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현장

홍은예술창작센터 국제교류 기획프로그램 <Body Map>
공간속의 춤, 키워드는 참여와 소통
김인아_<춤웹진> 기자

 일반인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춤 작업이 거듭 나타나고 있다. ‘보는 춤’에서 ‘즐기는 춤’으로, 누구나 춤출 수 있다는 모토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 댄스라 불리는 이같은 작업들은 대중화 코드와 맞물린 춤 향유와 예술춤 창작의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다각적인 확장을 시도한다.
 대중 참여적인 춤은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반인이 무대에 올라 직접 춤을 추기도 하고,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춤판을 벌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무용수를 대신해 무대에 출연하는 수동적인 참여 형태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장소에서 일반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춤 작업이 더욱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주된 이유는 당연히 참여와 소통, 교감과 공감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커뮤니티 댄스의 본성 때문이며 이 점에 대해 우리는 다시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월 9일 일요일 오후, 홍은예술창작센터에서 흥미로운 춤 공연이 펼쳐졌다. 국제교류 입주예술가인 콘스탄틴 조르제스쿠(Constantin Georgescu, 루마니아)와 무용가, 그의 'Time Lapse' 워크숍에 참가했던 시민춤꾼, 관객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퍼포먼스 공연 <Body Map>이 바로 그것이다.
 조르제스쿠는 예술가의 스튜디오, 북카페, 옥상 공간 등을 놀이터로 삼아 재미난 안무게임을 창안해냈다. 홍은예술창작센터 안팎의 7개 공간에서 참여자들은 춤을 보고 추고 느끼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한다. 공간과 춤을 아우르는 독특한 상황 속에 놓인 그들이 공간에 대한 재발견, 재평가를 이끌어내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조르제스쿠의 워크숍 참가자 가운데 선발된 7명의 시민춤꾼들은 건물 밖에서 시작해 무용연습실과 야외 테라스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뒤이어 갤러리에서 펼쳐진 조르제스쿠와 입주무용가 권령은의 2인무는 관객들의 가장 많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동안 촬영된 사진과 CCTV 화면, 워크숍 때의 동영상 자료는 공연 후 <Body Map> 사진전으로 전시되어 관객 참여와 소통의 의미를 되새긴다.)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는 이어진 왕관 만들기 체험과 왈츠 춤추기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반짝거리는 장식품, 색색의 크레파스로 치장한 저마다의 왕관이 만들어졌다. 조르제스쿠의 스튜디오에서 간단한 왈츠 동작을 몸에 익히고서 각자 만들었던 왕관을 쓰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저녁노을이 쏟아지는 옥상에서 짝을 이뤄 흥겹게 왈츠를 추는 관객들은 어느새 이 공연의 주체가 되어 몸소 춤을 느끼고 있었다.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공연 가운데 보여주기 위한 행사나 발상단계에 머물러 있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은 요즘, <Body Map>은 흥미로운 춤추기 과정으로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즐기는 춤’을 가능하게 했다. 홍은예술창작센터를 놀이터 삼아 춤을 일상적인 놀이로 무겁지 않게 풀어낸 이번 퍼포먼스 공연이 ‘참여’에 관한 대중의 갈증을 해소하는데 적절한 답을 제시한 듯 보인다. 안무가와 함께 춤추고 즐기고 소통하는 그들에게 춤은 삶과 예술을 이어주는 매개가 되어줄 것이다.

 

 



 한편, 홍은예술센터는 이전에 따른 옛 서부도로교통사업소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2011년 개관한 서울시창작공간이다. ‘예술-자연-사람’이 어우러지는 융복합예술창작공간으로 조성되어 무용 및 시각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지역민을 대상으로 예술가와 함께하는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입주무용가의 신작 발표 및 오픈 리허설 등으로 시민과 만나는 HAPPY(Hongeun Art & Performance Presentation for You) 프로그램, 커뮤니티댄스 프로그램 ‘몸, 좋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예술체험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현재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력 계발을 위한 무용 교육 프로그램 ABDC(Any Body Can Dance-누구나 춤출 수 있다)를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센터 건물에는 무용연습실 3개실, 입주무용가 스튜디오 12개실을 비롯해 갤러리, 북카페, 교육연습실, 세미나실 등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으며 창작-소통-향유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2014. 04.
사진제공_홍은창작예술센터 http://cafe.naver.com/hongeun201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