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코로나19 사태 / 프랑스
축제가 사라진 프랑스의 여름
이선아_〈춤웹진〉 유럽 통신원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2만명을 넘었다. 여전히 하루 확진자 수는 1천 명 이상이지만, 하루에3천, 4천 명씩 증가하던 날에 비하면 그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4월 13일 “전 국민 이동 제한령”을 5월 11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모든 축제와 행사는 7월 중순까지 금지된다. 학교와 상점들은5월 11일 이후 조금씩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레스토랑과 카페는 최소한 6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코로나 19 확산 초기에 프랑스 정부는, 마스크 착용은 확진자와 그 가족 그리고 의료진만 쓸 것을 권고했다. 마스크 착용을 안 하면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는 한국과는 달리, 프랑스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확진자로 보이는 이상한 현상을 만들어 버렸다. 그 결과 프랑스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되었다. 4월 8일 파리 시장 안 이달고(Anne Hidalgo)는 파리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깜깜무소식이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가사로 풍자해 올린 노래들이 유투브에서 화재가 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확진자 수가 십만을 넘었지만, 여전히 프랑스에서 마스크 구입은 쉽지 않다. 프랑스의 마스크 착용 비율은 반반 정도다. 거리에 나가면 독특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마스크 만드는 방법을 유투브로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필자의 남편 역시 오래된 에코 백을 잘라 마스크를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가끔 마스크 대용으로 오토바이 헬멧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개성 강한 파리지엔답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도 가지각색이다.


#우리는 박수 친다! #onapplaudit!

요즘 프랑스에서는 매일 저녁 8시, 특별한 시간이 있다. 코로나 19를 위해 수고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박수갈채를 보내는 시간이다. 8시가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발코니로 나와 박수를 친다. 냄비와 숟가락으로 또는 악기를 들고 장단을 맞추기도 하고, 운전을 하던 중이었다면 자동차 클랙슨을 울리고, 조깅을 하는 사람은 뛰면서 박수를 친다. 이 순간만큼은 눈이 마주치면 웃기도 하고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도 나눈다. 남편과 나도 이 순간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 8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종을 들고 밖을 나간다. 이렇게 동네 한 바퀴 휭 돌고 오면 뭔지 모를 위로와 힘을 얻는다. 운이 좋으면, 가끔 짧은 공연도 볼 수 있다. 어떤 마담은 발코니에 서서 노래방 기계 같은것을 들고는 “자 여러분, 저 좀 주목해 주세요. 노래 한곡 하고 싶어요” 하거나 오페라 음악을 크게 틀어 놓기도 한다. 볼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무슨 큰 소리만 들려도 몰려든다. 근데, 음악 선정이 중요하다. 오늘 올라온 뉴스를 보니 저녁 8시에 댄스 음악이 나오자 사람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는 등 돌발 상황이 벌어져 끝내 경찰이 동원됐다. 전 국민 자가 격리가 시작되면서 시작된 이 박수갈채(#onapplaudit)는 이탈리아에서 먼저 시작된 후 스페인, 프랑스로 이어졌다.








취소된 프랑스 무용 축제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들

코로나19 사태로 프랑스 축제 및 모든 행사가 7월 중순까지 금지됐다. 프랑스는 8월에 축제가 없고, 7월 말 여름 축제도 올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발표했으니 프랑스는 올해 축제 없는 여름을 보내게 됐다. 최근 몇몇 축제는 취소된 여름 축제를 가을 겨울에 올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여러가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6월부터 9월까지 취소/연기된 축제들은 다음과 같다.

• 생상 드니 국제안무페스티벌(Rencontres Chorégraphiques Internationales de Seine Saint-Denis) : 5월 13일–6월 20일 _ 취소
• 준 이벤트(June Events) : 6월 2일 – 6월 27일 _ 취소
• 몽펠리에 당스(Montpellier Danse) : 6월 20일 – 7월 8일 _ 취소 및 부분 연기
몽펠리에 당스는 올해 40주년을 맞이한다. 여름 축제인 몽펠리에 당스는 9월과 12월 사이 올해 예정된 프로그램 중 몇 개의 작품을 선정해 공연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작품 선정은 무용단과 검토 중이며 아래 작품은 올해 예정되었던 프로그램 중 주목할만한 작품들이다.




〈LOVETRAIN2020〉 ©Emanuel Gat



〈2019〉 Ohad Naharin_Batsheva Dance Company ©ascaf




- 엠마누엘 갓(Emanuel Gat) _ 신작 (10월 공연 예정)
-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Anne Teresa de Keersmaeker) _ 신작 솔로 (협의 중)
-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
 _ 〈2019〉 


• 아비뇽 축제 (Festival d’Avignon) : 7월 3일 – 7월 23일 _ 취소 및 부분 연기
아비뇽 축제는 11월에 아비뇽의 여러 극장에서 몇 개의 공연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작품 선정은 무용단과 검토 중이며 아래 작품은 올해 예정된 프로그램 중 주목할만한 작품들이다.



〈Double Murder〉 ©Hofesh Shechter Company (website)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Dimitris Papioannou) _ 신작
-이스라엘 갈반 & 니노 드 엘쉬(Israel Galvan & Nino de Elche)
 _ 〈Melizzo Doble〉 

-호펙쉬 쉑터(Hofesh Shechter) _ 〈Double Murder〉 


• 비엔날레 드 라 당스, 리옹(Biennale de la Danse, Lyon) : 9월 11일 – 30일
매 2년마다 9월에 열리는 비엔날레 드 라 당스는 축제 첫날 진행되는 데 필레 퍼레이드 행진을 내년 2021년으로 연기했다. 다른 공연 일정들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해 관객 간의 거리 유지 등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프랑스 문화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클릭!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OIiG14Ggmu0&feature=youtu.be
위에 링크한 영상 "RestezChezVous=StayHome"은 파리 오페라 단원들이 격리 기간중 집에서 각자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결과물이다. 영상 편집은 영화감독 세드릭 클라피쉬(Cédric Klapisch)가 맡았다.

현재 프랑스의 몇몇 유명 극장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자가 격리 기간 동안 볼 만한 작품들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본다면 해외 유명 작품들을 집에서 관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 샤이오 국립 극장 : https://theatre-chaillot.fr/fr/chaillotchezvous
- 파리 오페라 극장: https://www.operadeparis.fr/magazine/a-revoir

이선아 

현재 파리에서 거주중이며 자신의 단체 선아당스(SunadanSe)와 프랑스 안무가 뤽 페통(Luc Petton) 무용단 “Compagnie Le Guetteur”에서 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춤웹진>을 통해 프랑스 무용계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20. 5.
사진제공_Emanuel Gat, ascaf, Hofesh Shechter Company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