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꿈꾸는 방_Dreaming room〉
Group 짓의 커뮤니티 댄스 프로젝트 소개
곽고은_Group 짓‘기획ㆍ연출 / 안무가

2011년 여름 ‘서울국제무용축제 SIDance’에서 중 고등학교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커뮤니티 댄스 프로젝트에 대한 제의를 받았다. 처음엔 'Community Dance' 라는 그 이름 자체가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때 언젠가 보았던 피나 바우쉬가 출연한 영화 ‘댄싱 드림즈’ 가 떠올랐다. 영화는 아이들이 저마다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아픔들을 춤을 통해 외부세계와 접촉하고 관계하면서 치유해 나아가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만남이 아니라 하더라도 청소년들과 예술로서 만나고 소통한다는 점이 나에게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러한 ‘관계적 소통‘ 이라는 명제 아래,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움직임, 시각/영상, 음악, 미술 분야의 6명 작가들이 뜻을 모아 Project Group ’짓’을 결성 하였고, 우리는 함께 이 프로젝트를 꾸려가 보기로 하였다. 우리는 이 의미 있는 만남이 기대가 되는 한편,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며, 어떤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아이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우리는 리서치를 진행했다. 정말 ‘요즘 애들’ 이 어떤 친구들인지 알아야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는 요즘 청소년들의 패션과 트랜드, 언어 줄임말사용(예: 버카충-버스카드 충전) 등등 요즘 아이들에게 화두인 이슈들을 조사하고 이야기 해보았다. ‘짓’ 멤버들이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큰 세대 차이를 실감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역시 변하지 않은 사실은, 학업 성적으로 서열화된 교육 체제 속에서 아이들의 꿈이 그 잣대로 재단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대물림 되어 지는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고, 워크숍을 준비하는 마음의 무거움도 더해졌다.




Workshop


첫 만남, 시작
아이들이 예술로서 소통하고, 이해해 나아가는 과정들
2011년 7월 16일 5시 서울시립마포청소년수련관
15세~19세 까지의 나이로 구성된 18명의 아이들과 'Group 짓'의 첫 만남

 서먹하고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둥글게 앉아 첫 인사를 가졌다. 참가자 가운데 중학교 남학생 4명이 있었는데, 자의로 들어온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 중 한 친구가 질문을 했다. “이거 그 쫄쫄이 타이즈입고 무용 배워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내가 되물어 보았다. “춤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생각이 나요?” 아이들은 발레, 한국무용, 탈춤, 힙합 등등 여러 가지 대답을 했다. “모든 춤을 포함하는 더 큰 범위가 있는데, 그건 움직임 이예요. 그럼 움직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이들이 뭔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아이들 중에 가장 어린친구가 대답을 했다. “걷는 거? 엇! 그럼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도 움직임 이겠네요~?” 하고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놀랐다. 아이들은 역시 말랑 말랑하게 열려있었다. “네 맞아요! 지금 옆에 친구가 머리를 만지고 있는 것도 움직임이고, 내가 말을 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는 것도 움직임 이예요! 우리는 이 워크숍을 통해서 서로의 움직임을 함께 발견해보고 찾아보는 놀이를 해볼 거예요” 아이들은 갸우뚱한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눈치다. 어쨌든 타이즈를 안 입는다는 말에 남자아이들은 안도를 했다.

 워크숍을 시작하며 정한 몇 가지 룰(Rule) 중 하나가, 우리가 무언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포지션을 갖지 않는 것 이였다. 어떤 정해져 있는 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답이 없는 것을 함께 찾아 나아가며 발견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생님‘ 이라는 호칭이 아닌 다른 호칭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최대한 수평적인 관계로 아이들과 만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첫 워크숍으로 '자기 소개 게임'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아이들은 설문지처럼 질문이 적혀있는(질문_자신의 생김새, 좋아하는 것, 습관적 행동 ,꿈) 종이에 답을 적었고, 설문지를 교환하여, 다른 사람의 설문지 내용을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해 누구인지 맞추어 보는 게임이다. 아이들은 마임과 같은 제스처를 이용하며 열심히 다른 친구를 묘사했다. ’얼굴에 주근깨가 많다’ 를 열 손가락 하나씩 볼 위에 콕콕콕! 찍으며 나타내었다.

 이렇게 워크숍의 초반에는 구성원들과 서로 친해지면서, 움직임에 대한 부담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게임과 놀이 형식으로 진행 하였고, ‘일반적인 행위‘ 에서 ’움직임’의 단계로 진입해 나아가긴 위한 방향으로 발전을 시켜 나아갔다.
 '티슈와 함께 춤을'이라는 워크숍에서는, 얇은 티슈를 몸의 여러 부위에 얹고, 티슈가 떨어지거나 상하지 않게 걷거나 움직여 보는 것을 해보았다. 티슈는 작은 움직임에도 요동을 치기 때문에 티슈를 떨어트리지 않으려면 조심히 섬세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들의 움직임에 티슈가 나부끼는 것을 느끼며 그 흐름을 타보았다. 아이들은 오로지 티슈를 떨어트리지 않기 위한 몸 쓰기에 집중하였고, 그 집중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의 중심과 구조, 방향, 속도 등등을 다양하게 이용하면서 섬세하게 움직여 볼 수 있었다.

 워크숍에 대한 코멘트 시간에 현주라는 아이가 말했다.
 “다같이 신나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모두들 춤을 추고 있다. 이렇게 단순한 게임으로 어떤 춤 동작 같은 움직임들이 만들어 진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 외에도 이렇게 움직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워크숍 중반에 진행되어졌다. 워크숍의 결과물 <꿈꾸는 방> 작품의 주제로 발전이 되었던 워크숍이 ’몸으로 이름 쓰기‘ 와 ’나의 방 구성‘ 프로젝트였다. ‘몸으로 이름 쓰기‘는 자신의 신체 중 볼펜의 볼(ball)과 같이 점으로 찍힐 수 있는 포인트들로 공간에 다양한 캔버스의 면을 상상 하며 그 위에 자신의 이름을 써보는 프로젝트였다. 정수리, 팔꿈치, 코끝 등등 몸의 여러 부위를 이용해 공간에 선을 그어 보면서, 내 몸의 여러 부위들과 그 몸이 속한 공간에 대한 인지를 해보는 것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이름에 동작들을 프레이즈화 시켜 각자의 solo piece로 발전 시켜 보았다.

 '나의 방 구성'프로그램은 자기 방의 도면을 종이에 그린 후에, 그 방을 연습실 공간에 구현해 보는 것이었다. 이때 다른 친구들은 이 친구의 방에 있는 책상이 되어주고, 컴퓨터, 애완용 강아지, 거울 등이 되어준다. 아이들은 서로 협동하며 친구의 방을 재현해 주었고, 방의 주인은 자신의 방에 들어와 의자에 앉고, 거울을 보기도 하며 자신의 방을 구성해주고 있는 친구들과 컨택을 하게 된다.
 각 방의 구성은 거의 비슷했으나, 그림의 중앙에 자신의 책상과 컴퓨터를 굉장히 크게 그린 친구도 있었고, 어떤 친구는 자기는 방이 없어 거실에서 잔다며 거실을 그려 넣게도 했다. 어떤 친구는 방은 그냥 잠자고 옷 갈아입는 곳이라 말했고, 또 다른 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가득한 방이라고 얘기했다. 자신의 사적인 공간에 대한 간접적인 공유를 통해서, 서로 간의 친밀감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그렇게 아이들은 조금씩 자신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워크숍의 중반 즈음에 꽤 많은 아이들이 워크숍을 하는 것은 좋으나 공연을 하는 것은 부담이 되어 참여 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 원하지 않는 일을 강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끝까지 함께 갈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했고, 결국 이들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하나의 공연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무대에 서는 공연자가 필요하지만, 또 음악, 의상, 조명 등등 여러 파트가 함께 공연을 만들죠? 자 그럼 우리도, 각각의 팀을 나누어서 작업을 해봅시다! 자신이 참여하고픈 파트를 생각해 보세요!”
 사실 아이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워크숍을 이끌어 가는 우리에게는 참 부담이 큰 아이디어 였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 작업을 즐기면서 끝까지 함께 할수 있는것이었다. 우리는 배우팀, 음악팀, 영상팀, 의상팀 이렇게 총 4개의 팀으로 나누었고, 워크숍 중반 이후 팀별 작업으로 공연화 과정에 들어갔다.




공연화 과정


워크숍 ‘과정‘과 ‘결과물‘ 만들기.

 사실 이 공연화 과정이 가장 어려운 난관 이였다.
 피나 바위쉬는 자신의 레퍼토리를 전수하는 방식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면, 우리는 함께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작업을 하며 가장 크게 다가왔던 딜레마는, 작가로 추구하는 개인적 작업관과 이 ‘커뮤니티 댄스’ 라는 개념의 실제 사이에서의 접합점을 찾는 것 이었다.
 아이들과 작가의 사이는, ‘연출과 배우’, ‘안무가와 무용수’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없다. 아이들과의 관계는 다른 층위의 관계인 것이다. 공연화 과정 초반에 나는 그러한 오류를 범하였다. 내가 작품을 만들고, 아이들이 그것을 따라오게 한 것이다. 그렇게 되자 갑자기 수평선을 잘 유지하던 서로의 관계가 수직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몰라 하면서도, 지시에 그저 따를 뿐이었다. 나는 큰 벽에 부딪혔다. 이제까지 잘 쌓아온 아이들과의 관계가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이 속상했고, 이 상황에 큰 오류가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결국, 공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작품을 뒤엎어 버렸다. 그리고 차근차근 우리가 밟아온 시간들을 되새겨 보았다. 이미 많은 것들이 그 속에 담겨져 있었다. 우리는 워크숍 과정에서 나온 것들을 수집하여 작업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공연이라는 형식을 계속 부담스러워 했고, 공연에 대한 큰 기대나 욕심도 없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워크숍이 없는 날 인데도 연습실에 나와서 개인 연습을 하며 공연을 준비해 나아갔다.




작품<꿈꾸는 방> 공연


2011년 10월 9일 제 14회 서울세계무용축제 SIDance

 <꿈꾸는 방>은 제목 그대로 아이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 방까지 지하철이 연결되면 좋겠다는 엉뚱한 꿈부터, 20살이 되면 자금을 모아 곱창집을 열겠다는 꿈까지.. 아이들이 자유롭게 상상하며 꿈꾸는 이야기들을 개인적이면서도 자신의 우주가 펼쳐 지는 ‘방’ 이라는 공간에 펼쳐 보았다.

 작품은 위에서 언급 한 ’나의 방 구성‘과 ’이름 쓰기‘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결과물들을 연결지어 구성하였고, 한명씩 자신의 이름 Solo를 춤춘 뒤 무대 위에 설치해 놓은 마이크에 다가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는 정해진 텍스트 없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 보는 것으로 했다. 아이들이 긴장해서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관객들에게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기도 하고, 또 가장 나이가 어렸던 친구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말을 잘 잇지 못했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의 자신을 관객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무대에 올랐던 친구들이 이 공연을 함께 준비한 다른 모든 팀원 친구들을 불러내 함께 춤을 추면서 작품의 끝을 맺었다.

 공연을 마치고 역시나 많은 아쉬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어떤 공연이든 끝나고 아쉬움들이 몰려오지만, 이번은 더더욱 크게 느껴졌다. 워크숍 과정 동안 우리가 함께 소통하고 변화해온 시간들을 이 결과물 안에 모두 담아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생겼던 것이다.
 짓‘의 작가들은 아이들과 함께한 3개월 동안의 과정들을 공유하며 나누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모두 공감하였고, 나는 그 방안으로 전시를 열어보는 것을 그룹에 제안했고, 모두들 그 제안에 동의하여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전시에 대한 지원을 받을 곳이 마땅히 없었기에, 작가들은 자신의 작가료를 전시를 위해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3~4일 정도 무료 대관이 가능한 마땅한 전시실을 여기 저기 알아보던 중, 대학로에 있는 국립예술자료원의 ‘예술가의 집‘에 문을 두드렸다.
 국립예술자료원은 우리의 전시 기획안을 흥미롭게 봐 주었고, 때마침, 예술가의 집 ‘열린 공간 통‘이라는 전시실이 3월 중에는 계획된 전시 일정이 없다고 했다. 결국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어 국립예술자료원과 Group 짓‘의 공동기획 으로 <꿈꾸는 방_기억하는 거실> 전시를 3월 한 달간 오픈하게 되었다.




전시 <꿈꾸는 방_기억하는 거실>

2012년3월3일~31일
국립예술자료원과 Group짓의 공동기획 전시

 전시 <꿈꾸는 방_기억하는 거실>은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경험하고, 만들어낸 과정 속 결과물들과, 그 여정 속에 담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을 보여 주었다.
 전시와 더불어 ‘꿈꾸는 방‘ 자료집을 함께 준비 하였는데, 이 책은 우리가 진행했던 워크숍에 대한 내용과 방법들을 자료화 시켜 자세하게 기록 되어져 있고, 그 과정을 경험한 작가들의 수기와 아이들의 글이 담겨져 있다. 이 과정들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서로의 의견이 모아져 여러모로 무리를 해가면서 이 책을 출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과정들을 영상으로 담아낸 다큐멘타리도 제작했다. (다큐멘터리 작업은 현재 계속 진행 중에 있다) 다큐멘타리 작품은, 첫 만남부터 공연까지의 과정들을 기록한 에세이 형식의 영상물 이다. 이 다큐멘터리에 작업은 앞으로 계속 이어 나가게될 장기 프로젝트로 현재 계획 중에 있다.

 전시의 오프닝 날 아이들을 초대했다. 아이들은 우리끼리 모여서 파티를 하는 정도 라고 생각했을 터라 전시장에 들어와서 또한 어색해 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낯선 타인들이 전시된 자신들을 관람하는 상황을 부담스러워 하며 자신의 사진에 까맣게 색칠을 한 친구도 있었다 . 아이들이니까 아직 어려서 저러겠지 하고 생각할 것이 아니다, 아직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의사나 생각을 신중히 묻고 들어주는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사진을 까맣게 색칠한 친구에게 차근 차근 이 전시가 어떤 의미 인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전시를 통해서 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깝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 좋았다. 관람객 들에게 이러한 활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더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전시실에 아이들이 실제 하지 않았지만, 관람객들은 작게는 18명의 아이들과, 크게는 우리의 청소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었다.




마지막,


앞으로의 커뮤니티 댄스에 대한 생각.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공의 의견을 표현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임을 일으켜 힘을 발산 하고 있다. 그와 상통하여, 예술은 개인과 공동체의 사회적 포용을 장려하는 방법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동체가 서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들을 열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커뮤니티 댄스‘는 있어 왔고, 지금 이 시대가 그 움직임을 더욱 필요로 한다.
 “우리는 몸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인식하며, 심지어 상상하기도 한다. 몸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 존재로서 공동체에 속할 수 있다.”(장 뤼크 낭시 Jean-Luc Nancy)
 나는 장 뤼크 낭시의 말에서, 커뮤니티 댄스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몸은 인간이 갖는, 국적이나 지위, 성별 등을 불문한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공통점 중 하나다. ‘ 그러므로, 우리가 몸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가능성들을 발견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꿈꾸는 방> 프로젝트에서 만난 18명의 아이들과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관계를 맺으며 소통 하였고, 이 공동체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울림이 지속적으로 퍼져 나아가 파장을 만들어 내리라 생각한다.

꽃샘 추위가 매서운 3월 마지막 날.
곽고은

2012. 04.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