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ㆍ특집

2020 춤비평가상 수상자 인터뷰

2020 베스트 6 작품 (가나다 순)

〈놀이터〉 고블린파티 (공동창작)




〈놀이터〉 고블린파티 (공동창작)




2020년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드린다. 세상이 바이러스로 균열이 생기고 평범했던 일상에 위기가 찾아오고, 누군가는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순간에도 놀이터에 모여 시시콜콜 떠들고 웃으며 걱정을 함께 나누며 예정보다 길어진 작업 기간이었지만 모두 건강하게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었고 함께 노력해 준 고블린파티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20년 9월 4~5일에 초연되었다. 〈놀이터〉는 기억 저편 어딘가에 머물러있는 우리들의 놀이터를 떠올리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때의 우리는 먼 미래의 꿈보다 하얀 연기를 쫓는 것에 열광하였고, 법 위에 군림하는 가위바위보의 절대 규율 앞에 좌절도 맛보고, 데덴찌로 나누어진 우리는 어제의 적 오늘의 동지였다. 기억은 날까 말까 하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는 우리의 놀이터를 작품으로 만들어보았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 했는가?
〈놀이터〉는 그 어떤 작업보다 균형이 중요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지역, 성별, 나이에 따라 기억하는 놀이터의 모습이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희는 현명하게 놀이터다운 방법인 데덴찌와 가위바위보로 어려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다만 구성원 모두가 공동창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매 순간 주의를 기울여 배제되는 의견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작품 밖에서 구성원을 관찰하고 정리해 주는 어레인지 역할이 이번 작업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였다.

춤철학은?
진행 중인 작품이나 작업과정에서 그나마 철학적인 부분을 깨닫고 배운다. 작품 〈놀이터〉를 통해 배운 점은 몸에 밴 습관이나 행동이 때로는 사고를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고 느꼈다. 그릇된 행동이 쌓여 잘못된 사고를 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작은 습관이나 행동 가짐을 올바로 잡아가는 것이 유연하고 맑은 생각 또는 좋은 창작자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한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지속적인 레퍼토리 발전을 통해 기존에 발표되었던 작업물을 다시 꺼내어 아쉬움을 보완하고 다양한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이 도전 중인 장르 중 댄스 필름을 보다 고블린파티스럽게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 또한 계획 중에 있습니다.


〈부앙부앙〉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씨어터 (밝넝쿨 안무)




〈부앙부앙〉 오!마이라이프무브먼트씨어터 (밝넝쿨 안무)




2020년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춤비평가협회에서 수상을 하게 돼서 무척 기쁘다. 개인적으론 무용을 시작한 이후 춤비평가협회에서 처음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린다. 함께 고생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무용수분들과 스텝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작품은 2020년 9월5일 대학로 대극장에서 초연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로 극장공연이 취소되면서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되었다. 이후 감이 있지만 12월 3일에 네이버로 송출되었다. 작품은 〈공상물리적춤〉이라는 기존 작품을 다양하게 해석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춤은 결국 추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어쩌면 당연한 명제 아래 한 명의 무용가의 오랜 철학과 시간이 담긴 춤 메소드를 중심에 두고, 참여하는 무용수들의 각자의 해석을 통해 다양하게 나타나는 춤을 모습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 했는가?
좀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작품 〈부앙부앙〉은 가능한 안무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주제였다. 하나의 춤 메소드를 참여하는 무용수들이 자유롭게 자신만의 색으로 해석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가능한 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신 무용수 캐스팅이 매우 중요했고, 무용수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춤철학은?
너무 거대한 질문이어서 답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대신 단체에 대한 이야기로 부족하나마 답을 대신하겠다. 2006년 처음 단체를 만들고 단체를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라고 명명하였다. ‘삶의 어느 순간들이라도 극장이 될 수 있다’라고 믿고 삶과 춤의 경계를 두지 않는 것을 작업의 화두로 삼아 여태까지 삶을 관통하는 작업들을 해오고 있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빠르게는 1월말 신작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2월에는 〈부앙부앙〉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상물리적 춤〉이 재공연될 예정입니다. 현재 단체가 서울문화재단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 성수아트홀의 상주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작년에 코로나 19로 대부분 비대면 공연으로 전환되면서 아이들 관객들을 극장에서 만날 수 없었다. 올해는 꼭 다시 아이들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


〈블랙〉 노네임소수 (최영현 안무)




〈블랙〉 노네임소수 (최영현 안무)




2020년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먼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을 보러 와 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다. 다행히 공연을 올릴 수 있어서 안도감이 들었다. 이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무척 고생한 무용수들과 스탭들의 노력이 그나마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전달할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한 감정이었다. 사실 실황 공연은 전에는 아주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당연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아주 가슴 아프다.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BLACK〉은 2020년 12월 19, 20일 양일에 걸쳐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었다. 본 작품은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출품한 작품이며, 인간 감정의 시각화에 중점을 두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 했는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그 누구도 실체를 보지 못한 감정의 형태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인 가에 있었다. 이전 무용 공연에 없는 완벽하게 다른 시각 이미지를 무대 위에서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신체와 오브제가 빛과 결합됐을 때 얼마만큼의 시각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빛의 위치와 각도, 빛의 색과 조도 그리고 빛을 유동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 등 수많은 실험들을 시도하였다.

춤철학은?
춤 철학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어떠한 의도나 분명한 목적이 있는 상태에서 작품을 시작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것에서 최대한 멀리 나를 위치시키고, 눈앞에 놓인 것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함이다. 이러한 과정은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자신을 밀어 넣는 것과 비슷하고 생각한다. 즉 헤맴과 맞닥뜨림이 주는 고뇌의 시간을 고스란히 느끼고, 그 안에서 우연을 가장한 그 무엇이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올해의 목표는 수상한 작품을 다시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이지만 현 시점에서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가 조금은 진정되기를 기다릴 뿐이며, 이 기다림이 그리 길게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산양의 노래〉 (류장현 안무)




〈산양의 노래〉 (류장현 안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옥상훈




2020년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이대호 이다겸 정재우 김지수 서보권 엄규정 김설믜 김효경 송재윤 김민송 박래영 염혜원 이연우 배경술 임재헌 조일경 탁형선 김경남 김예곤 이유진 님들께 이 영광을 돌린다.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20년 9월 28일 7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프로덕션 기간1년, 팬데믹 상황으로 공연 3일전 취소통보, 우여곡절 끝에 1회 공연으로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누군가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 하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코로나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바이러스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백신이다.”

작품은 위 두 문장이 싸워가며 만들었고, ‘재난 상황에서 극장예술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하는 불안한 물음을 가진 채 작업을 해나갔다. ‘모든 믿음이 무너질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문제의식을 100분 동안 같은 시공간에서 함께 느끼고자 했다.

춤철학은?
좋아서 추는 춤에 옳고 그름은 없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보고 듣고 읽고 쓰고 느끼며 무언가를 만들 계획이다.


〈이윽고〉 장댄스프로젝트 (장현희 안무)




〈이윽고〉 장댄스프로젝트 (장현희 안무)




2020년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감사드린다. 작업은 삶의 연속선상에 있다. 그 세계의 의식을 밖으로 꺼내어 놓은 결과물로 상을 받게 되어 뜻깊다.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20년 12월 27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하였다. 사회 속 인간 삶으로 부터 존재의 의미와 정체성에 대한 작업에 집중했다. 개인의 정체성을 이루는 모든 것들의 유기적인 결합성에서 결국 사회 속에서의 현재, 지금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지 말하며 묻고 싶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 했는가?
한국 전통의 현대적 해석을 가장 염두에 두었다. 한국 춤사위를 모티브로 하여 현대춤 몸짓으로 표현하고자 움직임 연구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한국적 요소가 추가 된 현대 복식 의상과 한국 전통춤의 오브제를 새로운 질감의 현대춤으로 표출시키고자 하였다. 특히 무대 위 움직이는 전시를 보는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주고 관객들로 하여 낯설음 속의 익숙한 것들을 재발견을 시키고자 무대 위 액자의 무대를 만들었다. 과거로부터의 현재, 전통적인 것으로 부터 현대적 변화에 있으며 현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인간의 내적세계를 탐구한 작업이였다.

춤철학은?
시공간에 따라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현 사회 속에서의 존재 의미와 정체성에 대한 작업은 늘 흥미롭다. 삶의 본질을 건드리고 관객으로 하여 함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작업해 나가는 것이 춤적 존재 의미이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모든 것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한 가지 정의를 내린다는 것 자체의 의미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고 죽는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 자체가 연속적 변화이기에 작업 또한 그것을 깨달아가는 연속선상에 있다. 다양한 예술 환경과 공간에서의 작업들을 계획 중이다.


〈히트 앤 런 Hit&Run〉 시나브로가슴에 (안지형 안무)




〈히트 앤 런 Hit&Run〉 시나브로가슴에 (안지형 안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옥상훈




2020년 춤비평가상 베스트 작품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먼저 혼란한 시기에 뜻 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Hit & Run이라는 작품은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무관중 생중계라는 낯선 첫 시도를 함께 하였고 기획 부터 공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모두 함께 만들어갔으며, 긍정적이며 오롯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 있던 그 시간을 관객과 함께 하지 못함에 대해 모두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더 뜻 깊은 거 같다.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작품은 언제 초연이 되었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2019년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무용) 선정작으로 지난해 3월 6~7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예정된 공연을 축소하여 3월 6일 무관중 생중계로 진행하였다. 〈Hit & Run〉은 야구에서 출발하여 삶으로 도착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에 의해 삶의 당위성을 느끼고, 불확실한 환경 안에서 끊임없이 주저하고 망설이고 부딪치고 기다리며 묵묵히 버티고 있는 나 혹은 우리들의 모습을 담고자 하였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안무했는가?
야구라는 소재의 대표적인 운동성을 삶의 순간으로 전환하는 것에 큰 목표를 두고 단순하지만 상징적이며 반복되는 움직임을 구성하고자 하였고, 야구와 삶의 공통점을 끊임없이 반복되는 기다림으로 설정하고 작품전체에 여백을 두고 그 여백에 숨 막히는 정적, 긴장감의 형태, 공허함까지 담아내고자 하였다.

춤철학은?
안무가 혹은 무용수의 생명력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나라는 사람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뛰어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는 것을 잘 알다. 그래서 춤이라는 삶 안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 인거 같다.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의 시간들이 하나의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사소한 순간을 가장 특별한 순간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이고 되고자 하는 게 저의 목표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이번에 베스트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Hit & Run〉이 2021년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에 선정되어 4월에 공연을 올리게 되었다. 작년 무관중 생중계 초연을 끝내고 모두가 꼭 다시 극장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자고 다짐했었는데 현실이 되어 무척 행복하다. 그리고 2021년은 스스로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춤이라는 삶 안에서 머물지 않고 조금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춤연기상

김바리와 주나모
2020년 춤비평가상 춤연기상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김바리: 춤의 길과 결을 더 듣고, 들여다보고, 만나보라는 격려라 여기고, 감사의 마음으로 계속 나아가겠다. 특히, 즉흥과 움직임 / 몸 /춤 리서치의 작업화가 재조명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저에게는 물론 한편 많은 무용가들에게 이 상의 의미가 특별할 것 같다. 모든 시공간에 추어지고 연주되는 춤과 음악을 보고 들을 수 있는 눈과, 느낄 수 있는 몸으로 살기 위해 잘 깨어 있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같이 춤추며 인생의 동반자로 함께 삶을 춤추고 있는 나모와 둘이 하나 되어 활동하며 이렇게 같이 춤연기상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
주나모: 2020년도 한해가 ‘코로나‘로부터 시작된 사건들로 가득찬 한해였다. 그럼에도 2020년도에 춤으로 가득찬 한해를 보냈는데, 팬데믹 시대에 공연은 무엇일까, 혹은 춤은 무엇이며, 우리가 몸으로 마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작업을 해나갔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식으로든 몸과 마음이 춤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러한 고민과 함께한 춤들에 한번 더 의미를 던져준 이 상에 감사하고, 함께 춤추며 나에게 영감을 주는 김바리에게도 마음과 존경을 보낸다.

춤은 언제 시작하였고 올해 참여한 작품은 무엇인가?
바리나모: 진지하게 춤을 배우고 시작한 해가 2001년이다. 지금은 바리나모란 이름의 듀엣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제 2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추어진 춤들이 지금쯤 어디서 어떻게 변화되어서 추어지고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2020년은 협업리서치와 즉흥을 작업 안으로 적극 가져오는 한 해였다.
지난 해 초, 〈fluid body〉 리서치-공연 프로젝트로, 베를린, 리스본, 보르도(프랑스) 바르셀로나(까딸루니아), 가르간따라오하(스페인)를 투어하며 여러 무용가들과 리서처들과 협업의 시간을 가졌다. 서울즉흥춤축제에서의 개막공연, 접촉즉흥공연, 국제협업공연을 통해 즉흥춤을 공연으로 흠뻑 만날 수 있었고, 여름 2주 동안 제주도에서 〈춤추는 섬 3 : 표현하는 몸〉리서치-공연 프로젝트를 20여명의 리서처들과 진행했다.
서울무용센터 아티스트 레지던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포에트리 Poetree / 국제협업 균사체 연구〉, 〈가무 2〉 프로젝트는 온, 오프라인으로 리서치를 진행하고, 영상물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문화역 서울 284 RTO 공모선정작 〈피지컬 스페이스〉(physical space)를 통해 컨택즉흥춤을 동료무용가들과 진하게 만날 수 있었고, 음악과 춤을 리서치하는 공동리서치 워크샵 〈몸의 연주〉를 통해 즉흥과 음악성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의 아름다운 가을과 함께, 작업도 가을에 그러했다. ‘Mycelium_Poetree’는 비디오 작업으로 포르투갈, 헝가리, 스페인의 아티스트들과 협업으로 만들진 버섯균사체에 관한 작업이었고, ‘Physical Space’는 릴레이 접촉즉흥춤 공연으로 4명의 무용가들과 문화역서울RTO에서 3시간동안 온라인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무용수로서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춤을 추는가?
김바리: 몸은 매순간 일어나는 사건, 사건들의 순간 혹은 연속된 사건들이라고 생각한다. 몸 자체가 순간의 사건이자, 사건들이 오가는 통로, 표현이 집합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의 시공간이자, 찰나의 옷, 길, 그릇이라고 여기고 있다. 때문에 몸이 순간적으로 어떠한 형태나 성질을 갖게 되고, 이 또한 움직이며 변화되고, 매 순간 새롭기에 명명될 수 없다는 사실이, 당연한 진실일지라도, 매번 놀랍다. 춤을 통해서 이 진실과 진실의 움직임을 수행하는 중이다.
그래서 제 자신이 춤을 춘다기보다는, 이미 시공간에 가득한 춤과 음악이, 이 몸을 통해서 순간적으로 춤과 음악의 몸으로, 몸의 춤과 음악으로 드러나길 바라며, 그러기 위해 잘 닦인 길이고자 하는 마음으로 춤추고 있다. 생동하며 신나게 해보려고 한다.
주나모: 춤을 출 수 있는 요소와 이유는 무궁무진해서, 어느 것 하나로 좁히는 것이 어려우면서도 상상하면 즐겁다. 춤을 출 때마다 느껴지는 것들이 다른데, 예를 들어 나무가 자라면서 매순간 변화하고, 환경과 반응하는 것과 같다.
그 과정에는, 꼬리표로 이름붙일 수 없는 상황들의 연속이며, 나무에게는 변화한는 시공간과 반응만 있다. 그렇게 이름붙여진 것에 매달리거나 매몰되는 것이 아닌, 매 순간 살아 있는 상태가 춤을 추는 상태로, 내가 춤을 출때 즐거워하는 순간이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바리나모: 음악이 신체를 가지다. / 음악성이 신체성을 가지다. 음악과 운동성에 중점을 두고, 듣고 표현하는 것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인 상태를 더 구체적으로 찾아보고 싶다. ‘가볍고 투명하게. 하루를 가벼이 놀이처럼 거닐고 싶다’가, 올해의 키워드이다. 2021년은 크게보면 하나의 작업과 하나의 주제를 여러 다양한 형태와 리듬, 구조로 변주하는 속에서 연결되는 작업들이 구성된다. “음악으로서의 춤이 공연한다. 체화된 악기가 연주한다.” 이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음악성, 운동성, 즉흥성에 집중하는 리서치워크숍, 전시, 공연이 계속 이어지는데, 구체적으로는 〈음악적 공동체로서의 춤〉, 〈아나킥 리추얼〉(Anarchic Ritual), 〈춤추는 섬 4: 음악으로서의 춤-악기로서의 몸〉, 〈사운딩 스페이스〉(sounding space), 〈피지컬 스페이스〉(Physical Space 2), 〈분더카머의 해방〉(가제) 등을 올 한해 바리나모 작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 시대에 많은 이슈들을 개인으로, 공동체의 구성으로 경험하며, 그렇게 환경과 사건들에 둘러싸인 몸의 사유를 들어보면서, 계속되는 근본적인 춤에 대한 질문들을 이어나가려고 한다.


2020 주목할 만한 춤 작업

최보결춤의학교 (대표 최보결)

2020년 주목할 만한 춤 작업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구멍가게 운영하듯 저잣거리 무용가가 된 느낌이고 외로울 때가 있었는데 상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하는 작업들을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주신 거라는 것이 위로가 되고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커뮤니티댄스 작업에 열중하고 있지만 현대무용, 창작실험 작업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무용생태계의 확장에 일반시민을 포함시키는 것이 무용계의 파이를 넓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예술의 질적 완성도를 어떻게 보편성으로 연결하느냐가 숙제이다. 무용계에 더 많이 스며들고 함께 연구하고 새로운 장을 펼치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 그대로 계속해라~ 라는 격려로 들린다.

올해 주로 한 작업들을 소개해 달라.
온라인 워크샵, 온라인 예술교육, 온라인 안무, 온라인 공연을 주로 했다. 코로나라는 상황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유튜브 생방송, 줌 강의, 안무, 공연제작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1) 예술교육을 주로 줌, 교사직무연수 등을 유튜브 생방송으로 했고, (2) 서울문화재단 위댄스- 〈위무브〉 ‘일상의 모든 것이 춤이 된다’ 커뮤니티댄스 워크숍과 생방송 〈온라인 페스티벌〉 안무 및 진행했다. (3) Must go on 공모 선정 작업으로 일반인과 전문가가 함께 하는 온/오프라인 작업도 있었다. 모니터가 무대 위에 설치되고 모니터 속에서 춤추는 사람들과 무대에서 오프로 춤추는 사람들과의 교감, 소통, 연결을 실험하며 제작, 안무 과정의 대부분을 줌으로 진행했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했는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넘어 ‘얼마나 교감하는가?’ 춤, 예술은 각 개인이 주체적으로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계몽적 인문학적 접근을 하려고 했다. 오프뿐만 아니라 온라인, 줌에서 발견하고 형태, 동작 너머의 에너지, 의미를 찾는 작업이었다. 감각과 감정을 접촉하고 몸의 인문학적 의미, 몸의 리터러시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춤의 관점을 갖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춤과 예술, 창조성, 표현에 대한 이해와 움직임을 통한 체험을 하게 한다. 오프보다 온라인에서 개인성과 깊은 사유와 인식을 끌어 낼수 있은 지점이 새로운 발견이었다. ‘어떻게 보여지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느끼는가?’에 중점을 두는 춤 워크숍이다. 이 지점이 춤이 갖는 가능성과 전망이다. 이 지점은 온라인이 오프의 한계가 아닌 한계를 넘는 새로운 발견이며 기회라는 열쇠를 준다. 춤에 대한 새로운 관점, 확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댄스 작업을 하며 다양한 계층, 사람들을 만나며 삶을 이해하고 배우게 되었고 그것이 예술적 영감의 자원이 된다. 서로 주고받는 순환의 관계로 춤과 예술의 지평을 넓게 사유하게 한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최근 「나의 눈물에 춤을 바칩니다」라는 책을 출간했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려고 시작했다. 왜 사람들은 춤을 추려고 하는가? 사람들에게 춤이 필요한가? 인간은 어떤 존재들이기에 굳이 춤을 추려고 하는가?, 혹은 춤을 추어야만 할까?를 질문하며 찾아가는 다큐멘터리이다.
커뮤니티댄스 축제를 만들어 전문무용가들과 일반 시민 아마추어들과 연결시키는 다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커뮤니티댄스의 의미, 기능, 역할에 대해 무용가들이 이해하고 더 많은 관심과 연구로 보편적인 춤을 확장시켜 춤의 선입견을 재정립하고 춤으로 가득한 일상, 삶으로 더 파고들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춤으로 더 많은 잡 창출과 예술산업을 구축하려고 도전, 실행하기위해 실험, 준비 중이다.


이정인크리에이션의 융복합 온오프라인 공연




이정인 공연_ 파라다이스 아트랩 ©파라다이스문화재단




2020년 주목할 만한 춤 작업 수상을 축하한다. 수상소감은?
2021년 이렇게 뜻깊은 수상과 함께 시작하게 되어 굉장히 영광이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국제협업 중심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고 많이 지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현명하게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위해 노력하며 주어진 작업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공부하고 시도하는 부분들이 이해받고 인정받았다는 것에 큰 자부심과 감사함을 느낀다.

올해 주로 한 작업들을 소개해 달라.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하였다. 융복합 협업 작업으로는 2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실험 과정과 공유에서 AR 무용 전시 공연인 ‘Abandoned Land’를 발표하였고, 이 작업은 9월 오스트리아 ARS Electronica Festival에 초청되어 인터랙티브 아트와 무용 협업 중심으로 재구성되어 온라인 스트리밍/오프라인 공연으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10월 창작실험 연계사업인 과정과 진화에 선정되어 AR과 무용공연의 연결구성을 시도했던 'Abandoned Land Ver. 2, I Sense therefore I am'을 발표하였고, 강원문화재단의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예술창작활성화 사업을 통해 AR 무용 전시 ‘GEMMA’를 쇼케이스로 발표하였다. 11월 파라다이스 문화재단 ‘파라다이스 아트 랩’ 선정 지원으로 설치+AR+무용 협업의 확장형 구성을 연출한 융복합 무용 공연을 진행하였다. 융복합 사업 외에 7월~9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무용커뮤니티 안무가랩 선정으로 2달 반의 레지던시를 통해 안무작 ‘나는 준비되었어’를 발표하였고, 11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Sissi Dance Week에서 지난 2019년 시댄스에서 초연된 덴마크 무용단체와의 협업 작품 ‘Addiction’을 온라인을 통해 상영하였다. 12월 코로나로 인하여 제한된 한국 예술인들의 국제 교류와 네트워킹을 확장하기 위한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사업인 아트체인지업 사업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통해 온라인으로 무용 영상 및 해외 활동 등을 게재하는 플랫폼을 구축 및 공유하였다.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작업 했는가?
현재 오스트리아와 한국 두 나라를 기점으로 활동하고 있어 대부분의 활동의 대부분이 국제교류협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0년은 무용과 타 장르, 주로 기술 협업과 중심으로 진행된 작업을 많이 하였다. 상상력으로 이어진 아이디어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하여 AR(증강현실)과 연계된 무용 공연을 계획하게 되었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오스트리아 협업팀과 함께 한 해 동안 꾸준히 실험작업과 공연을 진행할 수 있었다.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다각화되어 발견된 안무 구성에 집중하며 무용 외에도 기술개발, 설치 등 무용과 연계된 관련 분야의 리서치 등을 중점을 두고 무용 공연 영역의 확장을 시도하였다.

2021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작년 사업과 연계하여 증강현실과 무용의 구성이 함께 진행되는 작업을 발전형 버전으로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싶고, 인터랙티브 아트, 그리고 전통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를 구축하여 신작 공연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해외예술지원 사업 선정으로 진행되는 ‘Global Dance Network Project - 共共’이 1월 해외무용단체와의 파트너십과 함께 국내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실행될 예정이고, 2019년 덴마크 블랙박스댄스컴퍼니와의 협업을 통해 시댄스에서 초연된 안무작 'Addiction'을 Reboot 버전으로 재구성하여 2월 한국과 헝가리에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발표 예정이다. 그 외 한국과 유럽에서 다양한 공연과 무용 교육 프로그램의 참가를 계획하고 있다. ‘공유와 공존’이 주 모티브가 되는 한 해가 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2021. 2.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