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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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히지카타 다쓰미-방언〉
2016.5.1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시즌프로그램인 ‘아워마스터’는 세계 현대 공연예술계의 거장들의 작품을 재조명하여, 큐레이터가 각자의 새로운 관점을 관객과 공유한다. 그 일환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부토의 창시자이자 대표적 일본 거장 예술가인 ‘히지카타 다쓰미’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5월 6-8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펼쳐질 〈히지카타 다쓰미-방언〉은 1960년대 발생한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가 중 하나인 히지카타 타스미와 당시 일본 문화예술계의 사회상, 예술가들의 교류를 리서치하여 히지타카 다스미의 작품들을 전시와 상영, 그리고 공연을 통해 재구성하고 재해석한다. 이를 통해 당시 정치적 배경과 문화, 변화의 과정을 되짚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미래를 반추해본다.


 


 이번 프로젝트는 요코 다다노리가 디자인한 히지카타 다쓰미의 〈장밋빛 댄스〉(1965) 포스터를 메인 이미지로 차용한다. 이 포스터에는 무대디자이너 나카니시 나쓰유키가 모사한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Gabrielle d'Estrées and one of her sisters)의 모티프, 프랑스어 부제 ‘A LA MAISON DE M.CIVEÇAWA’(시부사와 씨 집 쪽으로), 그리고 왼쪽 상단에 시부사와 다츠히코의 초상사진이, 중앙의 장미 십자문장에 히지카타 다쓰미와 오노 카즈오의 얼굴이, 그리고 문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 마리 꾀꼬리의 얼굴에는 무대디자이너 나카니시 나쓰유키, 프로그램 디자이너 가노 미쓰오, 그리고 요코 다다노리의 사진이 콜라주 되어 있다. 파도, 후지산, 벚꽃, 1964년에 개통한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 등 다양한 모티프가 배치된 가운데 화면 하단에는 앤디 워홀의 패러디라는 연어 통조림이 놓여 있다. 퍼포먼스에도 많은 미술작가들이 작품을 제공하거나 출연했다. 히지카타 다쓰미, 오노 가즈오, 시부사와 다쓰히코, 그리고 요코 다다노리.... 그밖에도 같은 시대에 같은 공기를 공유했던 작가들의 이름과 무명의 군중들이 이 이름 뒤에 이어질 것이다.
 이 전위적 협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 상황, 정치활동, 그리고 예술이 이어져 있던 1960년대 일본의 상황을 드러낸다. 예술이 정치의 표상대리가 아니라 예술과 정치가 동일한 가치로 존재하고, 활동가와 예술가가 이따금 폭력적인 격투를 벌이되 서로의 개념으로 맞붙으며 사회운동 안에서 협업했던 것이다. 그리고 ‘1968’, ‘세계동시혁명’이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당시의 세계 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협업이 일본만의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해 히지카타는 “히지카타에 의해 히지카타를 분명히 해야 할 해가 왔다”고 마음 먹고 스스로에 대한 집대성에 가까운 솔로퍼포먼스를 발표했다. 포스터디자인에 요코 다다노리, 무대디자인에 나카니시 나쓰유키가 다시 참여했고, 무대 위에 펼쳐진 것은 그때까지 히지카타가 갈고 닦은 모든 댄스 테크닉이었다. 발레, 스페인 댄스, 왈츠, 클래식, 재즈댄스. 그리고 훗날 〈육체의 반란〉으로 알려지게 되는 이 작품에는 당시의 전위, 정치, 문화를 등가로 연결하는 협업에 응답하듯 〈히지카타 다쓰미와 일본인〉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아직 ‘부토’라는 장르가 확립되기 전의 일이다.
 1960년 일본에서는 약 30만명의 시위대가 국회의사당을 둘러싸고 ‘일미안전보장조약 반대’라는 구호를 외쳤다. 2015년 일본에서 국회의사당을 둘러싼 시위대가 내건 구호 역시 일미안보가 배경에 존재하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비판이었다. 당시 일본의 수상이었던 기시 노부스케는 현 수상 아베 신조의 할아버지이며, 지금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것과 마찬가지로 1960년에는 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전후가 아니다”라는 말을 신호로 불탄 흔적으로부터의 복구와 경제발전에 매진하던 일본에서 그로부터 50년 뒤, 원자력발전소 사고로부터의 ‘복구’가 외쳐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우리는 과연 미래에 대한 착취를 멈추고 미래를 식민지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탈식민주의 예술을 발명해낼 수 있을까. 그때, 일본은 드디어 복구를 끝내게 될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1998년 설립된 게이오기주쿠대학 ‘히지카타 다쓰미 아카이브’의 협력으로 귀중한 자료들과 함께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영상을 상영하고, 퍼포먼스를 공연한다. 프로젝트의 타이틀인 ‘방언’은 ‘습득할 수 없는 초자연적 언어’를 의미한다. 예술도 행위도 사회 현상에 대한 반응이며, 이들은 이따금 세계에 이의를 제기한다. 우리가 외치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공명하여 ‘노래’가 피어오르도록 하기 위해, 나는 인위적인 의지를 행사하여 5월의 광주에 목소리와 침묵을 배치하고자 한다. 그 인위적인 의지 역시 또 하나의 목소리가 되고 ‘노래’의 울림에 주입되는 공기의 진동이 될 것이다. 외침과 합창과 고함과 연설과 오열과 교성과 환성과.... 그리고 소리 없는 목소리, 침묵과 경련과. ‘노래’는 그 자리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서 반응을 일으키고, 공기뿐만 아니라 몸이 떨리도록 만들고 목소리를 내도록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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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시즌프로그램 〈히지카타 다쓰미-방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 극장 오픈홀
2016년 5월 6일(금) 17:00~20:00, 7일(토) 13:00~20:10, 8일(일) 13:00~20:10

공연
ㆍ우메나 테츠야 (Umeda Tetsuya) “인턴쉽Internship” / 극장1, 60min : 실내약단과 극장 시설을 이용한 공연
ㆍ네지 피진 (Neji Pijin) / 극장1, 20min : 솔로 퍼포먼스
ㆍ야스노 타로 (Yasuno Taro) / 로비, 20min : 좀비 음악과 라이브 퍼포먼스
ㆍ테츠카 나츠코 (Tezuka Natsuko) “150년간의 경험 Some experiments in a decade and a half” / 로비, 90min : 솔로 댄스와 렉처 퍼포먼스 

극장 상영 
ㆍ호소에 에이코 (Hosoe Eiko) “배꼽과 폭탄 Navel and A Bomb”, 15min
ㆍ나카무라 히로시 (Nakamura Hiroshi) “히지카타 다쓰미와 일본 사람들 Hijikata Tatsumi and Japanese people”, 14min
ㆍ우치다 케이야 (Ouchida Keiya) “호소탄 Ho-So-Tan”, 90min

전시
ㆍ히지카타 다쓰미 아카이브 :  영상 /사진 /포스터 /히지카타의 죽은 발 / 딜도와 놋쇠로 만든 표찰 〈히지카타 다쓰미와 일본사람들〉 / 히지카타의 목소리
ㆍ아키야마 리오 (Akiyama Rio) : 영상 상영 / 카스미가세키 연설에 대한 반발 소음
ㆍ시마자키 로디 (Shimazaki Rody) : 사진 전시 / 일본의 현재 데모 행렬
ㆍ제자들의 인터뷰 영상 
: 아카지 마로 (Akaji Maro) / 유키오 와구리 (Yukio Waguri) / 나츠 나카지마 (Natsu Nakajima) / 요시토 오호노 (Yoshito Ohono) / 아키라 카사이 (Akira Kasai) / 미츠타카 이시이 (Mitsutaka Ishii) /이페이 야마다 (Ippei Yamada) / 히루코 히노 (Hiruko Hino)/ 사가 코바야시 (Saga Kobayashi) 
ㆍ히지카타 다쓰미 영상 : 마지막 TV 출연

2016.5.1
*춤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