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기획연재_ 공동체의 춤 신명의 춤(13) 오늘날 소통하기에 알맞은 현대한국춤언어를 찾아서
젊고 푸른 춤의 새내기들에게
채희완_춤비평가

한국전통춤은 어떤 양식의 춤을 전공했던 간에 우리 모두의 공동유산입니다. 거기서부터 창작의 물줄기를 대어 우리춤의 역사적 지속성을 지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금 대학 춤교과에 한국춤, 현대춤, 발레, 재즈 등 춤양식의 3분법 또는 4분법에 따라 전공을 가르고, 이에 따라 각기 다른 춤실기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춤언어와 춤양식의 기초교육실습으로는 각기 그 독특함을 살려내야 하나, 새로운 춤 창작 상에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도록 부추기는 것이 춤 언어의 소통력과 확장을 위해 마땅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한국에서의 춤을 전통춤과 외래춤으로 놓고 이를 가려쓰면서 현대한국 춤언어의 정립과 확장을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말과 외래어를 구분하여 언어구사의 기본틀을 명확히 하면서 오늘날 소통하기에 알맞은 현대 춤언어를 찾아나서는 것이지요. 그러자면 전통춤의 여러 갈래들을 춤언어로, 춤양식으로 두루 섭렵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금 한국춤 전공자의 주요 기본인 궁중무, 승무, 살풀이, 태평무, 진도북춤 등으로 국한되어서는 하릴없는 얘기가 되고 맙니다. 더구나 한국춤의 기본의 기본이라 하여 입춤(허튼춤), 신무용류의 기본춤(한국춤 전공교수마다 제각기 만들었다는)만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일찍이 80여년전 한국근대춤의 초기 시기 한성준 선생께서 창작하신 춤 종목은 제목만으로도 예순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체득하고 익히신 종목은 궁중무뿐만 아니라 각 지역 무속 가무악을 비롯하여 예인, 재인청 가무악, 놀량패 가무악, 기방 가무악, 판소리 창극 민요 민속악의 노래춤, 각 지역 풍물굿, 각 지역 탈춤 등도 그러하고, 불교의식춤, 동학교도춤의 민족종교의례춤 등 실로 당시 한국춤의 전종목에 이르고 있습니다. 풍성하고 다양한 우리춤언어를 구사함로써 당대 민중삶과 각종 직업의 이모저모를 예술춤으로 풀어 엮은 것이지요. 선생님이 물려주신 춤 언어 유산이 한국 현대 창작춤의 수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춤사회에 첫 걸음을 디딘 새내기춤꾼 여러분, 앞에 다가오는 갖은 우리 춤사회의 시련은 우리말로 된 춤으로, 자신의 말인 오늘 춤으로 풀어 헤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참에 “춤은 과연 국제언어인가” “발레는 종족언어인가 국제언어인가”라는 물음도 깊이 따져 보구요. 다른 장르에도 눈을 넓혀 “한국인이 창작하는 한국화와 서양화란 어떤 것인가” “한국인이 하는 창작양악과 창작국악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하는 물음도 제기해 보기 바랍니다.    

채희완

현 한국춤비평가협회 회장. 부산대 명예교수, 〈(사)민족미학연구소〉 소장, 〈부마항쟁기념사업회〉 이사, 〈창작탈춤패 지기금지〉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 『공동체의 춤 신명의 춤』, 『한국의 민중극』(엮음), 『탈춤』, 『한국춤의 정신은 무엇인가』(엮음), 『춤 탈 마당 몸 미학 공부집』(엮음), 『지극한 기운이 이곳에 이르렀으니』 등을 펴냈고, 그밖에 춤, 탈춤, 마당극, 민족미학에 관련된 논문과 춤 비평문이 있다.​ ​ ​ ​ ​ 

2019. 09.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