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외 무용수 인터뷰(1) : 무용수 김형민 / 독일현지
25명 집시와의 작업은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
장광열_본회 공동대표 / 춤비평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드레스덴에서 열린 독일 탄츠 플랫폼의 개막 작품은 Constanza Macras/Dorky Park 컴퍼니의 였다. 콘스탄자 마크라스(Constanza Macras)가 안무한 이 작품에 출연한 10명의 무용수 중 김형민은 가장 돋보였다. 지난해 9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개막 공연 작품인 이 컴퍼니의 <메갈로 폴리스>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냈던 김형민은 이 작품에서도 열연, 무용수로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수백명의 관객들 외에도 400명이 넘는 극장, 축제 관계자와 저널리스트들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



김형민 도키팍 콘스탄자 마크라스 컴퍼니와 7년 동안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마다 계약을 하기 때문에 작품마다 단원들이 바뀔 때도 있지만 콘사(콘스탄자 마크라스를 그녀는 이렇게 불렀다)와의 작업은 늘 흥미롭습니다.


어떤 점이 그런가요?
작품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저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저로서는 재충전되고 자극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댄서로서 다른 생각을 갖게 될 경우 제가 제안을 하면 잘 받아들여 줍니다. 댄서로서 안무가와 마음 속에 있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럴 경우 아티스트로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충만감이 생기게 됩니다.

2000년대 중반에 아비뇽축제에서 콘사의 안무 작품을 처음 보았습니다. 메인 공연에 초청되었었는데 너무나 빠른 상황변화와 돌출적인 안무 때문인지 공연 중간에 자리를 뜨는 관객이 적지 않았고 끝까지 공연을 본 절반 정도의 관객은 기립박수로 크게 호응했던 기억이 납니다. 공연에 대해 좋고 나쁨이 극명하게 관객들의 반응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고 향후 더 크게 주목받는 안무가가 될것이란 예측을 했었습니다.
제가 합류하기 전까지 콘사의 작업은 굉장히 연극적이었어요. 2009년에 새로운 댄서가 3명 정도 영입되면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넘칩니다. 무용수들에게는 즉흥적인 움직임, 와일드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해주기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 한번 더 이곳에서 공연을 하고 나면 다음 스케줄은 어디인가요?
콘사와 부다페스트에서 3주째 작업 중입니다. 그곳으로 이동해서 계속 작업을 하게 될 것입니다. 헝가리와 체코에 살고 있는 14세에서부터 19세 사이의 집시들 25명과 함께 작업하고 있는데 아주 흥미롭습니다. 떠돌이의 삶이란 컨셉트가 나와 비슷한 면도 있는 것 같고…. 베를린에서 공연후에는 벌써 이 작품 만으로 20-30개의 투어가 잡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프로젝트는 큰 주목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콘사가 전문 무용수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과도 작업을 했던 적이 있었나요?
베를린에 살고 있는 이주민 어린이들과 함께 작업을 했었지요. 굉장히 사실적인 묘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주 신선했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댄서 뿐 아니라 스스로 안무 작업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독일 현지에서 공공 지원금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구요. 쉽지 않은 일인데 본인이 안무가로서 참여하는 또 다른 작업에 대해 들려주세요.
준비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가 베를린에 있는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되었어요. 오는 6월부터 작업을 시작해서 9월 20일 베를린에 있는 Ufer Studio에서 초연될 예정입니다. 나와 Tommy Zeuggin이 공동 안무를 맡게 되고 4명의 무용수와 연주자 등 모두 8명이 퍼모머로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김형민은 네덜란드 안하임의 EDDC에서 수학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유명 안무가와의 작업을 통해 뛰어난 댄서로서 인정받은 후 주변의 예술가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그녀의 행보는 향후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한국 안무가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김형민은 오는 6월말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서 무용수로서 특유의 농익은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2. 03.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