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Abroad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 & 요코하마 댄스컬렉션
현지 취재
장광열_본회 공동대표 / 춤비평

일본의 컨템포러리 댄스 흐름을 조망해 볼 수 있는 두 개의 국제 행사가 2월에 후쿠오카와 도쿄에서 잇따라 열렸다. 마켓과 경연의 성격을 띤 이 두 개의 축제는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교류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후쿠오카 시에는 공연을 펼치는 전문 컨템포러리 무용 단체가 하나도 없습니다”. 큐슈 지방을 대표하는 대도시에 전문 무용단이 없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중소 도시는 물론이고 웬만한 대도시마다 서너개의 전문 단체를 갖고 있는 한국의 춤계와 비교해보면 너무도 다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Fukuoka Dance Fringe Festival)을 지켜보면서 이 작은 춤 축제가 이 같은 열악한 도시의 춤 환경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
 “올해로 15회 째를 맞았습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는 소박한 축제입니다. 경연의 성격을 띠진 않지만, 안무가들의 경쟁이 없을 수는 없지요. 지난해부터는 한국과 중국의 축제와 협력해 이곳에서 선보인 작품들이 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진출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리허설과 포럼 등을 진두지휘하는 페스티벌 코디 네이터 Swain S. Yoshiko는 이 행사의 성격을 분명하게 정리해 주었다.
 2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 페스티벌에 선보인 작품은 모두 22개. 솔로에서부터 2인무, 많게는 10명의 댄서들이 출연하는 군무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후쿠오카에서 활동하는 젊은 안무가들 외에도 인근의 히로시마, 야마구치, 수도인 도쿄, 나고야, 멀리는 사포르에서 활동하는 무용인들까지 참여했다. 국내에서 열린 안무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우리나라의 두 개 작품은 초청공연 형태로 무대에 올랐다.
 NPO법인이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후쿠오카 시민들에게 컨템포러리 댄스의 다양성을 선보이는 일종의 쇼케이스 성격이 강했다. 교육적인 기능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의 구성도 그런 노력의 일환처럼 보였다. “컨템포러리 댄스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일본 무용비평가(Takao Norikoshi)의 특강과 “한국의 컨템퍼러리 댄스와 무용축제”(발표:최병주, 토론: 장광열)를 내용으로 한 미니 포럼이 공연 전 극장에서 함께 치러졌다.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축제는 한국의 서울댄스콜렉션, 서울국제안무가페스티벌, 부산국제무용제, 서울 댄스 플랫폼, 중국의 광동 댄스 페스티벌 등과 연계되어 있다. 출품된 작품들이 이들 축제에 초청되기도 하고 이들 축제의 우수 작품들이 이곳에 초청되기도 한다. 비록 이틀 일정의 작은 규모이지만 이 축제가 중요해 보이는 것은 일본 젊은 무용인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전날에 공연한 팀도 모두 남아 서로의 작품을 보고, 공연한 작품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듣고, 뒷풀이 모임을 통해 밤늦도록 친밀감을 쌓아가는 소박한 운영방식은 작은 규모의 국제 춤 축제를 책임지고 있는 나에게도 시사해주는 바가 컸다.




경연과 쇼케이스 병행, 요코하마 댄스 콜렉션

 요코하마 댄스 콜렉션은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조직적이었다. 적지 않은 한국 안무가들의 입상으로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 축제는 요코하마의 상징이 된 창고를 개조한 Red Brick Warehouse에서 열리며 요코하마 예술문화진흥재단에서 공동 주최한다.
 2012년 올해 축제는 1월 28일부터 2월 19일까지 열렸다. 메인 프로그램은 안무 경험이 거의 없는 신진 무용가들의 창작품 경연(2월 7-9일)과 안무 경험이 있는 젊은 안무가들의 경연(2월 10-12일)이며, 이를 전후로 서울댄스콜렉션과 요코하마댄스콜렉션의 공동 제작 작품, 전년도 수상 작품들의 공연과 무용사진 전시회, 라운드 테이블 등이 열린다. 경연에 참가하는 안무가들의 작품과 일본 안무가들의 작품이 함께 선보이는 쇼케이스 공연도 경연 전에 편성되어 있다. 경연대회인 만큼 심사위원단이 구성되고, 참가 작품의 실연을 보기 위해 외국의 축제와 극장의 책임자를 초청하기도 한다.

 

 

 

 

 본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 외에 수상자들에게 프랑스 국립 안무센터에서의 연수 기회를 부여하는 특전, 스페인의 마스단자 축제와 제휴해 마스단자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하나의 공식적인 상으로 시상하는 등 적극적인 국제교류를 염두에 둔 운영방식이 인상적이었다.
 1차 신청 때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140여개의 비디오 작품들이 출품되었고, 심사를 거쳐 경연 I과 경연 II에 각각 12개의 작품들이 선정되어, 실연을 통한 경연을 펼쳤다.
 메인 프로그램인 젊은 안무가들의 경연 참가작 12편의 수준은 다소의 편차가 있었다. 3분의 1 정도는 평균점을 넘는 수준이나 여타 작품들은 평균점을 밑돌았다. 한국의 세 팀 중 두 개 팀과 일본의 한 개 팀이 뛰어났다. 그러나 3편의 수상 작품은 모두 일본 안무가들의 작품이 뽑혔다.
 과거 이 경연대회에는 한국의 안무가들이 매해 입상했다. 실제로 안무가 정영두, 이선아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 축제의 입상을 계기로, 프랑스 연수를 다녀오고 마스단자 축제에 참가, 또 입상을 해 유명해지기도 했다. 매해 이 경연대회를 지켜보았다는 재일 무용가 최병주는 “이후로도 계속 한국 안무가들이 연이어 입상하자 몇 년 전부터 이에 대한 경계 분위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번 경연대회는 한국과 일본의 컨템포러리 댄스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일본의 컨템포러리 댄스는 내리막길이나 한국은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의 흐름에서 그런 것들을 감지하게 된다." 이 페스티벌을 오래 동안 지켜본 일본의 한 원로 무용가가 던진 말이다.
 후쿠오카 댄스 프린지 페스티벌과 요코하마 댄스 콜렉션에 선보인 일본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은 전체적으로 평균점 이하였다. 소재의 선택에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 움직임의 조합, 의상이나 소품의 사용, 댄서들의 기량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초청된 국내 작품들과 여러 면에서 질적인 차이가 확연하게 보여졌다.
 일본의 젊은 무용인들에게 컨템포러리 댄스가 교류할 수 이 같은 장은 자신들의 작품을 전문가들에게 선보일 수 있고, 비슷한 연령층 무용인들의 작품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일본 춤계는 이를 통해 해외의 춤 극장과 축제 감독들에게 일본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창구를 마련하고, 춤 국제교류의 교두보로 삼고 있었다.

2012. 03.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