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외 무용수 인터뷰(3)
전은선 (스웨덴 왕립 발레단 Royal Swedish Ballet)

외국의 직업무용단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무용수들의 숫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활약상은 그대로 한국의 춤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3월 김형민(독일 콘스탄자 마크라스/도키 파크 컴퍼니), 4월 이상은(독일 드레스덴 Semperoper Ballet)에 이어 5월에는 Royal Swedish Ballet의 주역 무용수인 전은선을 인터뷰 했다. (편집자주)

 

현재 소속 컴퍼니에 입단하게 된 과정은?
전은선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6년동안 활동하며 군무부터 주역까지 매우 다양한 역할을 맡아 출연했었습니다. 반복되는 공연작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레를 접해보고 싶다는 갈망과 세계무대에 나가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역량을 펼쳐 보이고 싶은 열망이 자연스럽게 생겨, 현대 발레의 중심지인 유럽 발레단 입단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중의 하나인 스웨덴 왕립 발레단을 알게 되었고 오디션을 거쳐 입단하게 되었습니다.

입단한지 얼마나 되었으며 그동안 출연했던 주요 작품은?
스웨덴 왕립 발레단에 입단한지 올해로 정확히 10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입단 2년 만에 평생 계약 권을 부여받고, 5년 만에 솔리스트에 승급하는 꽤 빠른 승진을 하며 발레단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요 출연 작품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지젤>, <마농>, <로미오와 줄리엣>, <오네긴>, <테마와 바리에이션> 이 있으며, 현대작품으로는 <peer gynt>, <na floresta>, <por muero vos>, <gustav 3><moving glass>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였습니다.

컴퍼니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이 있을텐데요…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도전과 여러 장르의 유럽 발레를 매우 가까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이며 현재, 세계 몇몇 발레단에만 남아 있는 평생 계약제를 부여받고 활동하고 있다는 점 일 것입니다. 평생계약제를 받게되면서 저는 무용수로서의 삶뿐만 아닌, 일반인으로서의 삶도 풍요롭게 하는 훌륭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 덕에 저는 그저 무용수로서 춤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이제는 이곳의 생활과 사회에 익숙해져서 어려운 점이 없지만, 예전에는 물론 언어에서 오는 어려움과 문화차이로 인해 힘들었습니다. 스웨덴은 스웨덴언어와 영어를 사용하는데, 당시만해도 스웨덴어는 커녕 영어도 전혀 못했던 저는 스케줄을 이해하고 동료들과 선생님들과 대화하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번 6월말에 오랜 만에 내한해 공연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공연할 작품과 파트너 무용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서울과 인제, 연천에서 치러질 <한국을 빛내는 해오무용스타 초청 공연>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공연할 작품 두 개 중의 하나는 전 스웨덴 왕립 발레단 예술감독인 Marc Ribaud 안무작 <코펠리아 Coppelia> 파드되와 를 춤출 예정입니다.
저와 함께 내한할 파트너는 Dragos Mihalcea는 현재 스웨덴 왕립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입니다. 저와는 한국 유니버설 발레단에서 주역으로 4년 동안 파트너로 함께 춤을 추었었고, 지난 2004년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오랜 만에 내한 공연을 갖게 된 소감과 기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2005년 유니버설 발레단에 게스트 무용수로 참여한 후, 7년 만에 고국무대에 다시 서게 되어 기쁩니다. 제가 한국을 떠나 있는 10년 동안 한국의 발레가 획기적으로 발전하여 높아진 한국의 관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사실 걱정도 많이 되지만 새로운 발레를 선보이는 입장에서 관객들의 너그러운 시선을 바라는 입장입니다.


 

 

향후 컴퍼니의 일정도 궁금합니다.
작년 8월에 새 단장님이 온 이후로 발레단이 새로운 정비에 들어가 새로운 창작품들도 많이 할 계획이고 고전 발레도 그에 못지않게 공연할 계획이어서 바쁜 한해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우선 <돈키호테>,<잠자는 숲속의 미녀>,<지젤>,<호두까기 인형>을 시작으로, Stijn Celis의 <c-moll>, Mats Ek의 <romoe & juliet>, Marco Goecke의 <impromtus>, Emanuel Gat의 <time themes> 등 현대 작품들을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현재 한국의 발레가 거의 모든 콩쿨에서 상을 휩쓸고, 우리 무용수들이 세계 발레단에도 많이 진출해 한국 무용수들이 세계 발레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모던 발레 공연도 많이 하고 해외 발레단들의 국내 공연도 많이 해서 관객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갔지만 아직도 고전 클래식만을 편애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한국의 발레가 더욱더 앞서가고 세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무용수와 관객 모두 이런 편애를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리_장광열)

 

2012. 05.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