느낌보다 한국인으로 사는 느낌이 훨씬 크죠.

오늘 키부츠무용단에서의 소중한 체험을 잘 들었고 소개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무용단 생활을 충실히 수행해서 큰 성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채현

춤인문학습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 <춤웹진> 편집장. 철학과 미학을 전공했고 춤·예술 분야 비평 수백 편과 저서 『춤과 삶의 문화』 『춤, 새로 말한다 새로 만든다』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 물』(1)을 비롯 다수의 논문, 공저, 『춤』 등의 역서 20여권을 발간했다. <국립무용단 60년사>(2022년 간행, 국립무용단)의 편집장으로서 편집을 총괄 진행하고 필진으로 참여하였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예술춤과 국내외 축제 현장을 작가주의 시각으로 직접 촬영한 비디오 기록물 수천 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립극장 자료관, 국립도서관 등에 영상 복제본, 팸플릿 등 일부 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2023. 10.
사진제공_춤웹진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