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프랑스에서 보내는 엽서 16
프랑스에서 공식 과정을 연다는 것, 그리고 한글날 기념식
남영호_재불무용가

몽펠리에에서는 2018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의 한국어 문화아틀리에를 거쳐 정식 한국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2017년 그 당시 파리 한국교육원 원장으로 새로 부임한 김현아 원장으로부터 페스티벌 시작 2주 전에 전화가 왔다. 본인 소개를 하면서 코레디시 페스티벌에 참석하고 싶다는 내용과 몽펠리에에 왔을 때 이곳 몽펠리에교육청 분들과 미팅을 갖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함께 했다. 난 그 당시 그 전 교육원장과 연결이 안 되어 몽펠리에 한국어 수업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교육원장이 바꿨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전화를 주신 거였다.

나는 기꺼이 몽펠리에교육청 국제부에 메일을 보냈고, 그 다음날 바로 몽펠리에 교육청 국제부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몽펠리에교육청은 코레디시 페스티벌을 언론을 통해서 잘 알고 있고, 한국교육원장을 기꺼이 만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아주 기뻤다. 내가 코레디시 페스티벌의 영향으로 상상했던 몽펠리에 중고등학교에 한국어 수업을 넣는 것이 실현될 수다는 기대를 하면서 파리 교육원장과 의논하여 페스티벌 프로그램에 한식 뷔페가 있는 날로 정해서 회의 후에 한식 만찬까지 초대한다는 프로그램으로 정했다, 그날 몽펠리에교육청에서는 국제부 국장, 비서, 몽펠리에 아카데미부 디렉터, 장학관, 교육문화 담당, 이렇게 5분이 왔다. 4시간 이상의 여러 회의와 그후 한국 음식 만찬, 간단한 한국 전통 판소리와 춤을 보면서 몽펠리에 교육청 사람들은 그날 한국의 느낌을 온몸으로 체험한 듯했다,

그후 한국어 문화 아틀리에 수업 절차는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몽펠리에교육청은 공식적으로 중학교 2곳에 한국어 문화 아틀리에를 만들었다. 그 다음해는 중학교 에 정식 한국어 수업이 개설됐고, 고등학교에도 한국어 문화 아틀리에를 거쳐 올해 정식 한국어 수업이 채택되었다, 이런 식의 공식적인 빠른 절차는 프랑스에서도 아주 드물다. 프랑스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문화수업들이 거치는 절차는 한국 선생님이 학교에 찾아가 교장 선생님과의 면담 후 이루어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 절차는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 정식 한국어 수업은 학교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교육청 허가 사항이기 때문이다.

파리며 여러 지방에 몽펠리에보다 훨씬 먼저 한국어 문화 아틀리에가 들어 간 도시들이 몽펠리에 사례를 보고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정식 한국어 수업까지 개설될 수 있었는지 너무 놀라워했다. 그들은 한국어 문화 아틀리에는 되는데 정식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나는 그것이 교육청과의 절차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서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렇게 공식적인 절차는 아주 중요하다.

그렇게 공식적인 절차로 만들어진 몽펠리에 한국어 수업. 작년부터 몽펠리에교육청, 파리 한국교육원과 더불어 10월에 몽펠리에에서 한글날 기념식을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 한글날 기념식을 하는 곳은 몽펠리에 도시 하나뿐인 줄로 안다, 2018년부터 몽펠리에 중고등학교 중 한국어 수업이 개설된 2곳 중학교와 2곳 고등학교, 이렇게 4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이날 다 같이 모여서 한글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작년에 몽펠리에교육청 국제부 국장과 점심을 같이 하면서 국장이 한국에서 한글을 기념하는 날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한국에는 10월 9일이 한글날이라 말했고, 바로 나는 몽펠리에교육청의 공식 행사로 ‘한글날 기념식’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바로 파리의 한국교육원에 이 내용을 얘기하여, 그렇게 몽펠리에에서 한글날 기념식이 시작되었다. 작년에는 10월 12일에 했었고, 올해는 10월 11일에 했다. 그날 한국어를 배우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국어 선생님들의 인솔로 한 학교 강당에 모두 모였다. 파리에서는 한국교육원장과 실무관, 몽펠리에교육청 국제부 국장과 몽펠리에 아카데미부 디렉터, 각 학교의 교장 선생님들도 같이 참석했다.






한글날 기념식에 있은 장모네고등학교 무용반의 부채춤 공연 ⓒ남영호




기념식 프로그램은 이러하다. 작년에는 몽펠리에에서 공식적인 한글날 기념식을 한다는 기대에 기념식의 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어 수업이 개설된 장모네고등학교 무용반에 부채춤을 제안했었다. 그렇게 무용반에서 부채춤을 가르쳤고, 그 학생들은 한글날 기념식에 부채춤을 공연했다. 내 전공도 아닌 부채춤을 3분 20초 길이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여러 부채춤 비디오들을 보면서, 아주 쉽게 만들었다, 그 부채춤은 그후에도 교육청 공식 행사에서 추어졌다, 올해는 도저히 시간이 되지 않아 공연을 만들지는 못했다, 그 대신, 코레디시페스티벌 기간에 했던 학교 문화행사 비디오를 보여 주었고, 그 후 각 학교 학생들의 한국어 발표 및 한국동요, 노래, k-pop까지 하면서 학생들은 한국을 향한 열기를 표출했다. 그렇게 프랑스 학생들로 하여금 한국을 그리게 한 거였다. 학생들 중에는 한국 엽서를 만들어 참여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는데 나도 몇 개 받았다.




한국어 학생들 작품 전시 포스터




비록 1시간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석한 몽펠리에교육청 사람들, 파리 한국교육원장, 여러 학교장님들 모두 학생들의 뜨거운 열기에 감동을 받은 모습들이었다. 기념식 후 몽펠리에교육청에서 교육원장을 비롯 한국어 선생님들을 전원 레스토랑에 초대했다. 이제! 몽펠리에교육청에서는 해마다 한글날 기념식을 하기로 했다. 나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요즘 한국어 학생들의 한국적인 작품 전시를 이곳 몽펠리에 국제의집에서 하고 있다.

남영호
현대무용가. 1991년 프랑스에 간 이래 남쪽의 몽펠리에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춤 활동을 해왔다. 2015년부터는 한국문화를 프랑스에 소개하는 축제인 '꼬레디시'를 매년 가을 주최하는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2022. 11.
사진제공_남영호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