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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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공일차원〉
2016.5.1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예술감독의 대표작 〈공일차원(Zero One Dimension)〉이 오는 5월 13-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5년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초연 이후, 시간을 두고 더욱 강렬한 효과를 장착한 개작을 마치고 국립현대무용단 2016년 시즌의 두 번째 무대로 선보인다.
 〈공일차원〉은 주어진 매뉴얼대로 판에 박힌 일상을 살아가는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가상세계를 통해 영웅을 찾는 내용이다. 현실적 모순에 대면하여 예술을 통한 가상적 분출구를 마련하고자 한 안애순의 안무, 영화감독 박찬경의 시각연출, 장영규의 음악 등 각 분야 최고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마련된다.


 


 ‘공일차원’이란 제목은 공간적으로 0과 1의 조합이다. ‘0과 1’은 디지털 세계를 이루고 있는 이진법적 부호이자, 해당 언어이지만 ‘없다’와 ‘있다’를 가리키는 가장 단순하고도 기본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0과 1의 언어로 이루어진 컴퓨터 세계를 재현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존에 매달린 인간이 소외된 사회적 수준과 발달된 기술 사이에 메워지지 않는 괴리를 상징하는 제목이다.
 작품은 극도의 경쟁과 피로에 시달리는 현실을 첨단의 컴퓨터 가상세계로 불러낸다. 현실과 자리를 뒤바꾼 가상에서 컴퓨터 게임과 잔혹동화를 통해 개인의 욕망과 억압이 분출하는 심리적 풍경이 드러난다. 가상(현실)에서 전쟁과 폭력, 성적 욕망과 병적인 노동윤리가 증폭하여 임계점에 다다를 때 우리는 영웅을 호출한다.
 위기의 순간에 현실상황으로부터 빠져나가, 영웅을 통해 대중의 세태를 조명하는 이 작품은 이 시대에 진정한 영웅의 의미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지 묻는다. 0과 1, ‘있다’와 ‘없다’, 현실과 가상, 위기와 구원이 서로를 지탱하는 무대 위 가상공간에 스며든 범속한 우리의 모습에서 영웅의 이면이 비춰진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기계처럼 내몰리는 우리의 모습을 다른 위치에서 조명한다. 벼랑 끝으로 치닫는, 혹은 모서리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우리의 형상을 아직 추락하지 않고 악착같이 서있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는 것이다. 안무가는 이 세계의 구성원들이 영웅을 호출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상의 힘이야말로, 이들로 하여금 지금의 삶을 버텨내게 하는 원천이자 절망 너머 환희의 힘을 생성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는 자유로운 관점과 시점 이동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을 교란시키고, 현재의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에 해당한다. 안애순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억압된 동시대에 던지는 환상과 가상의 분출구로써 고단한 현실을 어루만지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말에서도 그 의미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일차원〉은 미술작가이자 영화 〈만신〉의 감독 박찬경이 작품 전반의 시각연출을 맡고, 이번 공연의 포스터 컨셉 설정 및 촬영을 진행하였다. 영화, 무용, 국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는 장영규가 음악을 맡았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멀티미디어 퍼포먼스그룹 덤 타입(Dumb Type)의 창립멤버이자 조명디자이너인 후지모토 다카유키(Fujimoto Takayuki)가 조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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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공일차원(Zero One Dimention)〉
2016년 5월 13일(금)~ 5월 15일(일) 평일 20시, 주말 15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안무 안애순(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시각연출 박찬경
조명 후지모토 타카유키
무대 백경인
음악감독 장영규
의상 임선열
드라마트루기 김재리
출연 한상률, 김동현, 윤보애, 조형준, 김호연, 허효선, 강요섭, 이윤희, 김건중, 손주연, 정윤정, 이흥원, 김민진, 김지민

티켓 R석 3만원 S석 2만원
예매 예술의전당SAC티켓, 인터파크, 예스24, 옥션티켓
문의 국립현대무용단 02-3472-1420 www.kncdc.kr  

 

2016.5.1
*춤웹진