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해외 현지취재_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EX
아시아 컨템퍼러리 댄스의 현주소
김인아_<춤웹진> 기자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EX가 지난 2월 4일부터 16일까지 13일간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됐다. 요코하마시 예술진흥재단의 주최로 매년 2월 열리는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은 일본을 비롯해 각국의 신진 안무가들이 참여하는 춤 축제로, 일본 내에서 비교적 큰 규모로 열리는 컨템포러리 댄스 페스티벌이다.
 1996년 안무가 육성과 컨템포러리 댄스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처음 열린 이래 2005년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R로 재도약했고 개최 15년째인 2011년부터는 EXpressionㆍEXploreㆍEXtensionㆍEXchange를 표방해 명칭 뒤에 EX를 붙이고 다시한번 새롭게 출발했다. 현재 국제 무용교류와 신진 안무가 발굴에 앞장서며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춤 축제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댄스 컬렉션은 올해도 어김없이 요코하마의 랜드마크인 아카렌가 창고(横浜赤レンガ倉庫, Yokohama Red Brick Warehouse)에서 진행됐다. 붉은 벽돌의 외관이 인상적인 이곳은 원래 요코하마 항에서 오고가던 화물을 보관하던 창고였으나 현재는 공연장, 갤러리, 쇼핑몰, 레스토랑을 겸비한 복합 문화시설이 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아카렌가 창고 1관 3층에 위치한 200여석의 공연장, 2층의 작은 홀, 야외 광장 등 건물 내외를 효율적으로 이용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3층 공연장에서는 신진 안무가들의 공연, 2층 홀에서는 여러 편의 쇼케이스와 춤 홍보물 전시, 야외 광장에서는 퍼포먼스가 주로 열렸으며 관람의 편의성을 고려한 듯 모든 프로그램은 순차적인 스케줄로 알차게 진행되었다.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의 프로그램은 크게 경연 공연(컴피티션ⅠㆍⅡ), 전년도 수상자 공연, 한일 춤교류 프로젝트(댄스 커넥션), 그리고 다수의 쇼케이스로 편성됐다. 축제 기간 도쿄 일원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야외 공연의 일부가 취소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공연을 보기 위해 쏟아지는 눈을 헤쳐가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열정 때문인지 축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페스티벌에서 단연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컴피티션Ⅰ이다. 안무 경험이 있는 2, 30대 젊은 안무가들의 출품작 가운데 최종 선정된 작품이 본선 무대에 오르는 경연 방식으로, 관람 위주의 공연이 주가 되는 일반적인 춤 페스티벌과 차별화된 댄스 컬렉션의 메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총 10개국 152명의 안무가 중에서 비디오 심사를 거쳐 선발된 12팀(일본 한국 중국 이스라엘)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스라엘 한 팀을 제외하면 선발된 나머지 11팀이 모두 아시아의 안무가들이었으니 동시대 젊은 감각의 아시아 컨템퍼러리 댄스를 집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
 

 

 

  7일부터 9일까지 3일동안 진행된 컴피티션의 공연은 그간 안무가들의 열정과 노력이 묻어나는 진지한 무대였고 참여한 모든 안무가들의 작품이 소재나 장르의 제한 없이 개성적이며 다채로웠다. 매일 네 팀씩 총 12팀의 공연이 이뤄졌고 하루에 한두 팀씩 한국 안무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본선에 진출한 한국 안무가는 김보람, 신혜진, 권령은, 김보라(공연순) 총 네 명으로, 각각은 어느 것 하나 일치하지 않은 뚜렷한 색깔의 진정성 있는 작품을 무대 위로 쏟아냈다. 한국 안무가들의 공연은 안무력, 구성 및 연출, 무용수의 기량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감각을 선보여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첫 날 공연한 김보람의 <실수(Mistake)>는 복면과 비닐을 뒤집어 쓴 세 남자 무용수의 그야말로 숨막히는 움직임들을 평화롭고 조용한 클래식 음악에 명랑하게 대비시킨 작품이다. 음악의 선율을 따내 반복적인 동작을 구성했고, 생물에 덮어버린 비닐이나 장난감 총과 같은 여러 소품을 이용한 내러티브로 연출력을 돋보이게 했다.
 둘째 날 신혜진의 <처음 만나는 자유(Strange Freedom)>는 자궁 안의 태아를 형상화한 작품. 얼굴을 가린 채 밀도있게 전개되는 그의 움직임은 다리, 발가락, 허리, 상체를 조형적이고 섬세한 몸짓으로 풀어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같은 날 펼쳐진 권령은의 <나를 위한 기술(The Skill for me)>은 자아를 탐구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고 ‘돌’이라는 오브제와 춤꾼 사이의 접촉즉흥 같은 움직임들을 다채롭게 구사했다. 돌과 나 사이에 벌어지는 미묘한 관계성, 타악ㆍ목소리ㆍ생활소품을 응용한 라이브 음악과의 연계성이 춤과 매끄러운 구성으로 연출됐다.
 마지막 날 김보라의 <혼잣말(A long talk to oneself)>은 카프카의 「변신」을 차용해 자전적 이야기와 생각을 몸짓으로 말하듯 풀어낸 작품이다. 긴 호흡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내레이션, 감각적인 영상, 잘 다듬어진 절제의 움직임이 서사 구성력과 함께 긴밀한 조화를 이뤘다.

 

 


 9일 컴피티션Ⅰ의 공연이 모두 종료된 후 시상식이 열렸다.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는 국제교류를 염두에 두고 심사위원상, 장려상, 주일 프랑스대사관상, MASDANZA상, Touchpoint Art Foundation상, Tel Aviv-YafoㆍYokohama상을 시상하고 있다. 순위를 매기는 기존 콩쿠르의 시상과는 다른 방식이다.
 몇 가지 상은 해외 진출의 활로를 열어줄 수 있는 특별한 부상을 수여한다. 프랑스대사관상의 수상자는 최장 6개월간 프랑스 국립 안무센터에서 연수받고, 그 결과를 다시 요코하마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연계했다. MASDANZA상은 오는 10월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Gran Canaria)에서 개최되는 인터내셔널 컨템퍼러리 댄스 페스티벌 MASDANZA에, Touchpoint Art Foundation상은 2015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퍼포밍 아트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Tel Aviv-YafoㆍYokohama상의 수상자는 올해 9월 수잔 델랄 센터(The Suzanne Dellal Centre)에서 열리는 댄스 페스티벌에 초대받는다. 특전이 부여된 네 가지 상은 각국 무용 관계자가 직접 심사, 해당 수상자를 선정해 좀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는 한국 안무가 3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를 위한 기술>을 안무한 권령은은 주일 프랑스대사관상, <실수>의 김보람이 Touchpoint Art Foundation상과 장려상 2개 부문, <혼잣말>의 김보라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해 한국 안무가들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한국 안무가들은 그간 댄스 컬렉션에 다수 참가해 입상이 당연시될 정도의 훌륭한 작품을 선보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식 무대에서 한국 안무가의 이름이 호명된 것은 2011년 요코하마 댄스컬렉션R이 EX로 바뀐 이래 3년만의 일이다.
 

 



 요코하마시 예술진흥재단의 나카소 안나(中祖 杏奈)는 “심사위원은 공연 프로듀서부터 안무가, 평론가, 미술가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다각적인 관점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도전적인 안무가와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안무가들은 매번 일본의 안무가들에게도 충격을 준다. 댄스 컬렉션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앞으로도 한국 안무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를 참관한 공연기획자 서정림 씨는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은 농후한 작품성보다는 창작의 열정을 갖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과 관점으로 실험적 작업을 이끌어낸 안무가를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매회 한국 안무가들은 전반적으로 훌륭한 작품을 선보여 왔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는 세계 14개국 22명의 무용 관계자가 초대되어 아시아 안무가들의 작품을 관람했고 공연이 끝날 때마다 열린 리셉션을 통해 안무가-기획자들의 적극적인 교류가 이뤄졌다.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은 젊은 안무가들의 활발한 네크워킹이 이뤄지는 장소이자 아시아 안무가들을 해외에 알리고 구체적인 진출계획을 도모할 수 있는 국제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4 요코하마 댄스 콜렉션 참가 안무가 인터뷰


권령은 김보라 김보람 신혜진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EX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축제 참여 후 서울과 해외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4인의 안무가에게 이메일로 동일한 질문이 담긴 서면 인터뷰를 요청하였고 답변을 모아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해봤다.


 

 



- 무용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권령은 : 14살부터 전문적인 무용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 <인간극장>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무용가 홍신자님의 이야기였는데 그 이후 안무가의 꿈이 시작됐다. ‘30살이 되면 꼭 내 무용단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스스로 세운 그 장기 프로그램 덕분에 현재까지 무용과의 오랜 인연을 맺게 된 것 같다.

김보라 : 무용은 만 7살 때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안무를 시작하게 되었고 안무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고 있던 나를 발견하는 것이 재밌고 마냥 좋아서 지금껏 하고 있다.

김보람 : 방송 백업댄서 생활과 스트리트 댄스를 오랫동안 했었다. 2003년 서울예술대학교에서 김기인 교수님께 춤을 배우면서 춤의 의미와 깊이를 이해하게 되었고 다시 스트리트와 방송댄스를 병행하다가 2008년 안성수 픽업그룹 활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현대무용 활동을 시작했다.

신혜진 : 7살 때 발레를 접하였고 부산 브니엘 예술중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 예술사를 거쳐 현재 창작과 전문사에 재학 중이다.
 

 

- 주요 안무작과 출연작은? 기억에 남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는가.

권령은
: <CoCo> <가장 긴 거리> <Report W> <나를 위한 기술> 등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무래도 최근 작업인 <나를 위한 기술>이다. 모든 작업이 항상 다른 기억과 저마다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지만 2013년에 <잊지 않을 행진>이란 작업은 특별한 경험을 가져다주었다. 최북단 DMZ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대한민국을 횡단했고 밤마다 도착한 마을에서 거리공연을 하며 그곳 사람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링하고 필름으로 남겼다. 이제껏 무대공연을 주로 하던 나에게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고 많은 생각과 질문들이 다가온 시간이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자신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 작업이었다.

김보라 : 주요 안무작은 Art Project Bora의 <프랑켄슈타인>, LDP 정기공연 안무의 <I'm not there>, 전국무용제 은상 <In the beginning>, 백남준 아트센터 기획공연 <토끼를 찾아서>, 국립무용단 기획공연 <No body>등이 있다.
 2013년 5월 코오롱 커스텀멜로우의 지원으로 대림창고라는 극장이 아닌 공간에서 공연을 하게 됐고 그 외 2012년 백남준 아트센터, 2013년 국립현대무용단 주최 미술관 공연 등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간개념을 확장하고 재해석하며 파괴함으로써 재구성되는 순간의 매력을 잊을 수 없다.

김보람 : 주요 안무작은 <Soul><Mistake><Language><Body concert><Plank time><Coexistence>
<Rhythm of human> 외 다수. 무용수로서는 안성수 픽업그룹의 <장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안무가로서는 모든 작품이 소중한 느낌이다.

신혜진 : 안무작으로는 <뒤틀린 형태에 대하여> <처음 만나는 자유> <아주 특별한 관계> <움직이는 시선> 등이 있고, 출연작으로는 Andrea K. Schlehwein 안무 <Inter Face>, David Clarkson 안무 <파편의 산>, 류재미 안무 <생포된 풍경>, 이나현 안무 <순간>, Pierre Rigal 안무 <작전구역>, 김남진 안무 <기다리는 사람들2>, 안은미 안무
<Let's say something> 등이 있다.
 물론 모든 작품이 특별하고 기억에 남지만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 출품한 <처음만나는 자유(Strange
Freedom)>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최근에 이 작품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고, 이 작품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애착이 간다.


 


- 어떤 계기로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EX에 참여하게 되었나?


권령은 : 예전부터 많은 한국 안무가들이 이 컴피티션에 참가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학교 선배인 정영두, 이선아씨가 이곳에서 수상을 하신 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며 나 역시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중 작년 봄 남정호 교수님과 이경은 선생님의 권유로 신청하게 됐다.

김보라 : <A long talk to oneself>의 메시지를 일본에서는 어떻게 공감하며 느낄 수 있을지가 매우 궁금했다. 더 큰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발판이라는 생각도 참여 동기가 됐다.

김보람 : 참여 동기는 외국으로 진출할 기회가 열릴 것 같아서였다.

신혜진 :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이라는 축제는 일찍이 참가경험이 있는 지인들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경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쉽사리 참가신청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실 경연이라는 것 역시 여느 공연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인다는 점을 보면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처음 만나는 자유>를 재공연하게 될 기회가 생겨 준비에 열중하던 중 작품에 함몰되어 더 이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솔로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인데 같은 작품을 여러 번 공연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경연이라는 장치가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참가하게 됐다.

 


- 댄스 컬렉션 신청 이후의 과정이 궁금하다. 특이하다거나 어려웠던 점들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권령은 : 작년 가을 1차 DVD 심사에서 통과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작품에 필요한 리서치 과정을 가졌다. 솔로 작업이 처음이라 혼자 연습실에 있는 것이 힘들었다. 작업도 작업이지만 외로움과 싸우는 기분이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 매일매일 고민하며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마치 산을 오르는 것 같았다. 정상이 어딜까 싶어 지치기도 하지만 멈춰 뒤를 돌아보면 꽤 많은 길을 걸어왔구나 라는 생각에 이내 곧 힘이 생기는... 지금 생각해보니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김보라
: <A long talk to oneself>의 매회 공연은 필름을 통해 또는 사운드를 통해, 그 순간 느끼고 하고 싶은 안무자의 메시지가 즉흥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나만의 혼잣말들을 수집하였다. 그 과정에서 형식없고 두서없는 수많은 혼잣말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기억할지의 스킬이 필요했다.

김보람
: 경연이라는 부담감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안무자인 내가 모든 경비를 해결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먼저였다. 그것의 가치를 상이라는 것으로 대처하는 것이 별로 탐탁치 않았지만, 재공연의 기회가 부족한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며 한번 더 공연하고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신혜진
: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측에서 2013년 9월경 비디오 심사 통과 결과를 알려왔고, 그 이후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지속적으로 메일을 통해 기술적으로 필요한 것들과 작품에 관한 내용 등을 전달했다. 비디오 심사 통과 결과를 주최측으로부터 전달받고 참가 의사를 밝혀야 하는데 날짜를 잘못 기억하고 마감날짜 안에 답장을 보내지 못했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잘 해결됐지만 그 일 이후 주최측이 요구하는 것들을 마감일 내에 보내기위해 메일과 서류들을 여러 번 확인하게 되었다. 서류에 약한 나로서는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 이번에 출품한 작품을 소개해 달라. 안무하면서 중시했던 점이 있나?

 


 

권령은 :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과 동시에 실종된 자아를 찾고자 했다. 작품 <나를 위한 기술>에서 춤을 추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사실 ‘돌’이라는 오브제와 함께 있기에 듀엣에 가까웠고,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지미 세르(Jimmy Sert) 역시 퍼포머로서도 존재하고 있었기에 트리오라고도 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그래서인지 안무의 폭이 훨씬 넓었던 것 같다. 단지 춤이라는 재료를 안무했다기보다는 작품 전체를 안무(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김보라
: <A long talk to oneself>는 무한한 생각의 언어들을 최소한의 공간 안에서 추상적인 움직임으로 풀어간다면 과연 관객들은 공감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만들게 됐다. 매회 공연하며 나의 숨기고 싶은 가장 큰 사건의 텍스트들 속 감정들에 무뎌지는 나 자신을 보며 다시 한번 카프카의 <변신>의 텍스트가 내 현실이 되어버린 작품이다.

김보람
: 안무작 중 유일하게 클래식 음악만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특별히 유머러스한 표현을 안무에 넣으려는 성향은 없었는데 진지함 또한 없기 때문에 황당함이 묻어 나오는 것 같고, 그것을 관객들은 유머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무대에서 봉지를 쓰고 움직이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숨쉬기도 어렵고 앞도 보이지 않고 육체는 너무 힘들고 순서는

너무나도 복잡한 상태에서도 음악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신혜진
: <처음 만나는 자유>는 나의 상태를 자궁 안의 태아 형태를 빌려 구속과 보호 혹은 평온과 안주 사이에서의 갈등을 움직임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신체 각 부분의 섬세한 움직임과 다양하게 변형된 신체의 형태를 이어나가면서 익숙한 움직임이나 학습된 움직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움직임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얼굴을 최대한 배제하고, 신체의 움직임만으로 불편하고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움직임만으로 전달하고자 하였다.

 

 


- 이번 공연이 초연인지? 재공연이라면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을 위해 수정을 했을 텐데... 재안무하면서 특별히 초점을 둔 점은 무엇인가?


권령은 : <나를 위한 기술>은 2013년 1월 한팩 차세대 안무가 육성 프로그램 쇼케이스에서 <꽃, 미영이란 이름의 편지들>이란 이름으로 발표된 작품을 발전시킨 것이다. <나를 위한 기술>이란 제목으로서 공연은 요코하마 댄스컬렉션이 초연이다.
 무엇을 발전시키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애초 완성작이 아닌 작품이었기에 좀더 구체적인 도안을 그리기 위한 시간도 가졌었다. 그리고 쇼케이스 이후 들었던 피드백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너무 개인의 이야기에 국한된 것 같다”, “자아성찰은 흔한 주제이니만큼 좀더 령은의 생각과 방식이 묻어나게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등의 이야기였다.

김보라
: 2012년 한팩 차세대안무가 프로그램에서 영상을 제외한 라이브 음악과 함께 쇼케이스로 초연했다(아르코 소극장). 영상이 덧입혀진 요코하마 참가작 버전은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역시 아르코 소극장)에서 첫 공연을 했다.
 개인의 사소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혼잣말들을 개인 그리고 사회로 나아갈 때, 또 다른 각도의 안무적 관점의 방법에 대해 초점을 두려 노력했다.

김보람
: <실수>란 작품은 2009년에 처음 쇼케이스 형식으로 만들어졌고 2013년 모다페 국내 초청작품으로 초연됐다. 작품의 내용은 나도 잘 모른다. 실수라는 단어가 모든 인간에게 다른 형식으로 이해되고 있고 그것을 정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실수로 인해 스스로 너무나 고통스러웠던 심리상태를 육체의 고통으로 잊어보려 했던 상황이 작품으로 나온 것 같다.
 원래 작품에는 남자 둘, 여자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여자가 권령은이다. 권령은도 요코하마에 출전하게 되어 남자 셋으로 출연진을 조금 바꿨다. 원래 작품은 가스건을 사용했는데 총기를 외국으로 가져가는 일이 복잡해서 그냥 장난감 총으로 대신했다. 특별히 초점을 둔 것이라면 무사히 공연을 마치고 내려오는 것 뿐이었다.

신혜진
: 2012년 문래아트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2013년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서울 댄스 플랫폼 등에서 공연되었다. 초연 때 작품과 이번에 공연한 작품은 많은 차이가 있다. 초연 당시에는 움직임, 공간, 조명 등을 최소로 사용하면서 신체가 특정 형태를 만들어내면 관객이 그것을 충분히 감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많이 두었던 데 비해 이번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움직임의 확장에 따른 공간의 확장과 시간성에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하루에 네 작품씩이나 공연되는 경연이라는 특성상 관객의 입장을 배제할 수 없었고 그에 따른 작품 수정이 불가피했던 것 같다.

 


-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 참여한 전반적 소감을 듣고 싶다. 애로사항, 에피소드 등 기억에 남거나 인상적이었던 점이 있었나?


권령은 : 작품에 불을 사용하기에 사전에 주최측에 얘기를 했고, 주최측은 소방서에 허락을 받은 후 불을 사용해도 좋다고 허가해 주었다. 하지만 공연 당일, 요코하마에 20년만의 폭설이 내려서 지하철, 대학입시 등 많은 것들이 취소되거나 정지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너무 많은 눈에 사람도 차도 다니기 힘든 상황이었다. 혹시라도 불이 날 경우 소방차가 오기 힘들 것 같아 걱정스런 마음 반, 불을 끄기에 충분한 양의 눈이 내렸기도 해서 문제가 없을 것 같은 마음 반이었다.
 그리고 공연장 ‘아카렌카 소고(창고)'가 너무 멋졌다. 창고로 만들어진 건물을 극장으로 개조한 것이라고 했는데 예술적이면서도 특이한 양식의 건물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극장 역시 공연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었다.
 요코하마 컬렉션은 경연이지만 사실 젊은 안무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해외로 선보일 수 있는 마켓 같은 곳이라고도 생각한다. 많은 국제 프로모터들이 이 행사를 관람한다. 그리고 마지막 리셉션에서 다함께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초청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젊은 안무가들에게 상(賞)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일종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김보라 :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라면, 작품에선 신체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액체를 쏟아내는 것으로 메시지의 마무리를 짓는다. 눈물, 침, 소변 같은... 그러나 소변의 양과 냄새로 보아 소변이 아닌 등 뒤에 기계를 장치해서 물을 쏟는 장면으로 알고 있었다는 분들이 많았다.
 방사능 걱정에 다짐을 하고 가방 가득 음식을 싸 갔지만 단 하루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일본요리의 유혹은 참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일본 폭설. 10년 만에, 40년 만에 그리곤 100년 만에 온 폭설을 몸소 느낀 그 하루가 참 기억에 남는다. 내 귀는 이미 없어지고 머리카락들은 얼어서 바늘이 되어버렸다.

김보람
: 전반적으로는 특별히 나쁜 것이 없었다. 다만 일반 관객들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 경쟁에 참가하기는 했지만 공연을 한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서 그런가보다.

신혜진
: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관계자들의 친절함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초반에 메일로 보낸 기술계획서와 공연장에서 요구한 것들에 차이가 있었는데 이때 기술 감독님들과 스태프들의 긍정적인 협조와 태도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작품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해주려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나의 작품을 그들 개개인의 작품으로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마지막까지 여러 사람이 함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경연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따뜻하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애로사항으로는 여러 팀이 공연하는 상황이기에 리허설 일정 조정이 어려웠다.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중 컴피티션Ⅰ의 공연 일정은 2월 7~9일이었는데 내 공연은 2월 8일로 잡혔으나 조명 리허설은 2월 4일에 있었다. 조명 리허설 이후 공연 전까지 연습공간이 없어서 연습이 불가하였고 공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견디는 것이 어려웠다.

 



- 본인 작품을 비롯해 한국 무용가에 대한 현지 반응이나 인식은 어떠했나?

 

 

권령은 : 한국 안무가의 작품은 좀더 다이내믹하다. 이번에 참가한 4명의 안무가 색깔이 전부 달랐던 점도 재미있었다. 나이가 비슷해서인지 주제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각자의 방식이 각자 달랐던 점이 흥미로웠다.
 심사가 끝난 후 심사위원과 개인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제 작품에 대해서 주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흥미로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전체적인 구성력이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김보라
: 공연 후 리셉션 자리에서 대화하다가 우시는 일본인도 계셨다. 그리고 어떤 일본 평론가는 <A long talk to oneself>가 부토와도 같은 감성의 움직임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내면의 감성을 강하게 표출하기보단 감정을 자제하는 더 강한 내면의 움직임을 보았다'라는 호평도 들었다. 그들은 작품 그대로를 평가하고 해석해주었다. 한국 무용가가 아닌 같은 아시아의 무용가로서 축하해주고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다.

김보람
: 한국 안무가들이 상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잘하기 때문이다.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신혜진 : 많은 관계자들로부터 작품의 질뿐만 아니라 무용수의 기량까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이번 수상자들 중 한국 안무가의 비중이 많은 것이 그 반응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 컬렉션 기간 내내 일본의 젊은 안무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본인이 보기에 일본 컨템포러리 댄스는 어떠했나? 일본의 컨템포러리 댄스에 대한 느낌이 궁금하다. 우리와 비교해서 특색 있는 점이 있었나?


권령은 : 일본의 컨템포러리 댄스는 안무가 각자의 고유 테크닉이 다양한 것 같고 미니멀에 강한 것 같다. 한 가지 콘셉트를 깊이 파고들어 흥미로운 지점들을 보여주며 보는 이가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작품들이 많았다.

김보라
: 일본은 무용과가 있는 대학이 소수라고 들었다. 무용을 하는 댄서조차도 직업이 여러 가지인 것을 보게 되었으며, 어떠한 부류로 나누지 않고 본인이 흥미로운 분야의 무용을 특별히 전공하지 않았어도 선뜻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선택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진정한 태도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김보람
: 한국의 컨템포러리는 유럽을 지향하는 것 같고 일본은 좀더 개인적인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듯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둘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혜진
: 공연 준비로 예민했던 터라 쇼케이스와 컴피티션Ⅱ 공연 중 몇 작품밖에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컴피티션Ⅰ에 참가한 작품만으로 일본 컨템포러리 댄스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심히 우리와 일본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비교해보자면 일본에서는 작품의 다양성이 매우 존중되는 것 같았다. 최근 한국에서는 특정 흐름을 만들고 그 흐름에 부합하는 공연들을 모아 공연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성격의 작품들이 한 무대에 공존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다수의 작품들이 음악으로부터 상당 부분 독립되어있는 듯했다. 음악의 힘을 빌리거나 의존하지 않는 것이 작품의 주재료인 무용수의 몸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컬렉션에 참가하고 싶은 한국 안무가들에게 해 줄만한 조언이 있다면?


권령은 : 자신의 고유성이 짙은 작품으로 참가하면 좋겠다. 앞서 말했듯이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은 상 이상의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다. 잘 만든 작품보다는 유일한 작품을...

김보라
: 내가 느낀 요코하마 컬렉션은 수상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도록 모든 이가 관심을 갖는 좋은 무대였다. 이런 축제를 참가자에게 안겨 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느껴졌다. 1등, 2등, 3등의 순위가 아닌 세계무대로 나아가 작품의 공감대를 확장하기 원한다면 꼭 한번 추천하고 싶은 페스티벌이다.

김보람
: 한국 안무가가 참여한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작품을 평가받기 위해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진정한 평가는 아닌 듯하다. 경험으로는 좋다.

 


-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권령은 : 이번에 프랑스 대사관상을 수상하면서 6개월 동안 프랑스 국립 안무센터에서 연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유럽의 젊은 안무가들과 만나고 함께 워크숍에 참여하고, 후에 제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쇼케이스 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프랑스로 떠나기 전에 한국에서 이 작품을 발표하려 한다. 프랑스에서는 신작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할 것 같다. 계속해서 고민할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 찾아보고 싶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해탈하고 싶다.

김보라
: 심사위원상을 수상해 상금 20만엔(약 200만원)과 2015년 신작 초청공연의 제작비 일부를 지원받게 되었다. 이번 작품은 앞으로 네덜란드, 프랑스 등 해외 초청공연 계획을 갖고 있다. 2015년 신작을 솔로 공연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1년 동안 여유를 두고 준비에 몰두하고 싶다. 사회나 국가를 다루는 언어 또한 개인의 소소한 언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좀더 확장된 언어를 구사할 안무적 메소드를 찾기 위해 경험하고 공부할 것이다.

김보람
: 신작 안무는 접어두고 이미 만들어진 작품으로 더욱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춤은 인간을 위한 언어라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춤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춤과 몸에 관한 연구를 계속 이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신혜진
: 지금까지는 주로 솔로작업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타 장르 예술가와의 협업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해 당분간은 무용 외의 다른 장르들을 공부할 계획이다.

 

 



- 무용가 ○○○에게 춤이란 무엇인가? 춤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권령은 : 음... 나는 춤이 되고 싶다.

김보라
: 춤은 두렵고도 재밌는 언어이다.

김보람
: 춤은 모든 자연과 시간 그리고 본질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언어라고 믿는다. 기계와 사회는 계속 진화하면서도 인간은 생명체로서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진화와 미래에 관한 지정한 목적을 대변할 수 있는 몸의 언어. 자연만큼 순수할 수 있는 언어가 바로 춤이다.

신혜진
: 개인적으로 춤이란 것이 무엇이고, 춤이 이러이러하기에 이러이러한 춤을 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춤을 추게 되었고 본능적으로 계속해서 춤을 추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내가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도 춤은 제 본능과 가까운 관계일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관찰하고 알아 나아가는 것처럼 춤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쳐 지속적으로 해 나아갈 것이다.

2014. 03.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